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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사태에 총무원장 개입 요청한 재가연대

  • 교계
  • 입력 2015.04.23 20:54
  • 수정 2015.04.24 10:33
  • 댓글 29

4월23일, 동국대서 긴급기자회견
외압에 동국대 혼란 휩싸였다면서
“총무원장 입·귀 닫고있다” 비판

참여불교재가연대(상임대표 허태곤)가 동국대 사태 해결을 위해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해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동국대가 종단의 외압으로 혼란에 휩싸였다”고 비판하면서 “총무원장의 범종단적 합의기구를 통해 대승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히는 등 앞뒤가 다른 주장으로 재가연대의 이미지만 실추시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면·보광스님에 ‘마구니’ 막말도
“자가당착 전형…명예훼손 심각”
온갖 추문 영담 스님엔 ‘모르쇠’

허태곤 재가연대 대표는 4월23일 동국대 만해광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동국대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재가연대는 “동국대가 총장선출을 둘러싸고 2014년 12월 코리아나호텔 외압사건 이래 혼란에 휩싸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장 후보자의 논문 대다수가 표절”이라며 불교를 건학이념으로 삼는 종립대학의 운영책임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시각이 많아 명예훼손 논란을 불러올 전망이다.

실제 보광 스님은 교수 재임 25년간 145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20여권의 저술 및 번역서를 출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 되는 등의 이력을 지닌 이운영씨가 논문 30편에 대해 표절의혹을 제기했으며, 동국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표절 2편, 심각한 중복게재 3편, 약한 중복게재 13편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연구윤리진실성위는 조사과정에서 관련 규정과 절차를 위반해 조사결과에 대한 불신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절차 위반논란으로 인해 한국연구재단 인문학단장을 역임한 조성택 고려대 교수도 “본조사 등 절차를 무시하고 표절로 단정해 밀어붙이는 것은 또 다른 시비를 불러온다”며 “적법하지 않은 절차를 밟은 연구윤리위 자체가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재가연대는 또 “종단의 혼탁상이 그대로 종립학교까지 오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조계종 총무원장의 범종단적 합의기구를 통한 대승적 해결을 촉구했다”며 “그러나 조계종 총무원장은 귀도 입도 꼭 닫아버린 채 예정된 일방통행의 수순을 밟아나가며 불통의 상징처럼 되어가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나 재가연대의 이 같은 지적은 동국대의 운영주체인 이사회를 무력화시키고, 사실상 동국대 사태에 대한 총무원장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동국대 사태의 발단이 종단의 개입에 의해 시작됐다고 비판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총무원장이 개입하라는 주장은 자가당착(自家撞着)의 전형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재가연대는 특히 이사장 일면 스님을 종단에서 축출해야할 5역죄를 범한 죄인으로 힐난하며 “5역죄를 범한 자가 바라이죄(학문 절도)를 범한 자를 선출하는 것은 마구니들에게 종단의 천년대계인 종립학교를 넘겨주고 부처님의 가르침과 교단 자체를 망치려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면 스님과 보광 스님을 특정해 ‘마구니’, ‘종단 축출 대상’으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 “막말 수준의 모욕적인 표현으로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공신력 있는 재가단체의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한 발언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허태곤 대표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보광 스님이 논문 대다수를 표절했다는 것은 논문을 검증한 곳에서 발표한 내용”이라며 “동국대 문제의 해결을 위해 총무원장이 중재내지 합의를 도출해 달라는 것이지 개입하라는 말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마구니 발언에 대해 “강하게 표현한 것일 뿐 그분들을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할 뜻은 없었다”고 말했다.

동국대 이사들에 대한 비판에서 유독 영담 스님만 제외한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 영향력이 별로 없는 분이라 직접적으로 거명하지 않았다”며 “문제 있는 이사들과 함께 사퇴해야 할 대상”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영담 스님은 현재 동국대 이사로서 최근에도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 석왕사 불법납골당 운영, 산하기관 아동학대 등으로 이사로서 자격 미달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법원이 무효판결을 내릴 때까지 이사장 직무대행을 주장하며 동국대 혼란을 가중시켰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다음은 참여불교재가연대 성명 전문.

성 명 서

동국대는 총장선출을 둘러싸고 2014년 12월 11일 코리아나 호텔 외압사건 이래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총장 후보자의 논문 대다수가 표절이요, 많은 수의 승려이사들이 사회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한 전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동국대에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던 많은 불자와 국민들은 이들에게 불교를 건학이념으로 삼는 종립대학의 운영책임을 맡기는 것에 대해서 이제는 회의를 넘어 분노마저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 참여불교재가연대는 종단의 혼탁상이 그대로 종립학교까지 오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조계종 총무원장의 범종단적 합의기구를 통한 대승적 해결을 촉구하였으나, 조계종 총무원장은 귀도 입도 꼭 닫아버린 채 예정된 일방통행의 수순을 밟아 나가며 불통의 상징처럼 되어가고 있습니다.

참여불교재가연대는 문화재 절도 의혹이 폭로되고 이에 대해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고 있는 이사가 이사장으로서 이사회를 소집하여 독신비구계 위반 이사, 모텔 소유 이사, 사기 전과 이사와 더불어 표절 총장을 선출하는 이 웃지 못할 상황만은 기필코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승려로서 신앙의 대상인 탱화를 절도해서 팔아먹는 것은 훼불이요, 매불(賣佛)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불교의 계율에는 살부(殺父), 살모(殺母), 살아라한(殺阿羅漢, 깨달은 자를 죽이는 행위), 파화합승(破和合僧, 교단을 분열시키는 행위), 출불신혈(出佛身血, 부처님 몸에 피를 내게 하는 행위 즉 聖物을 파괴하는 행위)의 다섯가지 범죄는 5역죄(逆罪)라 하여 반드시 종단에서 축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탱화 절도는 엄연한 매불 행위로 5역죄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이 사실이라면, 5역죄를 범한 자가 바라이죄(학문절도)를 범한 자를 선출하는 것으로 이는 말법시대에 불교를 망치기 위해 나타난다는 마구니들에게 종단의 천년대계인 종립학교를 넘겨주고 부처님의 가르침과 교단 자체를 망치려는 행위에 다름 아닙니다.

지금까지 밝혀진 객관적인 사실은
(1) 일면이사가 봉선사 말사인 흥국사 주지로 재직할 때 1700년대 제작된 탱화가 사라졌다는 점,
(2) 일면이사는 그 사실을 알고도 본사나 총무원에 보고하지 않은 점,
(3) 일면이사는 사라진 탱화와 똑 같은 모양의 탱화를 모사하여 법당에 걸어두었다는 점,
(4) 2004년경 봉선사 관내 비구니 승려 소유의 종단에 등록하지 않은 사찰에서 법당 아닌 방에서 흥국사 탱화가 발견되었다는 점,
(5) 보유하고 있던 비구니 승려도 흥국사 탱화라고 알 수 있는 탱화의 표기가 있었다는 점,
(6) 일면이사는 당시 조사 당시 탱화를 도난당하였다고 주장하였고 비구니 승려는 황학동 고물시장에서 구입하였다고 주장하였으며 종단은 징계회부유예조치를 하였다는 점,
(7) 성보를 분실하고 종단에 신고하지 아니하면 5년 이상의 공권정지나 제적의 징계에 처하게 되어 있고 중징계를 받을 자에 대한 징계회부유예조치라는 제도는 종단에 없다는 점,
(8) 일면이사는 비구니 승려의 사찰에 몇 번은 방문하였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참여불교재가연대는 여러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고, 지금까지 밝혀진 정황에도 불구하고 매불행위가 없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일면이사의 적극적 해명이 필요한 상황이고, 매불행위 혐의가 깨끗이 사라지기전에 그 혐의자가 소집하는 이사회는 인정할 수 없고 그곳에서 선출되는 총장 역시 총장으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중간고사 기간을 맞아 시험공부에 여념이 없어야 할 학생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조명탑 꼭대기로 올려보낸 책임은 전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조계종 총무원장과 동국대학교 이사들에게 있음을 밝혀둡니다.

4월 25일 총장 선출을 강행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상사의 책임 또한 조계종 총무원장과 동국대 이사들에게 있음을 경고합니다.

승려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각종 허물투성이를 뒤집어 쓴 채 그 자리에 잠시 앉을 수는 있겠지만 그 자리에 앉았다고 해서 허물이 저절로 벗겨지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참회하고 물러나지 않는 한 학생과 불자와 국민들은 결코 지금 내딛은 걸음을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참여불교재가연대는 그분들과 언제까지든 함께 할 것을 다짐하며 매불행위를 한 이사가 있다면 이는 반드시 종단에서 축출하도록 할 것이며, 허물투성이 이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종립학교의 이사회에서 쫓아내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을 경주해나가려고 합니다.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불기 2559년 4월 23일
참여불교재가연대 상임대표 허 태 곤

 

1292호 / 2015년 4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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