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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예수재 무형문화재 추진 의미있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5.02.10 09:23
  • 수정 2015.02.13 13:59
  • 댓글 0

조계사가 생전예수재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겠다고 나섰다. 이미 한국정토학회와 공동으로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생전예수재’주제 학술대회까지 개최하겠다고 나선 것을 보면 단순히 신년 계획의 하나로 발표한 것만은 아닌 듯싶다. 생전예수재의 역사적, 문헌적 고찰을 통해 불교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여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조계사 주지 원명 스님은 ‘생전예수재는 신앙에 치중하는 다른 종교와는 달리 신행을 강조하는 불교 특징이 함축돼 있는 가장 불교적인 의례’라고 평가했는데 일리 있다. ‘생전예수재’에는 ‘예수시왕생칠재금생(豫修十王生七齋)’의 줄임말로 ‘자신의 죄업을 참회하고 육바라밀을 실천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임종 후 겪게 될 과정을 미리 알아두고, 탐진치 삼독서 벗어나는 가르침을 배우는 과정이라 보면 무리 없다. 죽은 사람을 위한 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자신을 위한 재다. 따라서 이 의식이 진행되는 49일 동안 계를 지켜야 함은 물론 나름의 수행법을 하나 택해 실천에 옮겨야만 한다. ‘신행을 강조하는 의례’라고 한 연유가 여기에 있다.

고려시대부터 봉행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의식에 따른 공덕은 큰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관정경(灌偵經)에는 ‘봄에 뿌린 한 알의 씨앗은 가을에 가서 천만 개의 열매를 맺는다. 살아생전에 예수재를 지낸 공덕 또한 이와 같다’고 했다. 또한 ‘계를 잘 지키며 독경하고 불법을 닦는다면 그 공덕이 얼마나 많겠습니까?’라는 물음에 부처님께서는 ‘그 공덕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했다. 가장 큰 공덕은 자신의 생애를 돌아보며 죄업을 참회하고 나아가 새로운 삶의 의지를 다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의식을 통해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어 의미 있다.

예수재 속에는 주향공양(呪香供養), 소청(召請)을 비롯한 고성염불과 바라춤, 나비춤 등의 전통 불교문화의식도 고스란히 배어 있다. 영산재와 수륙재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점을 감안하면 예수재의 무형문화재 지정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다만 예수재의 역사적 고찰은 물론 예수재에 내재한 의식의 의미와 사회에 미친 영향을 어떻게 조명하고 표출해 내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그러기에 조계사 자체 예수재 자료는 물론 전국에 산재한 자료를 취합하고 연구할 수 있어야 한다.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미뤄둘 일만도 아니다. 조계사가 지금부터라도 자료를 수집해 가며 조명해 가겠다는 원력은 그래서 의미 있다.

[1282호 / 2015년 2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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