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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의 포교원력 제도화하려면

‘모범사찰을 가다’ 연재를 위해 인터뷰를 하다 보면 스님들의 포교원력에 놀랄 때가 많다. 그 스님들의 공통점은 각기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분야가 달라도 목표는 포교로 귀결된다는 사실이다. 굳은 원력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뒤 지속적으로 실천해나가는 스님들의 모습은 기자의 입장에서도 사뭇 감동적이다. 이런저런 일들로 불교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는 스님들을 떠올려보면 희망을 가져볼 만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감동과는 별개로 포교에 있어 개인 차원의 노력 이외의 요소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무리 포교를 열심히 하려고 해도, 이를 보조할 혜택이나 지원이 부여되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원력도, 추진력도 옅어질 것이다. 금선사 취재 당시 주지 법안 스님은 “사찰운영위원회를 성실하게 운영하는 스님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를 강력히 시행해야 한다”며 “이런 스님들이 단계를 밟아가며 종단 소임을 맡게 하는 시스템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의 포교원력을 종단 차원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종단이 먼저 이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그런 점에서 조계종이 구성하기로 한 ‘미래세대위원회’는 관심을 끈다. 조계종은 2월24일 공주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열린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에서 미래세대위원회의 발족을 약속했다. 당시 대중공사에서는 100여 명의 참석자들이 포교와 관련된 8개 주제를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대중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도출했다. 사찰 주말농장 운영 등 귀가 솔깃해지는 제안도 나왔다. 각 주제별 도출된 결론을 단순히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30분을 훌쩍 넘길 정도였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은 참석 대중들이 각기 맡은 소임을 떠나 개인의 입장에서 제시한 것이었다. 때문에 종단의 실현 의지가 없다면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다. 다행히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미래세대위원회에서 심도 있는 토론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종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종책으로 반영하는 것에서 나아가 일선 현장에서 실제 추진되려면 지원방안 등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찰운영위원회의 경우처럼 사실상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사례가 속출할 것이다.

▲ 김규보 기자
미래세대위원회는 종도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발족하기로 했다. 일단 꾸려지면 최소 1년 이상 활동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문제는 속도가 아닌 방향’이라는 말이 있듯이 서두르기보다는 대중공사에서 나온 의견들을 종책에 제대로 반영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 척박한 환경에서 부처님 법을 널리 알리고 있는 스님들의 원력이 더 이상 외롭게 느껴지지 않게 되길 바란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1285호 / 2015년 3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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