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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예수님 제자 류상태가[br]눈물로 쓴 한국교회 고백록

기자명 이병두

‘한국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 / 류상태 지음 / 삼인

▲ '한국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
지난 2004년 제자 강의석의 교내 예배 거부와 그에 이은 징계[除籍]를 막기 위해 애쓰다가 결국 15년 간 재직하며 정들었던 학교를 떠난 전 대광고 교목실장 류상태. 몇 차례 만난 그에게서는 ‘투쟁하는 운동가’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감히 건드리기 어려운
성역인 한국 기독교의
지독한 배타성에 일갈
다름 인정이 교회 개혁

누가 보아도 ‘착한 예수님 제자’인 그가 ‘한국교회가 예수를 배반했다’면서, 누구도 건드리기 어려운 성역(聖域)인 한국 기독교, 나아가 한국 종교계에 ‘바위에 달걀 던지기’보다 더 무모해 보이는 일을 하였으니, 그야말로 피눈물을 흘리며 쓴 자기 고백록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십일조를 내고자 하는 마음이 들지 않는 한, 내지 않아도 된다. 하느님이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 교회의 운영을 위해, 즉 사람을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이며, 하느님을 팔아, 말씀을 팔아 헌금을 거두는 것은 반드시 삼가야 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천국이 아니다. 구원도 아니다. 정말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사람을 수단화하고, 사람 사이에 갈등을 심고, 인생의 가치를 상대화시키는 종교라면 나는 거부하고 싶다.”

주류 기독교계에서 류상태를 싫어하는, 아니 미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그의 이런 말에 담겨 있다. 하지만 그의 비판이 꼭 일부 개신교에만 해당되지 않을 것이다. 교조의 가르침에서 벗어나 갈등을 일으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른 종교인들도 그리 다를 바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수님 가르침을 따르는 제자들의 모임인 한국 교회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류상태가 보기에는 “성서의 언어는 객관적 진술이 아니라 고백의 언어”인데, 한국 교회는 이 “고백의 언어를 객관적 진술”로 읽기 때문에 ‘지독한 배타성’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학교를 떠나고 목사직을 반납한 뒤 교회 밖으로 나온 그는 ‘목사나 평신도는 계급이 아님’을 뼈저리게 느낀다.

그가 보기에 “목사의 특권이라면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 가르칠 수 있는 사명을 받은 것이고, 하느님의 귀한 자녀들을 섬기도록 위탁받은 것이다. 목사가 평신도 위에 군림할 권리는 전혀 없는 것이다.”(신부와 승려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교회 안과 밖의 시각으로 균형을 갖춘 그가 생각하는 교회 개혁은 어떤 것일까. 자기와 다른 것을 인정하고, 성서를 남을 판단하는 도구로 사용하지 않으며, 자기만의 하느님이라고 우기지 않고, 형식주의에서 벗어나고, 목사를 우상 숭배하지 않으며, 아무것에나 이단을 붙이지 않고, 자신을 ‘높은 자’ 남을 ‘낮은 자’로 만들지 않으며, ‘교회 개혁은 상식’임을 당연하게 여기면 된다.

얼핏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이 상식을 지키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고, 그래서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현실이 아무리 암울해보여도, 류상태처럼 ‘단단한 바위에 달걀을 던지며’ 한국 교회(나아가 종교계)에 맑은 샘물과 향기로운 기운을 불어넣으려 애쓰는 이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으니까 아예 희망의 줄을 끊을 필요는 없다.

이병두 문화체육관광부 종무관

[1277호 / 2015년 1월 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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