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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의 불성 못 믿는 공일자에게 ‘화엄경’ 말씀으로 무정불성 강설

“그런데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햇볕이 내리쬐는데 전등불을 켜는 것과 크게 같고 뱀을 그리면서 다리를 그리는 것과 같을 뿐입니다. 장자께서는 잘 새겨들으십시오.”

중생불성이 각각 나누어서
갖추는 것이라면 일체중생
모두가 각각 부처님 이룰 것
이렇게 여러 부처님 있게 돼

무정불성 이야기
내가 광산에서 병 치료를 하면서 문을 닫아걸고 여러 인연을 거절하고 있었는데 공일자(空一子)가 문을 두드리면서 질문하였다.

“저는 인간세계에서 걸식을 하고 있습니다. 들으니, 군자들이 불성의 의미를 담론하면서 어떤 사람은 무정설법을 믿지 않고, 어떤 사람은 중생의 불성은 각각 나누어 갖추고 있으니 마치 큰 바다의 물방울들과 같다고 하여 원만하게 갖추어져 있다는 것을 믿지 않습니다. 청컨대 대사님께서 시원하게 의심을 풀어주십시오.”

내가 말했다. “진실로 그렇습니다.”

“이 무정불성의 의미는 깊고 깊어서 이해하기도 어렵고 들어가기도 어려우니 숙세에 뛰어난 근기의 종자를 심은 사람이 아니면 쉽게 믿을 수 없습니다. 그대가 본 것은 부처님께서도 말씀하신 바이니 다만 요의(了義)의 담론이 아닐 뿐입니다. 요의의 대승을 증득해서 믿지 못하면 눈밝은 선지식을 참방해서 물어야 합니다. 유심의 종지를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은 이와 같은 견해를 일으키지 않는 사람이 드뭅니다. 무정설법의 의미는 교학에서도 분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화엄경’ 여래출현품에서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비유하면 다음과 같다. 제천에게 큰 법고가 있는데 이름이 각오이다. 만약 모든 천자들이 방일한 행을 하면 허공에서 소리가 들려오면서 고해준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지어다. 모든 욕망과 쾌락은 다 무상한 것이고 허망하고 전도된 것이어서 잠깐 사이에 변해서 무너져 버린다. 다만 미치광이 같은 어리석은 이들이 그것을 연모하고 집착할 뿐이니 그대들은 방일하지 말지어다. 만약에 방일하면 모든 악취에 떨어져서 후회해도 미칠 수 없느니라. 제천들이 이것을 듣고 나서 크게 근심과 공포심을 내어 부끄러워하면서 잘못을 고친다’고 했습니다. 하늘 북이 내는 소리가 어찌 유정이어서 설법을 하여 제천들을 깨우치겠습니까.”

“광명운대의 보배 인드라망의 그물코마다 매달려 있는 구슬이 각각 미묘한 음성으로 게송을 설하여 부처님을 찬탄합니다. 그리고 진설(塵說)과 찰설(說)이 또 누가 혀를 놀려서 설법하는 것이겠습니까.” [진설과 찰설은 초목국토 등의 무정이 설법하는 것이다. 역자주]

“광음천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각관의 의식작용과 언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광명속에서 소리를 내어 각각 일을 합니다. 이 광명속에서 나오는 소리가 어찌 입에서 나오는 것이겠습니까. 이것은 모두가 무정설법을 실제로 증명해 주는 것입니다.”

“또 종문의 경우를 보면 향엄 스님이 돌이 대나무에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마음을 밝혔으며, 영운 스님이 복숭아 꽃피는 것을 보고 도를 깨쳤는데 무슨 선지식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따라 깨우쳐 들어간 것이겠습니까.” [동파거사는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부처님의 장광설 법문으로 들리고 온 산이 비로자나 법신으로 눈에 들어와 게송을 짓기도 했다. 역자주]

“또 ‘중생의 불성은 각각 나누어서 갖추고 있다’라고 하였는데 이것도 교문 가운데에서 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단지 이것은 삼승의 하열한 근기들이 형상에 덮여서 말하는 것이니 구경 일승의 극치에서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화엄경’에서 ‘나는 지금 일체신 가운데에서 등정각 이루는 것을 두루 본다’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비로자나 한 부처님입니다. 일체중생은 한 사람이 아닙니다. 만약 중생의 불성이 각각 나누어서 갖추는 것이라면 일체중생이 각각 한 부처님을 이룰 것이니 이렇게 되면 여러 부처님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287호 / 2015년 3월 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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