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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오신채 없는 밥상으로 청정한 심신 도모

  • 생활
  • 입력 2015.03.11 10:59
  • 수정 2015.07.16 15:31
  • 댓글 1

출가열반절에 만나는 사찰식 밥상

▲ 3월27~4월3일 출가·열반절 주간을 맞아 심신을 청정하게 만드는 사찰식 밥상에 도전해보자.

“일체 만물은 식(食)으로 말미암아 존재하며 식(食)이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다.”(증일아함경)

“육식은 자비 종자 끊는 행위”
자극적인 오신채 탐심 일으켜
멸치 대신 버섯·다시마로 채수
파·마늘은 산초·방아로 대체

불가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먹지 않으면 살 수 없지만, 먹는 것에 집착하면 탐심이 인다. 때문에 예로부터 사찰에서는 음식을 신체의 리듬에 맞는 때에, 자연의 순리에 발맞춘 제철재료로 만들어 필요한 만큼만 섭취했다.

사찰 음식은 특히 불교사상에 입각한 수행식이기도 하다. 음식의 재료를 재배·채취하고 요리해 섭취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수행으로 여겼다. 무엇보다 유제품을 제외한 모든 동물성 식품, 즉 육식과 매운 맛을 내는 다섯가지 채소인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를 금하는 것이 사찰음식의 가장 큰 특징이다.

육식을 금하는 것은 모든 생명을 내 몸과 같이 여기는 불교적 자비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열반경’에 따르면 “육식은 자비의 종자를 끊는 행위”로까지 여겨진다.

또 오신채는 수행에 방해가 되는 채소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대중생활에 어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오신채가 지닌 자극성과 약리적 특성 때문에 음심과 분심이 일어나 선정수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오신채는 음식의 맛을 더하는 향신료인 까닭에 ‘맛’에 대한 작은 탐착이라도 일어날까 경계한 측면도 있다. 사찰에서 첨가물이나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자연에서 유래한 재료만으로 맛을 내는 것도 이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불자들은 어떨까. 불살생계를 알면서도 육식을 하고, 오신채의 대표격인 파와 마늘은 우리 밥상에 없어선 안 될 필수재료에 가깝다. 삼겹살에 마늘을 곁들여 과식을 하고는 다음날 더부룩한 속을 달래며 당분간 고기를 멀리하겠다고 헛된 다짐을 하는 것이 비단 남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

새해, 오계를 받은 불자라면 한번쯤 기간을 정해 육류와 오신채를 멀리하는 사찰식 밥상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마음이 동한다면 3월27일~4월3일 출가·열반절 주간이 적기일 듯하다. 출가열반절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출가해 열반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으니 청정한 심신으로 새로운 발심을 다지는데 딱이다.

육류와 오신채를 멀리하는 사찰식 밥상은 그리 어렵거나 까다롭지 않다. 육류에 대한 아쉬움은 식감이 비슷한 버섯류로 충족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표고버섯은 “사찰음식의 기본인 채수를 우려내거나 주재료, 부재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어지는 식재료 중의 하나”라는게 불영사 주지 일운 스님의 귀띔이다.

사찰음식전문점 발우공양 총책임자 대안 스님은 ‘절집 맛국물 레시피’로 다시마와 표고버섯을 우린 육수를 소개했다. 멸치를 사용하지 않아도 담백하고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비법이다. 맛가루(천연 조미료)로는 검은콩과 백두, 계피가루, 들깨 가루가 대표적이며, 이 밖에도 각종 버섯을 말려 찧은 가루나 생강, 산초, 제피가루 등이 오신채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재료로 손꼽힌다.

파와 마늘은 산초 가루나 방아잎으로 대체할 수 있다. 산초가루는 김치를 담글 때나 된장찌개 또는 각종 국에 맛을 내는 용도로 흔히 사용된다. 방아잎은 독특한 향으로 부족한 맛을 보충하는데 제격이다.

메뉴를 정하는 것이 고민이라면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운영하는 ‘사찰음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레시피를 통해, 제철 재료로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사찰음식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285호 / 2015년 3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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