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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송용신 씨

기자명 법보신문

▲ 광덕·54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해지자 이제까지 삶에 대하여 고민해 봤다. 직장생활하면서 퇴근하면 가족, 동료, 친구들과 지내고 주말에는 취미생활 하면서 동호인들과 어울리는 게 내 생활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취미생활을 하며 건강과 재산을 관리하고 노후를 즐기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몰라서 답답한 마음이 항상 있었다. 그 마음을 어디에서 풀 수 있을까 고민하다 조계사를 찾았다.

왜 사는지 의문 생겨 귀의
불교 교리 공부한 뒤 참선
‘이뭣고’ 화두로 매일 정진
완전 인격체 소망…금연도

3개월간 불교입문과정을 거치면서 나름 열심히 불교를 공부했다. 그러나 기본교육만으로는 불교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불교라는 게 깨달음의 종교이기에 경전도 중요하지만, 참선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조계사 참선 입문과정을 신청했다. 첫 강의에서 “화두 참선을 하기 전 정견(正見)을 세우기까지 근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한 1개월 이상 걸린다”고 했다. 정견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교재는 성철 스님이 100일간 법문한 ‘백일법문’(장격각)이었다. ‘백일법문’ 1장과 2장을 반복해서 읽어 “중도연기만 완벽히 이해하면 부처님이 설한 팔만사천 법문을 다 이해하는 것”이라는 선생님 말씀에 내 눈은 빛났다.

중도연기를 알고자하는 참선 입문과정 열기는 뜨거웠다. 그러나 책을 읽고 중도가 무엇인지 알음알이로는 대충 알았지만 그 뜻을 정확히 안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중도를 체득하기 위해서는 알음알이로 먼저 이해하고 참선을 통해 체험하는 게 바른 순서라고 배웠다.

참선 입문과정은 매주 화요일 2시간씩 10회로 진행됐다. 초기 5회는 중도 강의를 듣고 이해하며 5분씩 마음 비우기 연습을 했다. 그 후 1박2일 일정으로 참선수련회를 가서 선지식을 친견하고 화두를 받은 뒤 본격적인 실참이 이뤄졌다. 수련회에서 백담사 유나 영진 스님으로부터 ‘이뭣고’를 받았다. 30년 이상 참선만 해온 영진 스님은 은은한 향기가 나는 듯 했다.

“하루 5분 이상씩 정해진 시간에 화두 참선을 하는 습관을 가지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편안해져 평상시 일들이 슬슬 잘 풀리고 얼굴에 환한 미소가 생기며 행복한 삶을 이룰 수 있다.”

참선입문반서 이 말을 듣고 하루에 5분 내지 10분 가량 참선을 지속했더니 과연 몸도 마음도 좋아졌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람들 마음은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게 아니면 졸리거나 잠잔다. 산란과 혼침의 마음을 화두를 통해 한 곳으로 모으고 지속적으로 깨어있도록 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참선시간이 부족했다. 충남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 3박4일 심화과정을 신청했다. 서울에서 공주로 가는 동안 33년 간 피워온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했다. 하루 1갑 이상을 피워오면서 약물도 복용해 봤으나 단 하루도 금연을 성공하지 못했다. 심화과정 초기엔 참선 30분을 조금 넘기면 잡념이 떠오르고 졸려 화두 챙기기가 어려웠다. 마음을 가다듬었다. 숨을 들이 쉰 후 내뱉는 숨에다 ‘이뭣고’ 화두를 얹어 하니 화두가 지속됐다.

상담했더니 “화두를 자리 잡게 하는 방편으로는 괜찮으니 계속하되, 그러면 화두와 호흡에 생각이 분산되니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화두에만 집중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이렇게 화두를 챙겨나가는 중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하루도 담배를 끊을 수 없었는데 담배 생각이 나지 않았다. 화두에 몰입하다보니 담배 생각이 저절로 사라졌다. 금연 6개월째다. 가끔 담배 피우고 싶은 마음은 일어난다. 그때마다 ‘이뭣고’ 화두를 챙기면 신기하게 그 마음이 사라진다.

앞으로 참선으로 좋은 습관 늘려 나가 자신의 인격을 좋은 방향으로 개선해 궁극적으로 완전한 인격체를 갖추는 게 소망이다.

[1282호 / 2015년 2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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