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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봄 불교 관련 박사학위 논문 - 상

인도 신불교 흐름 다각적 조명…현대 고승 일기 심층 분석

 
2015년 상반기에도 많은 불교박사들이 탄생했다. 본지 조사결과 이번 학기에 불교로 박사학위를 받은 학자는 모두 21명이었다. 가장 많은 박사를 배출한 곳은 동국대로 7명이었으며, 위덕대 6명, 중앙승가대 3명, 동방문화대학원대 2명, 고려대 1명, 홍익대 1명, 부산대 1명이었다. 전공분야는 교학, 역사, 미술, 건축, 인물, 의례, 복지, 응용 등으로 다양했다. 본지는 올 상반기 박사학위 논문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

동국대 등 불교박사 21명 배출
교학·역사·인물 등 주제 다양
승려·노인 등 복지논문도 3편

형법 부작위와 업설 관계 조명
불교콘텐츠·신이담 연구 눈길

쿠마리 쁘리앙카 박사의 ‘현대 인도의 신불교 운동 연구’는 800여년 가까이 인도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가 20세기 중반 부흥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인도불교에 대한 고찰이다. 인도 여성인 쁘리앙카 박사는 이 논문에서 인도 신불교 운동을 주도하는 고엥카의 명상수행, 암베드카르의 개종운동, 사캬족의 불교부흥운동에 주목했다. 이들 단체가 미래 인도불교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쁘리앙카 박사는 인도불교의 쇠퇴 과정에 대한 검토에서 출발해 신불교단체들의 활동과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붓다로부터 이어져오는 불교수행법을 알리고, 계급차별 철폐 운동에 앞장서고 있으며, 마을마다 법당을 건립하고 불교행사도 꾸준히 펼치는 등 인도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교도는 여전히 인도사회에서 비주류로 0.7~0.9%에 불과하다. 따라서 불교 조직 간 나아가 세계 불교단체들과의 연대와 협력이 시급함을 역설했다.

정진원 박사의 ‘삼국유사의 한국학 콘텐츠 개발 연구’는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와 해외 한국학이라는 범주를 통합하고 그 안에 ‘삼국유사’ 콘텐츠를 담고자 하는 논의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일반 대중과 한류 영향으로 한국문화에 큰 관심을 갖는 외국 젊은세대에게 한국 고전을 현재적인 콘텐츠로 탄생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정 박사는 이를 위해 ‘삼국유사’가 가지고 있는 한국학 텍스트로서의 가치와 위상에 대한 고찰을 시작으로 한국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를 직접 개발해 소개했다. 템플스테이에 활용할 수 있는 사찰 콘텐츠, 수로부인·도화녀·선화공주·선덕여왕 등 여성문화 콘텐츠를 비롯해 ‘삼국유사’와 관련된 세계유산도 선정해 역사 콘텐츠로서 개발 가능성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조법훈 박사의 ‘업설에서의 행위와 동기-형법의 부작위와 과실을 중심으로’는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구성원 대다수가 자유롭지 못한 범죄유형인 부작위범과 과실범 문제를 다룸으로써 업의 성립요건과 과정을 규명한 논문이다. 동시에 오늘날 여러 형태로 제기되는 업설에 대한 의문을 합리적으로 해명하는 방법론에 대한 모색이기도 하다.

부작위범과 과실범은 마땅히 해야 하는 무언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성립하게 되는 공통점이 있다. 당위 규범을 전제로 그 당위를 어기려는 마음과 마음작용이 결합해 지어낸 업이기 때문이다. 조 박사는 행위로서의 부작위를 아비달마 문헌 등에 나타나는 업설을 토대로 하나하나 논증하고 있다. 이 연구는 형법에 의한 처벌의 범위가 불합리하게 확대되거나 운명론에 빠질 위험성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정완(손진) 스님의 ‘고승전의 신이담(神異譚) 연구’는 중국 초기불교사의 핵심 자료 중 하나인 혜교 스님의 ‘고승전’에 ‘신이(神異)’로 표현되고 있는 종교현상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불교의 수용과 전개 과정에서 보이는 중층적인 구조를 파악한 논문이다. 스님은 ‘고승전’의 서술 배경과 그 속에 나타난 신이에 대한 인식, 불교 신이담의 형성과정에 미친 여러 영향들과 성립과정, ‘고승전’ 내 신이담 관련 기사의 유형과 특징, 신이담이 중국 사회 속에서 드러낸 성격까지 고찰했다.

정완 스님은 이 과정을 통해 ‘고승전’ 저자가 신이라는 종교현상이 중생 교화를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히고도 신이를 적극 소개한 것은 당시 불교에 대한 민중의 기대와 경향을 충실히 대변한 의도임을 밝혔다.

박기열 박사의 ‘지넨드라붓디의 현량론(現量論) 연구’는 인도 불교인식논리학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논사 지넨드라붓디에 대한 본격적인 조명이다. 지넨드라붓디(725~785)는 산타락시타(725~788)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는 불교 인식논리학의 창시자인 디그나가의 저술에 주석을 다는 등 탁월했지만 티베트어 번역본과 산스크리트 단편들로만 남아 있어 연구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가운데 박 박사는 2005년 북경 중국장학연구소와 비엔나 연구기관이 공동 연구프로젝트 결과물로 출간한 산스크리트 교정본인 PST 제1장 ‘현량’에 나타난 지넨드라붓디의 주석을 심층적으로 연구했다.
이를 통해 그는 현량과 관련된 주요 개념들에 대한 디그나가와 다르마키르티의 견해 차이를 재확인하고, 지넨드라붓디의 사상적 특징도 새롭게 구명했다.

 
미수(임권엽) 스님의 ‘승려복지 행정전달체계 효과성의 영향요인분석’은 조계종 스님들의 노후에 대한 인식과 준비, 전달체계 등을 연구한 논문이다. 미수 스님은 세납 20세 이상 스님들을 대상으로 주거, 의료·요양비 지원, 소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해 승려복지의 방향을 제시했다. 주거와 관련해 스님들은 단순 주거기능보다 수행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곳을 희망했으며 소임을 맡지 않은 경우 마땅한 주거시설이 없는 현실을 고려해 종단·교구차원의 대책 마련을 제시했다. 또 아플 때 치료비나 쉴 곳이 없는 어려움을 지적하며 승려전용병원 및 승려전용요양시설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한 국민연금 납입액의 적정성과 지원 대책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무엇보다 현재 승려복지법이 스님들의 욕구를 대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여론을 반영한 법 개정을 적극 제안했다.

조수연 박사의 ‘고려시대 수월관음보살도 도상 연구’는 수월관음도에 대한 기원과 도상의 성립, 수월관음도의 지물과 상징물까지 꼼꼼히 분석한 본격적인 수월관음도 연구 논문이다. 국내와 일본에 현존하는 40점의 고려 수월관음도를 종합적으로 연구 분석했고 중국과 일본의 수월관음까지 샅샅이 뒤져 연결고리를 찾아 고려만의 독특한 화풍과 신앙형태를 밝혀냈다. 조 박사는 “수월관음도가 언제 어떻게 한국에 수용됐는지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고려 이전에 들어온 것은 분명하다”며 “서하의 수월관음도가 전체 도상은 물론 세부 상징물까지 고려와 거의 비슷했다”고 밝혔다. 특히 수묵화가 남아있지 않은 고려의 화풍을 수월관음도 속에 담긴 암석과 수면, 정병, 대죽 그림을 통해 복원해 낸 점도 이 논문이 이룬 남다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지환(김동혁) 스님의 ‘운허용하의 탁상일기 연구’는 운허 스님이 직접 쓴 일기를 토대로 승려와 교육자로서, 또 불교 대중화와 열정과 사회활동에 적극적이었던 입체적인 삶을 드러낸 논문이다.

지환 스님은 운허 스님이 1959년부터 1979년까지 21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한 일기를 토대로 참다운 스님의 모습을 밝혀냈다. 운허 스님은 역경사업과 승가교육 등 분야에서 불교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이끌었던 현대 한국불교의 선각자였으며 교육을 통해 조국의 광복과 해방된 조국의 발전을 도모했던 교육자였다. 그러나 지환 스님은 세간에 비친 스님의 이런 이미지뿐만 아니라 스님으로서의 삶도 오롯하게 조명해 냈다. 지환 스님은 “운허 스님의 삶은 자유부동성과 실천성을 함께 갖춘 비구들의 삶의 모델”이라며 “스님의 삶이 승가의 모범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관(정영순) 스님의 ‘죽음준비교육 프로그램이 노년기 죽음불안에 미치는 영향’은 죽음준비교육이 죽음에 대한 불안감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논문이다. 서울 종로노인종합복지관장이기도 한 정관 스님은 복지관 이용 노인을 대상으로 죽음준비교육을 실시한 뒤 교육에 참여한 노인그룹과 참여하지 않은 노인그룹 간 자아통합감을 비교했다. 그 결과 교육에 참여한 집단이 참여하지 않은 집단에 비해 자아통합감 지수가 통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죽음준비교육이 자아통합감을 높일 뿐 아니라 죽음불안을 낮추는 매개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스님은 죽음준비교육이 직접적으로 죽음불안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아통합감의 증가를 통해 죽음불안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죽음준비교육은 자아통합감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요소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게 스님의 제언이다.

태고(연이섬) 스님의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생활재활교사의 행복에 미치는 생태체계 변인 구조분석’은 중증장애인들과 함께 지내는 생활재활교사의 행복지수가 어떤 요소들에 의해 좌우되는지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논문이다. 논문은 시설거주자의 행복을 위해서는 생활재활교사가 행복해야 한다는 가설에서 출발한다. 스님은 생활재활교사의 행복에 미치는 생태체계 변인으로 연령, 학력, 결혼, 종교, 경력, 시설거주인 및 부모와의 상호작용, 직무만족, 보수, 원장 및 동료와의 상호작용, 가족적 지지를 선정했으며 변인별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변인들 중 연령과 결혼, 시설거주인과 상호작용, 직무만족, 보수, 원장 및 동료와의 상호작용, 가족적 지지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종합적으로 가족적 지지가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동료와의 상호작용, 시설거주인과 상호작용, 보수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285호 / 2015년 3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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