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1위 부탄
행복지수 1위 부탄
  • 김형규 기자
  • 승인 2015.02.0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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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대다수가 행복하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 언론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37.7%만이 행복하다고 밝혔다. 나이가 많을수록 소득이 떨어질수록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무엇보다 자녀들이 자신들보다 행복한 사회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3%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과거의 부모들은 힘들고 고생스러워도 자식들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살았다. 그러나 오늘의 부모들은 희망 없는 세상에 자식들을 내려놓아야 하는 불행한 미래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세계 일류 기업들이 우람한 21세기 한국의 아이러니한 자화상이다.

경제지표 대신 행복지표 도입
부탄 “국민불행은 실패한 정부”

하루 40명 자살, 세계 1위 한국
부탄 정부의 행복론 새겨들어야


우리가 불행하다는 자각은 새삼스럽지 않다. 굳이 통계를 보지 않더라도 둘러보면 행복한 사람이 드물다. 세월호 참사와 의정부 화재 사건과 같은 후진적인 재해가 빈발하고 경제적 부는 특정계층에 몰려 부의 대물림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안전망은 구멍이 숭숭 뚫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서민들의 자살이 일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오로지 성장만을 외치고 권력다툼과 역사퇴행으로 국민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이런 불행한 시대에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부탄의 지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전국불자교사연합회가 부탄교육부, 부탄문화원과 교사교환 프로그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초·중·고·대학생, 성인 등 각 계층별로 개발된 부탄의 행복교육 프로그램을 배우겠다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법당을 벗어나 어떻게 일상의 가르침으로 승화돼 국민을 행복으로 이끄는지 그 비결이 궁금하기만 하다.

부탄은 히말라야 동쪽 끝에 있는 작은 나라로 1인당 국민소득이 2000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민의 97%가 자신들은 행복하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유럽 신경제재단(NEF)에서 국가별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143개국 가운데 1위였다. 한국은 68위였다. 부탄은 국민의 행복을 최대의 가치로 여긴다. 세계가 국민총생산(GDP)을 성장의 표본으로 삼을 때 부탄은 국민총행복지수(Gross Nationai Happiness)라는 독특한 지표를 만들었다. 모든 정책은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를 묻고 결정한다. 국민총행복위원회라는 기구를 통해 국가의 법령 하나까지도 국민의 행복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를 기준으로 검토한다.

부탄의 행복은 뛰어난 지도자의 현명한 선택으로부터 시작됐다. 부탄의 국왕은 스스로 권력을 버리고 입헌군주제라는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했다. 혁명 없이 왕 스스로 국민에게 권한을 넘겨준 유일한 나라다. 부탄 정부는 평등하고 지속가능한 경제발전, 환경보호, 문화진흥, 좋은 통치 등 4가지를 행복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 결과 부탄에는 거지가 없고 빈부의 격차 또한 거의 없다. 노숙인, 고아, 외톨이도 없다. 꾸준한 경제발전을 지향하지만 환경을 보호하고 전통문화를 고수하기에 산업화 이후에도 산림은 계속 늘고 있고 부탄 전역에서는 전통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부탄은 국민들의 여가 시간을 체크하고 공동체의 안전과 나눔, 자원봉사도 행복의 절대 조건으로 제시한다. 명상이나 수행도 행복의 중요한 요소들이다.

경제적 부를 행복의 척도로 보고 끊임없이 물욕의 극대화를 향해 질주하는 우리에게 부탄의 행복론은 진정한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일깨운다. 부탄의 행복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정책으로 승화시켰기에 가능했다. 욕심을 비우고 자연과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 그래서 부탄은 가난하지만 세계 기부 순위 11위의 나라이기도 하다.

▲ 김형규 부장
“만약 정부가 그들 국민의 행복을 창출해낼 수 없다면 그 정부는 존재의 가치가 없다.” 부탄 정부는 국민총행복지수를 낯설어 하는 세상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부탄과 우리의 조건이 같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하루 평균 40명이 자살하는, 생존마저 위협받는 이 땅의 정부가 한번은 뼈저리게 새겨들었으면 한다.

김형규 kimh@beopbo.com



[1281호 / 2015년 2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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