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 티베트 불교의 쇠퇴와 융성

기자명 남카 스님

티베트불교는 가르침이 전달되는 시기에 따라서 전기와 후기로 나뉜다. 42대 랑다르마 왕이 가르침을 마치기 전이 전기 티베트불교라고 하며, 그 이후 불법이 다시 부흥하기 시작한 시기부터는 후기 티베트불교라 불린다. 랑다르마 왕은 역대 왕들과 달리 불교를 억압하여 사찰을 폐쇄시키고 경전과 불상을 훼손하였다. 스님들을 살해하고 환속시키는 등 악행도 저질렀다. 이때 티베트의 중심지역은 잠시 동안 무명시절을 보냈다. 불교학자들은 각 지방으로 흩어졌다. 894년경에 세 명의 학자인 요게웨중내, 짱랍셀, 마르샤까무니는 율장의 많은 경을 가지고 티베트의 아래지방 암도 쪽으로 도망갔다. 몇 년 후 라첸공빠랍쎌이라는 사람이 이 3명을 찾아가 계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비구가 한명 부족하여 승단이 완성되지 못했다. 다른 중국인 비구 한 명을 추가하여 3명이 라첸공빠랍쎌을 출가시켰고 사미와 비구계를 차례로 주었다. 계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지속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티베트 짱지역에서 5명과 중심지역에서 5명 등 총 10명이 암도 쪽으로 찾아와 계를 받고 돌아가 승단의 뿌리가 계속해 이어지게 되었다. 이를 보고 사람들이 말하길 “후기불교는 아래지방에서 시작하여 중심지방으로 불교를 회복시켰다”고 하였다.

현교·밀교 서로 구분없이
바른 견해 갖춘 아띠샤
성취자 쫓은 악업으로
티베트서 법 설하기 발원

8세기 초 랑다르마 왕이 통치한 이후 일시적인 불교의 쇠퇴는 곧 종식되고 티베트 동부와 서부 지역에서부터 불교가 다시 융성하기 시작했다. 위기 속에서도 계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것은 불교의 부활을 위한 여러 스승들과 티베트 왕들의 갖은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융성 이후 티베트불교에는 큰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현교와 밀교를 배우는 자들이 서로 상대의 가르침을 비판했다. 차가운 것과 뜨거운 것처럼 서로를 반대 교리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다. 밀교수행자는 현교를 아주 낮은 단계로 보고 율장에 따라 계를 지키지 않았고, 현교수행자는 밀교는를부처님 가르침이 아닌 삿된 법으로 여겼다. 이런 문제점으로 인해 티베트 내부에서는 완벽한 부처님 가르침을 배울 수 없고 실천할 수 없는 시기였다. 티베트의 왕 예셰웨는 그런 상황을 매우 걱정하여 정법을 알려줄 스승을 모시고 불법을 배우기 위해 영특한 동자 21명을 선발하여 인도로 보냈다. 그러나 ‘로첸린첸상뽀’와 ‘렉뻬셰랍’ 외에 다른 아이들은 모두 열병으로 죽어버렸다. 남은 두 사람은 인도에서 많은 법을 배우고 돌아와 현밀문제를 풀기위해 노력하였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당시 티베트에 뛰어난 학자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당시 티베트사람들은 티베트의 학자들보다 인도의 학자들을 더 믿고 따랐던 까닭이다. 두 사람이 예셰웨왕께 고하길, “밀교 또한 부처님 가르침이며 불법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현교와 밀교 둘 다 필요하다. 밀교와 현교에 대해 바른 견해를 가지고 완벽하게 가르쳐 주실 수 있는 위대한 스승은 비끄마쉴라 대사원의 아띠샤 존자뿐이며, 우리가 티베트에 모셔야 할 스승은 그분이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들은 왕은 아띠샤 존자를 모시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였다. 이러한 왕의 모습에 감응하여 아띠샤 존자는 인도에서 티베트로 건너와 법을 설하게 되었다. 아띠샤 존자는 어릴 적부터 티베트와 인연이 있다는 예언이 많았다. 아띠샤 존자가 한 사원에 머물 당시 한 스님이 사원 내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아띠샤 존자는 “당신은 이 위대한 사원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그를 쫓아냈다. 그런데 그 수행자는 문을 통해 나가지 않고 벽을 뚫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아띠샤 존자는 그분이 성취자임을 알고 자신이 악업을 지었음을 깨달았다. 그 후 이 악업을 어떻게 정화할 수 있는지 따라보살에게 여쭈어보니 “그 업은 티베트에서 법을 전파해야만 녹일 수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아띠샤 존자의 스승 쎌링빠도 아띠샤 존자에게 “설산의 나라 북쪽으로 가서 제자들을 가르쳐라”고 하며 티베트에 가서 불법을 전하길 당부했다.

남카 스님 삼학사원 주지 namkha6221@naver.com

[1286호 / 2015년 3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