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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 교수, 동국대와 승가 욕보이지 말라”

  • 기고
  • 입력 2015.04.20 12:18
  • 수정 2015.04.20 12:48
  • 댓글 59

장영우 동국대 문창과 교수 비판 기고

총장선거 둘러싼 동국대 비판
마음은 고맙지만 정도 넘어서

‘동국대가 대학인가’비난은 매도
100년 역사·수십만 동문에 상처

‘황우석 사건’이 일어났다고해서
‘서울대가 학교인가’ 비난 안 해

털없는 원숭이·부처가면 등 모욕
반드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 장영우 동국대 문창과 교수
장영우 동국대 문창과 교수가 4월20일 ‘부끄럽고, 부끄럽다’라는 제목으로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를 비판하는 기고문을 보내와 이를 전문 게재한다. 문학평론가인 장영우 교수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동국대 교수협의회장을 역임했으며, 현대불교문학상(2008), 유심작품상(2014) 등을 수상했다. 편집자 주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여러 차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다스려야 했다. 우희종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고 너무도 참담하고 민망하여 생각을 진척시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우희종 교수의 글을 읽는 동안 동국대 총장 문제로 외부인들의 걱정을 끼친 것이 동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없이 부끄러웠다. 그런 한편, 왜 우희종 교수가 이런 글을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다른 대학이라면 교수직도 내놓아야 할 표절이 분명한 분이 총장이 되겠다고 하질 않나-그것도 성직자로서, 종립대학이라고 하면서 종단 스님들이 특정 총장후보를 밀어내지 않나, 학내 설문조사지를 학내지에 쓰자니 학교신문 발행을 금지시키는 교수가 있질 않나… 이것이 학교인가?”라며 동국대는 대학도 아니라는 식의 막말을 하였던 것이다.

우희종 교수가 동국대 총장 사태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 것은 민주시민의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일이라 할 수 있으나, 좀 더 면밀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동국대 총장 사태와 관련하여 이런저런 생각과 행동을 보인 이들은 동국대 교직원이나 동문·학부모, 또는 종단이나 재단과 인연을 맺은 사람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희종 교수는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하여 모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니, 동국대 교직원이나 동문이 아닌 게 분명하다. 그의 자녀가 동국대를 졸업하였거나 재학중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얘기 또한 들리지 않는다.

그가 재가불자의 입장에서 최근 종단 일각의 문제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고 가정할 수 있다. 실제로 그는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라는 직책으로 불교의 현실 문제에 대해 여러 의견을 개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교계 신문 칼럼 등에서 지적한 우리 종단 일각의 추문은 모든 불자를 부끄럽고 화나게 하는 일이어서 하루빨리 정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가 칼럼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 일은 종단 일각의 몇몇 ‘권승(權僧)’에 해당하는 사안이므로 조계종단, 더 나아가 한국 불교 전체의 치부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온 국민을 충격과 경악에 빠뜨린 ‘황우석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일을 서울대 수의학과, 더 나아가 서울대 전체의 문제로 비화하여 ‘서울대는 학교인가?’라고 비난하는 사람이 없었던 점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3월31일 열린 바른불교재가모임 창립법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또 그가 대학교수의 순수한 정의감으로 조계종단의 월권과 동국대 재단의 무능을 질타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원한 것은 아니지만, 그 마음만은 선의로 이해할 수 있다. 연세대 철학과 신규탁 교수가 ‘불교저널’에 ‘동국대 총장 인선, 의미 있는 다툼으로 승화하자’(2015. 3.5)라는 글을 발표했을 때도 제삼자가 우리 학교 일에 왈가왈부하는 것이 거북스러우면서도 그 충정은 이해되어 묵인한 것과 같은 이유다. 하지만 우희종 교수 글에서는 대학교수로서의 객관적 논리나 품격, 상대에 대한 예의나 자기겸양 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도대체 그는 어떤 자격과 근거로 동국대학교를 “이것이 학교인가?”라고 매도하는 것일까? 동국인들은 1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 속에서 수십만 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하고 대한민국 현대사에 어느 학교 못지않게 기여했다는 긍지로 동국대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때로 애정 어린 비판도 한다. 그런데 우희종 교수는 “이것이 학교인가?”란 한 마디로 백 년 역사의 민족사학 동국대와 수십 만 동문을 형편없는 존재로 추락시켰다. 우희종 교수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동국대를 “학교가 아니다”라고 비하하는 막말을 내뱉을 자격을 가진 사람은 없다. 그런 망언을 내뱉는 자를 동국대 교직원과 동문,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우희종 교수의 글을 가급적 선의로 받아들이려 했으나, 그의 글을 여러 차례 읽는 동안 그 글이 얼마나 오만방자하고 무례한 어법으로 쓰여졌는가 하는 점만 확인할 수 있었다. 동국대 총장 사태가 두 달 가깝게 진행되면서 학내외에서 각종 의견이 용출(湧出)하고 있으나, 많은 동국대 구성원이 침묵하는 것은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백가쟁명식 주장이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다수 동국인들은 지금의 사태를 걱정스럽게 관망하면서 가장 현명한 방식으로 난국을 혁파할 방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데 우희종 교수는 전혀 절제되지 않은 막말로 동국대 역사를 부정하고 동국인의 자존심에 씻지 못할 모욕을 주었다.

▲ 우희종 교수의 페이스북에 올랐다가 나중에 삭제된 내용.

우희종 교수의 막말은 이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3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당해서 불법 이사장을 뽑아 자신들의 흉계를 이루려는 승려와 그들 떨거지들. 털 없는 원숭이가 주지육림에 빠지면 심장에 털 나서 이렇게 된다. 낯 두꺼워 부끄러움 모르는 자들이 벌건 대낮에 발가벗고 부처 가면 쓰고서 각설이춤을 추는 격”이란 글을 올렸다가 스스로 삭제했다. 그가 이 글에서 “털 없는 원숭이”, “낯 두꺼워 부끄러움 모르는 자”, “부처 가면을 쓰고”로 비유한 이들은 승려가 분명해 보인다. 그는 자신이 비난하는 대상은 “일부 타락한 권승”이라 변명하겠지만, 페이스북에 올린 글 어디에도 그런 구절은 없다. 그가 교계신문에 쓴 글을 읽지 않은 사람들은 그가 비난하는 대상이 ‘승려 일반’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희종 교수는 자기 글을 페이스북에서 삭제한 것으로 책임을 피하려 할 것이 아니라, 전체 동국인과 대다수 청정 승려, 그리고 재가불자들에게 깊이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자기 글이 “동국대와 승가를 욕되게 하는 것이라면, 동국대와 승가에 속하신 분으로서 그 지적에 대하여 유감을 표시하기보다는 동국대와 승가 내부의 학교와 불교를 욕되게 하는 해당자들에 대하여 자성과 징계부터 하시는 것이 옳다”고 강변할지 모른다. 그의 걱정이 아니더라도 대다수 동국인은 총장 사태에 참괴함을 느끼고 동국 발전을 위한 묘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니 우희종 교수는 더 이상 요설로 선량한 동국인과 승가를 욕보이지 말고 자중하기 바란다.
 

[1292호 / 2015년 4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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