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스테이 - 상
염불스테이 - 상
  • 최호승 기자
  • 승인 2015.03.11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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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 아미타불 부르면 왕생 이뤄진다는 신심 익어가니

▲ 염주를 쥔 염불행자들 손에 힘이 실렸다. 행자들은 눈을 감고 아미타 부처님을 떠올렸다. 일자 목탁으로 일정한 소리와 박자가 이어졌다. 장엄염불 시작이다. 법장비구의 48대원이 육자염불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염불행자들 마음이 입을 열었다.

‘제 삶 마지막에는 꼭 정법을 만나게 해 달라.’

전국염불만일회·동산불교대
염불행자와 의식반 주축돼
서울 동산법당서 6일 동안
법장비구 48대원 되새기며
매일 3시간 이상 “아미타불”

“오로지 일념으로 칭명하며
부처님 상호와 공덕도 기억”


왜일까. 의구심부터 들었다. 몸은 서울 동산불교대 동산법당에 뒀지만 마음은 인도 부다가야에 있었다. 정용식(63·혜조)씨는 궁금했다. 의식반을 졸업하고 염불 한 번 제대로 해보자고 했건만…. 전국염불만일회(회장 안동일)와 동산불교대(이사장 이종현)가 2월9~14일 처음으로 실시한 염불스테이에 몸만 덩그러니 있었다. 해서 부다가야 부처님 전에 정성스럽게 절 올리며 세웠던 원력을 떠올렸다. 그 동안 부처님 법을 배워도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이거라고 할라치면 또 아니다 싶고, 저거라고 확신이 들다가도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갈팡질팡했다. 염불스테이에 참석한 이상, 잡념은 버리기로 했다. 부다가야에서 부처님에게 발원했던 정법은 잠깐 뒤로 미뤘다. 지금 이 순간, 아미타 부처님에게 마음을 맡기기로 했다. 그래도 의문은 일었다. 정말 염불삼매에 들어갈 수 있을까. 마지막 순간에 허공에 삿대질 하고 가면 누가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르는데, 그 때 정말 아미타 부처님을 부르고 갈 수 있을까.

▲ 제1회 염불스테이에 동참한 염불행자들.

안순자(77·법계성)씨에게 염불은 마지막 기회였다. 이것저것 따질 여유가 없었다. 인제 백담사도 경주 불국사도 줄기차게 오갔던 젊은 시절은 가고 없었다. 잔병은 그림자처럼 들러붙었고, 당뇨도 좀 있었다.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지금이 바로 부처님이 준 기회였다. 새벽이면 서울 수국사에 예불 드리고 집으로 돌아와 83세 영감님 아침상과 점심상을 차리고 나면 채비를 한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 넘게 걸리지만 문제 될 게 없었다. 오로지 염불하는 염불스테이, 해야만 하는 수행이었다. 오후 3시면 어김없이 동산법당에 좌복을 폈다. 염불할 수 있는 순간이 감사했다.

조계사 인근서 불교용품점을 하고 있는 임형준(52)씨는 새벽마다 사찰서 예불하며 염불해왔다. 혼자 해보니 자주 한계에 부딪혔다. 염불스테이 소식이 반가웠던 이유다. 동산불교대에 입학해 염불 철야정진에 빠지지 않았던 김혜진(56)씨. 그에게 6일 동안의 염불스테이는 첫 경험이자 설렘이었다.

동산법당에 이런 저런 마음이 모였다. 동산불교대 의식반을 주축으로 10여명의 염불행자들이 동참했다. 문종순 기획실장이 염불의 의미를 강조했다. “아미타 부처님을 오로지 일념으로 칭명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부처님 상호와 공덕을 기억하는 것도 염불이다.”

6일 동안 저녁예불을 빼면 하루 3시간 이상 “나무아미타불”이었다. 소리로 아미타 부처님 명호를 부르며, 마음은 아미타 부처님에게 귀의하는 수행이었다.

염불스테이는 아미타불 48대원으로 입재했다. “세존이시여, 만약 저의 불국토에 다음과 같은 48가지의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저는 결코 부처가 되지 않겠습니다.” 법장비구는 이렇게 원을 세웠다. 법장비구는 이 원을 성취해 아미타불 명호를 얻었다. 해서 법장비구의 원은 아미타불 48대원으로 일컬어진다. 법장비구는 부처님이 되어서도 지옥 아귀 축생이 있다면, 중생들이 삼악도에 떨어진다면, 중생들이 탐내고 몸에 집착한다면, 부처님이 되지 않겠다고 했다. 염불행자들은 그 절절한 원력을 가슴에 새겼다.

“만약 제가 부처가 되어서도 시방의 중생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믿고 즐거워하며 저의 나라에 태어나고자 하여 십념하여도 만약 태어나지 못한다면 부처가 되지 않겠습니다.”

18번째 원이 이종현(59·법광) 동산반야회·동산불교대 이사장 신심에 조용한 파문을 일으켰다. 그에게 10번 염불로 왕생이 이뤄진다는 믿음, 신심 깊은 이들이 극락에 가면 점차 깨달음에 가까워져 부처님이 되는 세계로 간다는 믿음은 간절했다. 아미타 부처님 힘 믿고 공덕 믿고 이 세계를 극락으로 만들고 서방 극락정토에 왕생하고 싶었다. 오래된 생각이었다. ‘금강경’ 독송을 즐기던 아들을 2007년 가슴에 묻은 뒤부터다. 아들을 보며 동산불교대에 입학해 부처님에게 푹 젖어들던 무렵이었다. 친구와 여행 떠났던 아들이 탔던 차는 빙판길에 전복됐고, 하나 뿐인 아들은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집에서 10km 떨어진 곳에 매입한 야산에 아들의 주검을 묻게 될 줄이야…. 날마다 아들을 찾았다. 미어진 가슴은 어떤 일로도 메워지지 않았다. 전국염불만일회에 가입해 아미타불 염불을 할 즈음이었다. 아들에게 아미타불 명호를 들려주고 싶었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고 김재일 동산반야회장이 아미타사 건립을 발원했다. 아들을 묻은 야산 3만평을 동산반야회에 기증했다. 아미타사가 개원했고, 그는 이곳에서 아들이 아미타불 염불로 깨고 다시 잠들고 있다 믿는다. 3~4년간 새벽마다 예불을 모셨던 그다. 요즘 새벽에 못가면 사시나 저녁예불이라도 올리는 그다.

염주를 쥔 그의 손에 힘이 실렸다. 눈을 감았고 아미타 부처님을 떠올렸다. 아들 얼굴이 어른거렸다. 합장했다. 소리가 점점 작아지는 내림 목탁이 끝났다. 일자 목탁으로 일정한 소리와 박자가 이어졌다. 장엄염불 시작이다. 법장 스님의 48대원이 육자염불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그의 마음이 입을 열었다.

“나무아미타불~.”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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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5개월 넘어 평생 아미타불 극락정토 발원

전국염불만일회란

발징화상의 염불수행이 효시
2025년까지 매일 1천번 염불

▲ 전국염불만일회서 매년 여름 실시하는 정진대회.

평생 아미타불 명호를 부르며 서방 극락정토 왕생을 발원한 행자들이 있다. 전국염불만일회 염불행자들이다. 1500여명의 염불행자들은 ‘힘차게 신나게 멋있게’를 주제로 1998년 8월6일 강원도 고성 건봉사에서 27년 5개월의 염불결사에 들어갔다.

전 동산불교대학 이사장 고 김재일 법사 등의 주도로 결성된 염불만일회는 건봉사에서 시작해 천봉산 대원사, 설악산 백담사, 팔공산 은해사, 한라산 법화사, 덕숭산 수덕사, 오대산 월정사 등 전국 염불성지에서 정진대회를 열어왔다.

염불행자들의 원력은 1200여년 전 한국불교에서 그 명맥을 이어온 염불결사 전통에 뿌리가 있다. 758년(경덕왕 17) 발징화상이 건봉사에서 만일염불결사를 주창하며 염불수행을 했다. 당시 함께한 염불행자 31명이 결사 28년 만인 786년 인로왕 보살의 인도로 서방극락정토에 왕생했다고 전해지는 기록이 효시다. 당시 결사는 스님 31명과 신도 1820명이 동참했고 787년(원성왕 3)에 회향했다. 이어 1802년(순조 2)에 두 번째 만일결사가 결성됐고, 1851년 벽오유총 스님이 세 번째 결사를 시작했다. 1881년 만화관준 스님, 1908년 금암의훈 스님 등이 차례로 그 정신을 이어왔다. 동산불교대학이 시작한 전국염불만일회가 여섯 번째 결사인 셈이다.

2025년 12월21일 회향하는 염불만일회의 염불행자들에게 1만일은 숫자에 불과하다. 평생 원력으로 삼았기 때문인데, 생활 속에 염불이 습관처럼 배어 어디서나 아미타불을 곁에 두고자 한다. 이들은 참선을 통한 깨달음을 얻어 자성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염불로 흔들림 없는 굳건한 믿음을 가진 불성을 터득한다면 궁극에는 통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염불만 고집하진 않는다. 염불행자들은 부처님 말씀을 철저히 믿되 경전을 읽어 확인하고 참선을 병행하며 염불에 진력한다. 궁극적으로는 아미타불을 부르고 불러 자신이 아미타불에 동화되길 원한다. 그리고 ‘나’를 잊고 오로지 아미타불만 남은 현재가 극락정토라는  믿음도 굳게 갖고 있다.

염불만일회는 수행일환으로 매년 여름 염불도량을 찾아 1박2일에서 2박3일 동안 매일 1만번 아미타불 염불 목표로 정진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최근엔 동산불교대학과 2월과 8월, 1주일 염불스테이를 실시 중이다. 또 만일결사 1000일씩 입재해 100일 단위로 입재하고 회향하는 철야정진법회를 이어오고 있다. 02)732-1215


[1285호 / 2015년 3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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