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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금 구하듯 분석·검증해 지혜 닦아라”

  • 해외
  • 입력 2015.04.17 10:22
  • 수정 2015.04.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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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동참 ‘달라이라마 일본법회’ 현장

▲ 단상에 모습을 드러낸 달라이라마는 특유의 유쾌한 웃음을 머금고 불자들의 환영에 감사를 표했다.

달라이라마가 사자와 같은 걸음으로 단상에 들어서자 좌중은 저절로 고개를 숙였다. 달라이라마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각국 대표단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특유의 유쾌한 웃음을 머금은 채 무대 맨 앞까지 나와 청중들을 향해 손을 들었다. 달라이라마는 그 자리에 함께한 2000여 명 불자들의 얼굴을 모두 기억하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그들과 눈을 맞췄다. 존경과 환영을 담은 박수는 좀처럼 멈추질 않았다.

‘반야심경·보리심’ 주제로 법문
81세 고령에도 6시간 법석 강행
관정 수기로 수행 인연 맺어줘

세계적인 불교지도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지만 여전히 한국 방문이 허용되지 않는 현실에서 일본은 달라이라마를 친견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다. 4월12~13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쇼와여자대학 히토미기념강당에서 열린 법문 및 관정 법회에는 한국을 방문할 수 없는 달라이라마를 친견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온 한국인 불자 400여명이 동참했다. 이 중에는 법보신문과 성지순례전문 일광여행사의 공동 기획으로 구성된 70여 명의 달라이라마 법회 동참단도 포함돼 있었다.

법회에는 한국 외에도 각국에서 찾아온 불자들로 만원을 이뤘다. 일본에 정착한 티베탄들은 이른 아침부터 티베트 전통 복식을 갖추고 그들의 지도자이자 정신적 의지처를 만나기 위해 각지에서 몰려왔다. 여기에 대만, 중국, 몽골, 러시아 등 달라이라마의 육성 법문을 듣기 위해 찾아온 전 세계 불자들로 법회 참석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된 상태였다. 일본 불자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 것은 당연지사였다. 달라이라마 일본대표부는 일본 내 전국에 있는 상영관을 예약, 이날 법회를 생중계 해 달라이라마의 가르침에 대한 일본 불자들의 뜨거운 성원을 가늠케 했다.

▲ 법회에 참석한 우리나라 스님들은 가사를 수하고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법문을 경청했다.

법회 첫날인 12일, 달라이라마는 ‘반야심경’과 ‘보리심’에 대해 설명을 시작으로 ‘지혜’를 강조하는 법문을 펼쳤다. 달라이라마는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길 ‘금을 다루는 사람이 순금을 얻기 위해 금덩어리를 깨고 쪼개는 것처럼 내 말을 철저히 검증하고 분석해 스스로 이해될 때 그것을 받아들여라’고 하셨다”며 “바른 인식을 세워야만 실체가 존재한다는 집착에서부터 벗어나 공을 깨달을 수 있고 실체가 없다는 확신, 체득이 많아질수록 법집(法執)이 줄고 분별이 줄어 탐진치의 번뇌에서 벗어나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3일에는 관정법회가 봉행됐다. 달라이라마는 “능숙한 요리사가 칼을 사용하면 좋은 음식이 만들어지지만 어린아이가 칼을 다루면 다칠 수 있듯이 수행 또한 각자의 준비된 단계와 근기에 맞춰 이뤄지지 않으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관세음보살 관정은 수행 입문을 허락해 주는 동시에 나의 의식을 관세음보살과 이어주는 과정”이라고 관정 의식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달라이라마는 오전 내내 진행된 관정의 모든 의식을 직접 주관하며 의식 하나하나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모든 의식과 법문을 마친 후에는 “관정을 받았다면 언제 어디서나 수행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행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늘 공부하는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당부로 법회를 마무리했다.

▲ 일본 쇼와여자대학교 강당에서 열린 달라이라마 일본법회에는 각국에서 찾아온 2000여 명의 불자들이 운집했다.

법회에 참석한 빛고운절 주지 무진 스님은 “관정은 매우 중요한 밀교의식으로 달라이라마께서 집전하는 의식을 통해 관정을 받았다는 것은 불자로서 매우 큰 자부심을 갖기에 부족함이 없는 인연”이라며 “지혜를 강조하신 의미를 잊지 말고 언제나 공부하고 수행하는 불자가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번 법회의 의미를 강조했다. “달라이라마 존자를 가까이서 친견한 것만으로도 꿈같은 경험이었다”고 감격을 감추지 못한 민소이 불자는 “하루 빨리 한국방문이 이뤄져 보다 많은 불자들이 함께 가르침을 받을 수 있게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4일간의 짧지만 뜻 깊고 알찬 일정을 마친 동참단은 다시 한 번 달라이라마 법석에 함께할 기회가 이뤄지길 기원하며 달라이라마의 건강을 발원했다.

일본 도쿄=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291호 / 2015년 4월 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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