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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푸티상사의 지상법문] 5. 일이 즐거워야 인생도 즐겁다 (2)

기자명 법보신문
  • 법공양
  • 입력 2015.03.03 11:57
  • 수정 2016.01.05 16:11
  • 댓글 3

흐르는 물 썩지 않아…열정으로 가득한 삶에 정년은 없다

 
모두 자동차가 익숙하고 차가 없는 삶을 생각해 본 적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 어떤 차가 가장 쉽게 고장 날까요?

운행 않고 세워 두는 자동차는
매일 달리는 차보다 빨리 부식
사람도 바삐 움직여야 건강 유지
할 일 없을수록 질병과 가까워

한 가지 기술만 갖고 있어도
삶에 대한 자신감·관심 높아져
노후에도 다채로운 생활 가능

타이완에 갔을 때 택시를 탔는데 새 차 냄새가 나서 운전기사에게 물었습니다.

“아저씨, 이 차, 정말 깨끗하네요. 아직 1년도 안 된 것 같은데.”

운전기사가 말했습니다.

“네, 맞아요. 아직 4~5개월밖에 안 된 새 차지요.”

운전기사의 말을 듣고 슬쩍 계기판을 보니, 이미 30,000km를 넘게 달렸습니다! 1년에 적어도 60,000km는 달릴 것입니다. 출퇴근용 승용차가 보통 1년에 20,000km 정도이니, 택시는 자가용보다 3배는 빨리 망가지지 않을까요? 기계란 오래 사용하면 할수록 쉽게 낡습니다. 택시는 하루 24시간 중 20시간 이상 달립니다. 가정용 승용차가 보통 1~2시간 운행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 둘의 차이는 거의 20배에 가깝습니다. 그러므로 택시는 2~3년마다 엔진을 비롯한 많은 중요 부품들을 수리하거나 교체해야 합니다. 택시가 훨씬 더 주행거리가 많아서 일반 승용차보다 수명이 짧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대부분 젊었을 때 전력을 다해 일하다가 사업이 성공하면 건강이 엉망이 된 것을 발견하고 그제야 번 돈으로 건강을 되찾으려 노력하지만 불가능합니다. 간혹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예 차고에 장기적으로 보관한 자동차처럼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되겠군.’

과연 자동차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절대 망가지지 않을까요? 나는 이 문제로 특별히 자동차 업체를 방문해 물어보았습니다.

“자동차를 몇 달 사용한 후 세워 놓는다면 망가지지 않을까요?”

그랬더니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자동차는 그냥 세워만 두면 쉽게 고장 나요. 오히려 매일 사용하는 차보다 훨씬 더 쉽게 망가집니다. 다만 보통 자동차처럼 낡아서 고장 나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부식되는 거죠.”

 
사실상 주위의 많은 것들 모두 이러합니다. 집을 예로 들어볼까요? 과연 사람이 사는 집과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쉽게 부서질까요? 잘 모르겠다면 자기 집을 1년 비워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알기로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쉽게 부서집니다. 사용하지 않고 내버려둔 집은 기껏해야 10년이면 수도관은 녹슬고 파열되며, 담장이나 벽은 군데군데 얼룩이 생기며 나무도 썩어 버립니다. 반대로 사람이 사는 집은 쉽게 부서지지 않습니다. 자연법칙으로 보면 자동차의 경우 1~2년 동안 세워두고 몰지 않으면 10~20년 이상 몰고 다닌 자동차와 같이 쉽게 고장 납니다. 컵에 물을 담아놓고 며칠이 지나면 물은 썩어버립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여 있는 물은 쉽게 변질되고 죽은 물이 됩니다. 사람도 물과 마찬가지입니다. 고여 있는 호숫물은 쉽게 죽은 물이 됩니다. 그러나 흐르는 강물은 누군가 일부러 오염시키기 전에는 수질이 비교적 깨끗하여 만물을 충분히 자양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자신을 집 안에만 가두어 둔다면 어떻게 될까요? 틀림없이 답답해서 병이 날 것이고, 수명까지 단축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일하며 바쁘게 움직일 때는 건강하지만 퇴직하고 아무 일도 없이 지내면 몸이 여기저기 아픕니다. 마음의 청정(淸淨)을 찾는 수행과는 달리 할 일이 없거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은 이미 질병과 가까이 있습니다.

예전에 고위관직에 있는 공무원과 2년 이웃으로 살았습니다. 그는 평소 선물을 많이 받았는데 그중에는 비싸고 좋은 가구도 많았습니다. 그는 쉬는 날만 되면 늘 바쁘게 톱질하고 대패질을 하며 가구 만들기에 바빴습니다.

“아저씨! 우리가 이사 온 후로 줄곧 가구 만드시는 걸 보았는데 이제는 다 만들 때가 되었죠?”
“하하. 아직 다 못 만들었는데. 난 영원히 가구를 다 만들지 못할 것 같구나.”
“왜요? 아저씨?”
“벼슬이란 흐르는 물과 같으니 언젠가 공직에서 물러나면 목공 일을 할 생각이다. 목공 기술이 녹슬지 않으려면 계속 연습해야 하고 건강관리도 되니 좋구나.”

그는 좋은 목재를 사들여 꼼꼼하게 만들었고 아들과 함께 팔아 약간의 돈을 벌기도 했습니다. 그에게 이 돈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가구를 만들면서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운동 효과도 있으니 이는 돈 보다도 값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었습니다.

10년 전, 나는 중국 남쪽 지역에 있는 한 사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그는 나는 새도 떨어뜨릴 정도의 권력을 가진 고위 관리였고 그의 초대를 받고 방문한 곳에 도착했을 때 내가 물었습니다.

“이곳은 환경이 참 좋군요. 혹시 여기가 어딥니까?”

그랬더니 그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은 나도 잘 몰라요. 나는 여기서 26년이나 살았지만, 아직 동서남북도 잘 분간하지 못합니다. 기사가 모두 알아서 태워다 주니까요!”

사실은 그가 자신의 지위를 은근슬쩍 드러내며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늘 운전기사가 자신을 모시고 다니기 때문에 특별히 방향을 기억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었지요. 그와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 갔는데 그는 ‘목숨을 걸어야 이길 수 있네’라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아니, 그 연세에 아직도 목숨을 걸어야 이길 수 있어요?”
“나는 이건 진리라고 생각해요. 목숨을 걸고 해야 이길 수 있지요.”

그때 나는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목숨을 걸어보라지. 아마 2년도 못 되어 목숨을 걸 수 없을 것이야.”

그로부터 4년 후 그는 관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퇴직 후 그의 삶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고 합니다. 그도 나중에 밴쿠버로 이민 왔습니다. 한 번은 나를 찾아왔더군요.

 “내 밑에서 운전하던 그 녀석을 기억하나요? 그놈은 내가 퇴직하고 나니 내 말을 듣지 않아 방향 분간을 잘하지 못하는 내가 아무 일도 할 수 없더군요. 그리고 내 비서였던 녀석도 내가 승진시켰는데 나중에 더 높은 관직에 오르게 되자 나를 ‘이 형(兄)’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예전에는 내 그림자만 봐도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던 놈인데….”

“과거 그가 허리를 굽혔던 건 당신이 아니라 당신의 관직이었어요. 이제 그저 평민일 뿐이니, 이형이라고 부르는 것도 고마워해야 할 일 아닌가요?”

그는 끓어오르는 화를 삭이지 못해서 울화병이 생길 지경이었습니다. 나는 다시 그에게 말했습니다.

 “그 당시 방향을 모른다고 말할 때 솔직히 귀에 거슬렸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뭐든지 다 할 수 있지만, 당신은 아직도 아무것도 할 수 없군요.”
“상사님은 다르지요.”
“나도 사람이잖아요. 사람이라면 사람답게 살아야 하고 생활해야 하니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저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합니까?”
“돌아가면 운전부터 배우세요. 그리고 사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익히세요. 시장 보고, 밥 먹고, 차를 정비하고, 은행 업무를 보는 등등, 그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하세요. 그리고 시간 날 때마다 차를 운전해 여기저기 돌아 다녀보세요.”
“나이도 많고 눈도 침침한데 운전해도 될까요?”
“알아서 하세요.”

1년도 채 되지 않아 그는 운전면허를 땄고, 지금은 내가 어디를 가든 그가 운전과 안내를 맡게 되었으며 자신도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한 가지 기술만 있어도, 삶을 자신 있게 살고, 여러 가지에 관심을 두게 됩니다. 퇴직한 후에도 삶을 다채롭고 자유롭게 보낼 수 있습니다.

깨달은 눈으로 본 인생 (번역 감수:정금주)
제공 : 한국 보리선수 약사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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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푸티상사는

- 보리선수 약사선원 근본스승.
- 1991년 불법 전파.
- 2004년 캐나다 밴쿠버
- ‘보리선수’ 설립.
- 현재) 캐나다, 싱가포르, 대만,  뉴질랜드, 한국 등 30여 지역의 선 수행센터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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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합니다?]

연인과 이별 후 슬픔
누구도 피할 수 없어
고통 받아들이는 법
배우는 과정 여겨야

질문 : 작년에 사귀던 사람과 헤어진 이후로 마음이 진정이 안 되고 자꾸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마음에 걸렸어요. 서로의 감정에 문제가 있어 헤어진 것이 아니라 상대방 부모가 반대해서 헤어졌는데 당시는 잠도 못 잘 정도로 무척 괴로웠습니다.

진푸티상사 : 실연은 아주 사소한 일 아닌가요? 실연했을 때 하룻밤 고민하고 “실연했으면 했지!”라고 털어버리면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세요. 잘생기고 돈도 잘 벌지만, 그와 결혼하면 그 집 ‘태상노군(太上老君 - 노자(老子) 를 신격화한 존재)‘이 나를 저주하고 ’자희태후(慈禧太后 - 청나라 말에 지고무상의 권력을 향유했던 서태후의 다른 이름)‘가 수렴청정하면 더 비참하지 않을까요? 나만의 왕자가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나만의 왕자의 어머니, 즉 시어머니가 될 사람은 사리에 밝고 며느리를 아끼며 불교를 신봉하는 사람으로 당신을 봤을 때 보살이 환생했다며 매일 밥을 지어주고 일주일에 한 번 발 마사지를 해줄 텐데 그래도 실연 때문에 고민되나요?

실연했을 때 꼭 필요한 말이 있습니다. “네가 아니어도 좋은 남자는 많아. 나중에 후회하지 마!” 이것도 받아들임과 해탈입니다. 왜 그렇게 집착하나요? 그와의 결혼은 잘못임을 시간이 증명할 것입니다. 그 사람이 지금은 아주 잘 생겼지만, 장래성이 없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복이 있는 사람이라면 복 있는 다른 반쪽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걱정할 것 없어요.

결혼이란, 투자하려면 위험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하는 사업과 마찬가지입니다. 결혼, 이혼이 있지만 쉽게 이혼하면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해하고 파악한 다음 귀하게 여긴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규칙만 알면 주도권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듯 이야기하지만, 실연이든 실패든 모두 고통입니다.

 불법공부를 하는 사람은 아프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아프지만 받아들이는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혼자 헤어날 수만 있다면 그것이 아주 바보 같은 방법이라도 지혜입니다. 최소한 생각이 짧아 건물옥상에서 뛰어내리거나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규칙을 알고 나면 해탈이 더 쉽고 더 자재합니다.


[1284호 / 2015년 3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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