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의로웠다’는 영담 스님, 박사논문 표절 의혹

  • 교계
  • 입력 2015.03.30 19:01
  • 수정 2015.03.30 19:41
  • 댓글 65

동문승가, 27일 인사처에 고발
“함모씨 석사·백모씨 박사논문을
영담 스님 대놓고 베꼈다” 주장
“타이핑 오류로 내용전달 안돼”
“심각한 연구 윤리 위반 행위”
“공정한 조사…학위 취소해야”

▲ 영담 스님
자신의 삶이 “정의로웠다”고 자평하고 있는 동국대 이사장 직무대행 영담 스님이 박사학위 논문의 상당부분을 “남의 것을 베껴 작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논란이 된 영담 스님의 논문은 “일반적인 표절 수준을 넘어 아예 대놓고 베꼈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상당 분량을 다른 학자의 논문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박사학위 논문의 경우 일반논문과 달리 5~10여년 가까이 한 분야에 매진한 연구결과라는 점에서 영담 스님은 자신의 학위를 위해 다른 학자의 오랜 연구 성과를 가로챘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 발전을 염원하는 동문승가회’ 회장 진우 스님은 3월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영담 스님의 박사학위 논문이 서울여대 함모씨의 석사논문과 중앙대 백모씨의 박사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학위논문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우 스님은 앞서 3월27일 동국대 교원인사처에 영담 스님의 학위 취소를 요구하는 공문을 제출했다.

영담 스님의 박사학위논문 표절의혹은 지난 2013년 3월 불교방송 노조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당시 불교방송 노조는 영담 스님이 2002년 박사학위논문을 작성하면서 1999년 중앙대 백모씨의 박사논문 ‘아동보육 사회서비스 프로그램의 개발과 평가’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표절 내용의 일부만 드러나면서 영담 스님의 학위논문 표절의혹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영담 스님의 2002년 박사학위논문(좌)와 서울여대 함모씨의 석사학위논문 '어린이집의 사회적 서비스 프로그램을 위한 욕구조사'(우) 캡쳐 사진. 영담 스님은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하면서 함씨의 연구사례를 그대로 인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영담 스님이 자신의 박사학위논문을 작성하면서 백씨뿐 아니라 2000년 서울여대 함모씨의 석사학위논문 ‘어린이집의 사회적 서비스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욕구조사’도 상당부분 무단 인용한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진우 스님에 따르면 영담 스님의 학위논문은 표절 분량이 상당하다. 이런 까닭에 영담 스님이 학위논문을 작성하면서 앞선 2개의 학위논문을 ‘짜깁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진우 스님은 “영담 스님이 백씨의 박사논문을 부분 발췌해 표절하면서 대놓고 타이핑을 친 것으로 보인다”며 “심지어 한 문장을 빼놓고 타이핑을 치면서 문장이 서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진우 스님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백씨의 논문 20~21쪽에는 “그 아동은 성공적인 발달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보육아동의 성공적인 발달을 위해서는 보육아동의 가족에 개입하지 않으면 안 되며…(중략)”라고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영담 스님은 이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일부 내용을 누락시켜 “그 아동은 성공적인 발달을 위해서는 보육아동의 가족에 개입하지 않으면 안 되며…(중략)”라고 표현했다. 백 박사의 논문을 읽기 전에는 영담 스님이 무슨 내용을 전달하려 했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가 하면 영담 스님은 백씨의 논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내용을 그대로 게재하거나 일부 내용을 수정해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진우 스님 등이 “영담 스님의 논문은 백씨의 논문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고 지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영담 스님은 또 함씨의 석사학위 논문에서 연구 논거로 제시한 해외 아동복지사례를 그대로 옮기는 대범함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 영담 스님은 함씨의 석사학위 논문 31쪽에서 호주의 사례를 3분의 2이상 토시하나 틀리지 않게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담 스님의 2002년 박사학위 논문(좌)과 중앙대 백모씨 박사학위논문 '아동보육 사회서비스 프로그램의 개발과 평가' (우). 진우 스님은 영담 스님이 백씨의 논문 가운데 상당 부분을 그대로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진우 스님은 “이와 같은 심각한 연구윤리 위반행위는 동국대 소속 모든 교원에게 영향을 미칠 중대한 사안”이라며 “반드시 공정한 절차를 거쳐 연구부정행위를 밝히고, 표절로 밝혀질 경우 학위논문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289호 / 2015년 4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