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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대와 불교

칼은 풍요로운 음식을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하고 살인무기가 되기도 한다. 그런 칼과 같은 도구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아마도 세기의 발명품으로 기록될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고 게임을 하고 책을 읽는다. 물건을 사는 것도, 백화점에 갈 필요도 없이 스마트폰 하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처음 가는 길도 스마트폰 하나면 찾아갈 수 있고 모르는 것도 검색만 하면 척척 해결된다. 스마트폰을 통해 소통의 지평도 크게 확대됐다. 카톡이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지구촌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도 언제 어디서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말 그대로 세상과 소통하게 된 것이다. “방안에 앉아서 천하를 본다”고 했던 공자의 말이 이런 의미였을 것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는 앉아서 천하를 보고 있다. 스마트폰의 기능은 현재도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인류가 스마트폰으로 누리게 될 편리와 편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해졌지만
중독과 디지털 치매도 심각

불교의 사색과 느림의 미학
스마트폰 집착 해결할 대안

그러나 스마트폰이 진화할수록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그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잠시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 중독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둘러보면 길에서조차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교통신호를 보지 않은 바람에 이에 따른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가족끼리 둘러앉아도 말 몇 마디 나눈 뒤엔 모두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친구와 연인을 만나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마트폰에 매여 있는 느낌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은 심각한 수준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3년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10~19세 청소년의 25.5%, 즉 4명 중에 1명꼴로 심각한 스마트폰 중독인 것으로 확인됐다.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고, 그만해야지 하면서도 계속하게 된다고 중독 증상을 호소했다.

스마트폰 중독에 따른 디지털 치매도 방치할 수 없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디지털 치매는 뇌를 사용하지 않고 디지털 기계에 의존하는 데 따른 현대인의 기억력 감퇴현상이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친구 전화번호나 가까운 길조차도 기억하지 못한다. 생각하지 않고 검색에만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사색을 통한 인문학적 교양이나 소양은 엷어지고 있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판단력을 잃은 채 헤매는 경우도 늘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음에도 인간관계는 약화되고 사람에 대한 배려나 유대감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이런 스마트폰의 부작용은 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제는 선원이나 강원에서도 스마트폰을 무시로 사용하는 시대다. 이에 따라 세속에서 벗어나 수행에만 집중하는 절집의 고유한 전통도, 문화도 조금씩 퇴색하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일정한 기준을 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중독의 해결 방안으로 명상이나 사색과 같은 방안을 제시한다. 잠시라도 스마트폰을 멀리하거나, 아예 스마트폰이 없는 곳으로 일정기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불교는 스마트폰 중독을 치유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다도와 참선 등 수행 프로그램이 넉넉하고 세속에서 벗어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사찰 숲은 스마트폰 중독을 치유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도 있다.

▲ 김형규 부장
아인슈타인은 “과학기술이 인간 사이의 소통을 뛰어넘을 그날이 두렵다. 세상은 바보들의 세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마트폰의 탁월한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이 뇌와 생각을 대신하는 폐해는 갈수록 가속화될 것이다. 불교의 사색과 느림의 미학은 스마트폰에 대한 집착과 조급성을 해결하는 좋은 대안이다. 불교가 스마트폰 중독과 디지털 치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김형규 kimh@beopbo.com


[1284호 / 2015년 3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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