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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종교자화상 비춰보고 해법 제시한 거울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장 법안 스님
‘길은 달라도 같은 산을 오른다’ / 길희성 지음 / 휴

▲ 법안 스님에게 책은 본질에 가까이 가는 영혼의 창이다.

우리사회에는 손으로 꼽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고 있다. 불교를 비롯해 개신교, 천주교, 유교, 천도교, 원불교, 대종교, 증산교에 기타종교까지 어우러져 있다. 세계적으로 종교간 갈등 노출이 비일비재하고, 심지어 전쟁도 불사하는 현실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경우다. 종교학자들이 우리사회의 다종교 문화에 관심 갖는 이유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의 종교는 안녕할까? 아니다. 지나친 종교 이기주의가 오히려 종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고, 수행자나 성직자의 직업화 또한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데 한 몫 하고 있다. 때문에 자기 종교의 우월성을 강조하다 못해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프레임에서 어긋난 일탈적 행보를 보이는 종교인들이 노출될 때마다 ‘종교백화점’이라는 비아냥거림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종교에 대한 불신은 “종교다원주의는 말잔치에 불과할 뿐”이라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종교간 공존과 상생, 그리고 사회를 맑고 밝게 하는 종교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화합과 소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종교다원주의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현존하는 종교들이 쇼핑하듯 둘러보는 ‘종교백화점’ 속 상품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형성하고 건전한 신앙생활을 이끌어 대중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 평생 종교학자의 길을 걸어온 길희성 서강대 명예교수의 말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그는 ‘인간을 가장 자유롭게 해야 할 종교가 가장 무거운 짐이 되어버렸다’는 말로 오늘날 우리사회의 종교상을 진단하고, 이상적인 종교상을 갖추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사유한 결과물을 ‘길은 달라도 같은 산을 오른다’에 담았다.

▲ ‘길은 달라도 같은 산을 오른다’ / 길희성 지음 / 휴
순수 영성 회복이 종교다원주의 첫 걸음
책 전반에서 노(老) 종교비교학자는 학문적 탐구의 삶에서 길어 올린 깊은 사유와 혜안으로 종교의 가치와 역할, 그리고 종교를 넘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현실사회에서 종교가 갖는 한계를 인정하고, 제도화된 종교 이후 세상을 이끌 대안이 필요하며, 그것은 인간 본연의 순수한 영성을 회복하고 심화할 때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서로의 종교와 문화를 이해하고 먼저 따뜻한 손을 내밀어야 개인의 행복을 넘어 전 세계가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스스로는 기독교인이면서도 ‘유일’을 버리고 ‘종교다원주의’에 천착해온 저자가 인류의 소중한 미래를 위해 제안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과 행복의 길은 결코 특별하지 않다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모든 종교가 종교의 본질적 역할과 존재 이유를 제대로 성찰하면 될 일이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소장 법안 스님(금선사 주지)은 종교의 본질을 참구한 저자의 시각에 눈길을 멈췄다. 그리고 적나라하게 종교 현실을 비판하고, 종교의 본질을 곱씹으며 종교다원주의로 나아가는 안목에 주목했다. 저자의 글이 우리사회 종교의 자화상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박제화 된 명사로서의 종교 틀을 벗어나 ‘∼다워야 한다’는 형용사적 종교를 말하는 대목까지 모두가 마음에 와 닿았다. “스님들을 비롯해 모든 종교인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자신 있게 추천하는 이유다.

기복 벗어난 종교 본질은 무엇인가
법안 스님의 시선이 먼저 멈춘 지점은 종교의 본질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한국 종교계는 이제 일차원적이고 단선적인 기적신앙과 기복신앙을 과감히 청산할 때가 되었다’고 비판한 곳이다. 특히 서구에서 불교 인구가 늘어나는 현상을 설명한 대목에서는 한국불교의 현실을 돌아보게 했다.
‘미국을 비롯해서 서구 나라들에는 수백만을 헤아리는 이른바 백인 불자들이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동양의 불자들이 그들에게서 배울 점이 하나 있다면 불교에 대한 그들의 관심이 기복신앙과 전혀 무관하다는 사실이다. 백인 불자들은 우리나라 불자들보다 불교 교리나 사상에 대해서도 훨씬 더 잘 알고 있는 편이다. 좋은 책들을 많이 읽기 때문이다. 명상에도 훨씬 더 열심이다. 그들은 기복신앙 없이 순전히 마음공부를 불교라고 생각해서 불교를 좋아하고 선택한 것이다.’
한 평생 법당 안 불상 앞에서 복을 구하는 데만 머무르는 불교인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뼈아픈 지적이자 감사한 조언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전부는 아닐지라도 많은 이들이 기복에 머물고 있는 한국불교의 자화상이 좋은 책을 많이 읽고 명상에도 열심인 서구 불자들과 대비되는 상황은 한국 선불교의 정수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호언장담한 불교계 내부의 모순을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스님은 “저자가 ‘종교의 존재 이유 자체가 좋은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면, 우리는 종교 지도자들과 신앙인들에게 적어도 평균 이상의 도덕적․영적수준을 기대할 권리가 있다. 더군다나 종교에 투입되는 엄청난 시간과 물적 자원을 고려할 때, 지금의 한국 종교계는 아무래도 후한 점수를 얻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일갈한 부분에서 우리 불교계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출․재가 모두의 자성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스님이 “잃어버린 종교의 순수성을 되살려야만 본질에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이는 이유다.

종교는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
법안 스님이 기복신앙의 문제를 지적하고 종교의 본질을 물은 저자의 일갈에 공감한데 이어, 가장 주목한 부분 중 하나가 종교의 ‘형용사화’다. “길희성 교수가 ‘명사화 된 종교가 제도화되고 물상화 된 종교, 명확한 배타적 경계선과 울타리를 지닌 조직체로서의 종교를 가리킨다면, 형용사 종교는 신자들 내면에 살아 있는 정신으로서의 종교, 마음의 성품과 삶의 태도로서의 종교’라고 설명한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지금은 종교를 믿기 위해 종교를 택하는 상황”이라고 한국의 종교들이 형식적인 종교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직시했다. 따라서 형식적으로 규격화되고 박제화 된 종교를 추구할 일이 아니라, 종교에서 가르치는 바를 따라가는 삶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가 되면 종교적인 삶이 가능하게 된다. 우리의 삶이 부처님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부처님이 멀리 떨어져 대상화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인공이 되어 부처님처럼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명사를 벗어나 형용사적 종교가 되어야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제도로서의 종교가 아니라, 정신으로서의 종교가 필요한 시대라는 설명이다. 저자가 ‘크리스천이라는 말은 본래 그리스도를 닮은, 혹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라는 형용사적 의미를 지닌 말이었다’고 설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기 밖의 세상에 평화를 만들어라
종교의 본질을 정확하게 인식해 잃어버린 순수성을 회복하고, 불교나 기독교라는 명사적 틀에 갇히지 않아 부처님답게 살아가는 삶이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한 스님은 그 이후 종교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강조한 저자의 주장에서 눈길을 다시 멈췄다. 사회참여다. 그동안 우리사회 곳곳에서 발생한 문제들의 해결방안에 관심을 가져온 스님은 저자가 ‘평화는 나부터 시작해야하고 공부도 먼저 나 자신을 위해 해야 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겠지만, 내가 도덕적으로 산다고 해서 사회가 저절로 도덕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 대목에 공감했다.
그리고 ‘사회정의를 위한 실천이 더해지지 않는 한, 나의 행복과 평화는 나만의 것으로 남고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에 이르러 종교의 나아갈 바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수행자가 열심히 정진한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떠올린 스님은 ‘평화롭기와 평화 만들기가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평화롭기 자체가 사랑과 별개일 수 없기 때문’이라는 대목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평화롭기는 자기수행이고, 평화 만들기는 자기 밖의 대상들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한 스님은 평화 만들기가 바로 사회적 실천이고 대승불교의 보살행이라고 강조했다.
법안 스님은 여기서 “종교의 모습이 현실적인 부분을 도외시해도 안 되고, 종교 속에 갇혀 있기만 해서도 안 된다”고 전제하고, “불교를 비롯한 종교계가 자기수행을 바탕으로 이 사회에서 자비와 사랑을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대”라며 ‘평화 만들기’를 화두로 삼아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모든 종교는 지금 같은 산을 오른다
우리사회에서 종교다원주의를 인정하는 기독교인들은 그리 흔치 않다. 대신 종교다원주의가 각 종교의 특수성과 차이를 해소해버림으로써 역설적이게도 다원주의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주장을 앞세워 다원주의의 문제를 지적한다. 하지만 속내는 자기 종교의 우월성을 강조하는데 장애가 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저자는 ‘비록 산을 오르는 길이 다르고 산행 중에 가끔은 다른 위치에서 산정의 모습을 힐끗 보기도 하지만, 결국은 같은 정상에서 만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책 상당 부분에서 종교 간 대화를 통한 소통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스님은 “저자의 설명 중 ‘길은 달라도 우리는 모두 같은 산을 오르고 있다. 제대로 된 길이라도 여러 개가 있으며 도중에 보이는 산정의 부분적 모습도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같은 산, 같은 산정을 향해 오르고 있다는 믿음과 희망으로 지상의 삶이 다할 때까지 구도의 길을 멈추지 않고 걸어가야 한다’는 주장은 모든 종교인들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라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에서 같음을 찾아 협력해야 모든 종교가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스님은 종교 모두를 부정하는 세속주의나 한 종교의 언어를 절대화하는 근본주의가 아닌, 제3의 길을 걸으면서 종교 간 벽을 넘고 성과 속의 경계를 넘나드는 초종교적 영성을 추구하는데 목적을 둔 이 책을 불자는 물론, 종교를 떠나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있다. 동서양 철학과 신학을 넘나드는 폭넓은 시야와 통찰력으로 종교의 본질적 역할을 물으며 열린 종교 이야기를 펼친 노 학자의 주장에서 불교가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본질에 가까이 가게 하는 영혼의 창
법안 스님은 언젠가 자신의 독서량이 크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매주 두 권의 독서를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읽어야 할 책 목록도 만들었다. “목표를 다 이루지도 못하고 목록을 만들어놓은 대로 책 읽기가 진행되지도 않지만, 기준은 있어야 할 것 같아 그렇게 정했다”는 스님은 매일 새벽 예불 후 방에 들어와 한 시간 넘게 책을 본다. 그리고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 역시 한 시간 넘게 책을 보면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있다.
그렇게 현재의 삶과는 다른 세상을 볼 수 있게 하는 책은 스님에게 있어서 본질에 가까이 가게 하는 영혼의 창이 된다. 혼을 담아 책을 만든 작가와 만나는 시간이기에 그렇고, 그 속에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기에 그렇다. 때문에 책을 펼친 그곳은 바로 자유롭고 평화로운 휴식처가 된다.
이른 새벽, 경건하게 예불을 올리고 달을 보면서 내려오는 그 산길이 그저 좋다. 그리고 화엄행자들과 함께 하는 수행청규를 낭독하며 수행자로서의 하루 삶을 다짐한다. 저자들의 맑은 영혼을 만날 수 있는 자체로 행복을 느끼는 스님은 좋은 책을 곁에 두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건넨다. 행복을 나누고 키우는 순간이다.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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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스님이 추천하는 책

 
‘평화롭게 살다 평화롭게 떠나는 기쁨’
달라이라마 지음/ 주민황 옮김/ 넥서스

달라이라마 특유의 상세하고 친절한 어법으로 티베트 불교의 핵심을 전하는 책입니다. 달라이라마는 이 책을 통해서 삶의 방향을 잃은 채 맹목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죽음과 삶의 본질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달라이라마 자신이 평생에 걸쳐서 경험해온 일들을 적절하게 곁들여, 복잡하기 쉬운 전통적인 불교 용어를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평이한 언어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불교학자들과 인도 다람살라에서 직접 달라이라마를 보좌하고 있는 제자들이 달라이라마의 강연 중에서 정수라고 할만한 것들을 모아 편집한 책입니다. 그래서 티베트 불교의 핵심 가르침을 담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평화미소’
틱낫한 지음/ 류시화 옮김/ 김영사

틱낫한은 달라이라마와 더불어 두 송이 아름다운 꽃으로 일컬어지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영적 스승입니다. 평화롭고 의미 있는 삶을 이끌어가는 그는 시인이고, 선승이며, 평화 운동가인데요. 이 책은 20여 권의 대표 저작과 강연, 그리고 편지 등에서 그의 조화로운 삶과 핵심 사상들을 뽑아 한 권의 책으로 옮겼습니다. 틱낫한은 결코 우리가 그의 글을 통해 어떤 시각으로 변화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는 그저 그의 곁에서 걸으며 매 순간 우리 자신을 발견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한순간에 깊이 머물 수 있다면 우리는 영원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지금 이 순간의 경이로움과 우리 자신의 숨 쉬는 일의 기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
카렌 암스트롱 지음/ 정영목 옮김/ 푸른숲

영국의 저명한 종교학자인 저자 카렌 암스트롱이 가장 오래된 불교 경전인 팔리어 경전을 토대로 부처님의 삶을 재구성하고, 신화와 전설 속에 갇힌 부처님의 삶과 가르침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고타마가 영적 성장을 위해 집을 떠나는 순간부터 궁극적인 열반에 들기까지의 삶을 추적하고 있는데요. 팔리어 경전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불교 용어들을 산스크리트어가 아닌 팔리어로 표현하고 있으며, 무량심을 가없는 마음이라고 풀어 쓴 것처럼 불교 용어를 가능한 일상어로 바꿔 표현하고 있습니다. 신이 아니라 인간이고자 했던 역사상 가장 성스러운 인물의 매혹적인 초상을 볼 수 있고, 부처님 가르침이 오랫동안 빛을 발할 수 있는 이유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백마를 탄 사람’
테오도서 슈토름 지음/ 조영수 옮김/ 부북스

‘나’로 지칭하는 화자의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그 이야기 속에서 또다시 다른 이야기가 진행되는 세 겹의 액자구조 소설입니다. 사실주의적인 묘사와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 노벨레(단편소설 양식)인데요. 들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이지만 일어날 법한 사건을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비교적 짧은 산문을 가리키는 노벨레의 특징을 살려 저자가 그 시대에 존재했던 연대기, 전설, 역사적인 인물들을 작품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인 하우케가 제방이 무너져 파도에 휩쓸린 가족을 따라 파도 속으로 뛰어 든 이후,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이면 백마를 탄 형상이 새 제방 위를 지나간다고 전해지는 이야기 등 드라마틱한 장면이 이어지는 책입니다.

 
‘사랑하지 말자’
김용옥 지음/ 통나무

철학자 도올 김용옥이 한국인들의 진정한 철학적 과제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하여 우주ㆍ천지, 그리고 종교ㆍ역사의 제 문제로부터 근원적으로 파헤쳐 총체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한 책입니다. 도올은 이 책에서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자신의 언어로 풀어냈는데요. 청춘, 역사, 조국, 우주, 천지, 종교, 사랑, 음식 등에 대한 내용을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망라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에는 모든 인간 상황이 제기되어 있으며 모든 상황에 대해 철저히 우리의 통념을 뒤엎고 있습니다. 저자 스스로가 “한국어로 한국인에 의하여 한국인을 위하여 쓰여진 가장 래디칼한 책, 니체의 래디칼리즘을 몇 만 배 뛰어 넘는다”고 한 책이기도 합니다.

 
‘몸과 인문학’
고미숙 지음/ 북드라망

고전평론가 고미숙 씨가 ‘동의보감’의 시선으로 우리사회를 새롭게 분석한 책입니다. ‘동의보감’의 시선에서 우리사회의 문화, 정치, 경제 등에 대해 진단한 인문비평에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울증이 유행병처럼 번진 현대인의 삶을 관찰하며 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몸이야말로 삶의 구체적 현장이자 유일한 리얼리티라고 여기면서, 우리사회의 제반 문제들을 몸과 결부시켜 바로보고 있는데요. 죽음과 질병이야말로 생의 선물이며, 동안 열풍은 성숙하기를 거부하게 만드는 자본주의의 산물이고, 건강은 삶에 대한 지혜와 떨어질 수 없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정치와 양생이 마주치고, 여성성과 지혜가 결합하는 등 이분법적 틀에 갇힌 사회비평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의 비평을 만날 수 있습니다.
 

[1278호 / 2015년 1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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