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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간화선 무차법회’ 이름 걸맞은 준비 필요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5.04.06 12:28
  • 댓글 0

조계종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의 세부 일정이 확정됐다. 아직 보완해야 할 게 많아 보이지만 세계 각국의 종교지도자 300여 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하니 전체 틀에서의 준비는 무리없게 진행되고 있는 모양새다. ‘세계평화를 위한 종교인 회의’를 통해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 그 어느 나라, 어느 민족도 전쟁을 원하지는 않는다. 포탄과 총탄에 존엄한 생명이 참혹하게 끊겨 나가는 아수라장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쟁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자국의 이익만을 좇는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나와 너의 극단적 구분에서 갈등은 시작되고, 그 갈등이 전쟁을 촉발시킨다는 사실을 간과한데서 비롯된 비극이다. 평화를 염원하는 목소리가 산발적으로 일어도 정치경제 논리에 묻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난 20여 년 동안 중동에서 일어난 전쟁만 곱씹어 보아도 실감할 수 있다.

한반도 정세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남북한은 휴전 상태다. 이는 곧 언제든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좌우 이념의 논리에 앞서 절감해야 할 건 남북 각각의 이익만을 위한 정치논리만 횡행하면 갈등만 깊어질 뿐이라는 사실이다. 상생을 바탕으로 한 남북화합의 실마리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그 실천 사항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대안이 메시지에 담겨지기를 기대한다.

다만, 세계평화 기원대회의 한 축인 ‘세계 간화선 무차법회’는 아직까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내용을 담아낼 것인지가 불분명해 우려스럽다. 무차법회라 하면 성별, 귀천, 상하 등의 차별 없이 일체 평등으로 재시와 법시를 펴는 대법회다. 봉행위원회가 계획하고 있는 연등 퍼레이드, 공연, 세계평화 메시지 등이 모두 무차법회 범주 안에 드는 만큼 문제없다.

그러나 그냥 무차법회가 아니라 ‘세계 간화선 무차법회’라고 칭한 만큼 그에 걸 맞는 법회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데 고민이 있다. 단순히 한국 간화선 홍보를 위한 법회인지,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간화선 수행자들을 한데 모아 서옹 스님 생존 당시 백양사에서 펼쳐졌던 무차법회처럼 법거량 중심의 법회를 펴겠다는 것인지 아직 불분명하다.

세계 주요인사 메시지와 종정 스님의 법어만 진행된다면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라는 이름은 걸맞지 않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1289호 / 2015년 4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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