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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사찰 소장경판 인경 의미 크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5.03.02 16:10
  • 댓글 0

1966년, 경주 불국사 석가탑 보수 중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목판 인쇄물이라 평가 받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국보 제126호)이 발견됐다. 출간 연도를 추정한 결과 통일신라 때인 751년 이전으로 판명됐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 발견 전까지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본이라 알려진 일본의 백만탑다라니경보다 20년 이상 앞선다. 금속활자 인쇄본(직지심체요절)과 함께 목판 인쇄에서도 우리는 세계 최고의 기록을 갖게 된 것이다.

출간연도를 751년 이전으로 본 결정적 단서는 당나라 측천무후 집권기(690∼704) 때만 쓰였던 무주제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은 이를 놓고 자신들이 신라에 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억지일 뿐이다. 책지의 지질(紙質)이 신라의 전통한지인 닥종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부연 설명은 필요 없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언젠가 언급했듯이 ‘인쇄가 발달했다고 하는 것은 기술이 발달했다는 것을 넘어서 정신문화가 발전’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해인사에 소장된 고려대장경이 소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허나, 아쉬운 건 일반인은 물론 불자들조차 팔만대장경으로 불리는 고려대장경 외의 다른 경판은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경전을 직접 찍어내는 ‘인경’ 작업을 거의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찰에 무슨 경판이 있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이런 시점에서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올해부터 4년간 전국 주요 사찰에 소장된 경판을 대상으로 대규모 인출사업, 즉 인경 불사를 실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선 전라도 사찰 소장 경판부터 시작한다. 이미 21종 경판 500여점을 후보로 정했다. 조성연대와 희귀성, 역사성 등 종합적인 가치기준에 근거해 확정한 500여점이고, 여기에 자문위원단의 검증을 통해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경 인쇄물은 세부씩 제작할 예정이다.

인경은 해당 목판의 보존 상태를 가장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한마디로 일제조사 성격도 담겨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인경을 통해 제작된 인쇄본은 그 자체로도 의미를 갖는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어떤 서체로 각이 됐는지를 확인해 가며 불교의 역사, 사상, 문화적 특징까지 살피면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방식의 인경을 연구 해 가능한 닥나무를 사용해 제작된 한지를 사용하고 그에 걸맞는 먹을 사용해 인출 할 것이라고 한다. 전통 인경복원을 위한 문화 창출까지도 기대해 봄직하다.


[1284호 / 2015년 3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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