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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외압” vs “김 총장에 대한 배려”

  • 교계
  • 입력 2015.02.13 17:54
  • 수정 2015.02.13 18:46
  • 댓글 20

12월11일 코리아나호텔 회동 진실은

 

동국대 이사장 정련 스님이 제18대 총장 선출과 관련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12월11일 서울 코리아나호텔 회동은 명백한 외압이고 위협이었다는 것이다. 동국대 이사회는 2월11일 열리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날 13명의 이사 중에 9명이 불참했다. 이사회에는 정련 스님과 영담 스님, 김희옥 총장만이 참석했다. 미산 스님이 왔지만 성원미달로 회의가 간담회로 전환되자 곧바로 자리를 떴다.

2월11일, 성원미달로 이사회 무산
총장후보 보광 스님 표 확인된 셈
가능성 낮은 후보에 외압 상식 밖

당사자 배제…주변인이 논란 확산
김희옥 총장·자승스님 진실 밝혀야

정련 스님은 이날 2명의 이사 앞에서 강경한 어조로 미리 준비한 입장문을 읽으며 “코리아나호텔 회동은 명백한 외압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련 스님의 외압 발언과 관련해 풀리지 않는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 무산된 이사회를 통해 김희옥 총장과 보광 스님의 표가 사실상 확인된 셈이기 때문이다.

흔히 외압은 불리한 상황을 뒤집거나 팽팽한 경쟁구도에서 한 쪽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부당하게 가하는 압력을 일컫는다. 2월11일 나타난 이사회 구도를 볼 때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된 3명의 후보를 놓고 표결이 이뤄졌을 경우 보광 스님의 당선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따라서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김희옥 총장을 만나 외압을 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코리아나호텔에서의 만남에는 김희옥 총장뿐 아니라 호계원, 중앙종회, 교육원, 포교원 등 중앙종무기관 수장들과 이사장 정련 스님이 함께 배석한 점도 석연찮기는 마찬가지다. 김희옥 총장의 사퇴를 종용하기 위한 것이라면 은밀히 진행되는 것이 상식이다. 외압이 목적이었다면 그 자리에 중앙종무기관 수장들뿐 아니라 이사장 정련 스님까지 배석시킬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결과론적이지만 불필요한 만남으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자리를 점했던 보광 스님은 한순간 공공의 적이 됐다. 특히 논문표절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학자로서 승려로서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이에 그날 ‘외압’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것이었냐는 지적과 함께 일각에서는 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냐는 얘기들까지 나오고 있다.

외압 논란은 지난 12월11일 김희옥 총장이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만난 직후 돌연 총장후보를 사퇴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김 총장은 총추위에서 추천한 3명의 후보들 가운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12월11일 김 총장은 “대학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재임의 뜻을 가지고 모교 발전을 위해 한 번 더 봉사하고자 했다. 그러나 종립대학의 총장직은 1회로 한정함이 좋고, 연임은 적합하지 않다는 종단 내외의 뜻을 받들어 재임의 뜻을 철회한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곧바로 코리아나호텔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가 종단 안팎의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중앙종무기관 수장들과의 만남 후 “종단 내외의 뜻을 받들어 재임의 뜻을 철회한다”고 김 총장이 밝힘에 따라 조계종 지도부의 외압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정련 스님도 12월16일 열린 제287회 이사회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한 달 전에만 이야기를 했어도 깨끗하게 김희옥 총장을 보내고 새 총장을 모실 수 있었는데 왜 이렇게 됐는가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또 “김 총장에게 종단 뜻이 그렇다고 하니 잘 생각하시고 결정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코리아나호텔에 호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던 이사 일면 스님은 “(이사회에서) 투표를 통해 김희옥 총장이 낙선하면 4년간 고생해온 분에게 예의가 아니다. 외압이 아니라 상처입지 않도록 잘 보내드리기 위한 자리였다”면서 김 총장에 대한 배려였다고 주장했다. 자승 스님도 1월12일 비공식석상에서 기자들에게 ‘배려’였다고 해명했다. 스님은 “이사회를 앞두고 확인해보니 김 총장의 재임이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그대로 있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여겼고,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만났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외압논란이 확산되자 총무원 기획실 등이 해명기자회견을 제안했으나 “더 많은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장선거를 앞두고 코리아나호텔에서 총무원장 스님이 특정후보를 만난 것은 부적절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렇더라도 동국대 사태의 단초가 된 외압 논란이 주변인들을 통해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제는 당사자들이 나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김희옥 총장과 자승 스님이 당시의 상황과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온갖 추론과 정치적 공방이 난무하는 동국대 총장 선거에서 비로소 사실에 기반한 사태해결의 실마리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 교계 안팎의 여론이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283호 / 2015년 2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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