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선대회와 세계일화
무차선대회와 세계일화
  • 문광 스님
  • 승인 2015.04.2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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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世界一花)’라는 말은 성당(盛唐)시인 왕유(王維)가 쓴 ‘육조혜능선사비명’의 ‘세계일화 조종육엽(世界一花 祖宗六葉)’이라는 구절에서 유래했다. 세계는 하나의 꽃이며 조사의 종풍은 여섯 잎이라는 의미로 초조달마에서 육조혜능까지 내려온 중국 선종(禪宗)의 전등(傳燈)을 절묘하게 표현한 말이다. 근세에 이 세계일화라는 말을 세상에 널리 알린 장본인은 만공선사였다. 선사는 무학대사가 달을 보고 견성한 간월암을 중창하여 조국독립을 발원하며 천일기도를 올렸다. 훗날 덕숭총림 방장이 된 스님의 마지막 제자 원담선사가 천일기도를 회향한 지 사흘 만에 조국은 해방을 맞이했다고 한다. 고대하던 반가운 소식을 접한 만공선사는 무궁화 꽃을 먹물에 적셔 ‘세계일화’를 휘호하고는 다음과 같은 멋진 법문을 남겼다.

“세상 모든 것이 한 송이 꽃이니, 너와 내가 둘이 아니요, 이 나라 저 나라가 둘이 아니다. 지렁이, 참새 한 마리도 부처로 보고, 미웠던 원수들마저도 부처로 봐야 할 것이요,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도 부처로 봐야 한다는 것이 세계일화의 참뜻이다.” 그리고는 마지막엔 의미심장하게 ‘한국이 이제 독립했으니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한다.

이 세계일화의 가르침은 고봉선사를 거쳐 숭산선사를 통해 크게 빛을 발하게 된다. 스님은 전 세계 200여 국가에 한국선원을 설립했으며 스님으로부터 한국 간화선을 지도받은 제자가 무려 5만여 명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불교 세계화의 신기원을 이룩했던 숭산선사의 해외포교 대장정에는 만공선사의 ‘세계일화’의 가르침이 오롯하게 각인되어 있었던 것이다.

다가오는 5월16일에는 한국의 중심 광화문광장에서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 및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가 봉행된다. 역사상 가장 거대한 법회로 기록될 이번 무차선대회는 참가인원 20만 명 이상이 운집할 미증유의 법석이 될 것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현 조계종 종정이신 진제대선사의 적극적인 제안과 지원에 힘입어 성사되었다. 진제 종정예하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치 않은 이 시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승(禪僧)이자 세계에 한국불교의 위상을 드높인 대선지식이다.

큰스님의 해외전법여정이 시작된 것은 2010년 세계적인 신학자인 뉴욕 유니언 신학교 폴 니터 교수의 방한에서부터 비롯되었다. ‘부처님 없이 나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었다’는 파격적인 제목의 책을 출간하여 미국 종교계에 커다란 화제를 일으켰던 그가 종교 간의 대화와 소통을 위해 큰스님을 방문하여 화두를 받아 참선을 시작한 것이 그 발단이 되었다. 깊은 감명을 받고 돌아간 폴 니터 교수의 초빙으로 미국을 찾은 큰스님은 2011년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봉행된 간화선세계평화대법회에서 거대한 십자가를 배경으로 모든 종교와 사상을 초월해 참나를 깨달을 수 있는 간화선을 세계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훌륭한 수행법으로 제시한 바 있다.

사실 큰스님의 저력과 법력은 이 법회가 있기 이전에 있었던 세계종교지도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드러났다. 유대교,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등 각 종교를 대표하는 종교지도자들의 어떠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전광석화로 답변하는 선사의 모습에서 그들은 현존하는 세계불교계 최고의 도인이라는 강력한 영혼의 울림을 느꼈다고 한다. 그때의 일원이었고 현재 바티칸 교황청에 막강한 영향력이 있는 유대교 랍비 잭 뱀포라드 선생은 진제 종정예하를 만난 뒤 그동안 미국에는 진정한 불교가 없었음을 알았으며 진제선사야말로 전 세계에서 가장 ‘오소독스(orthodox, 정통의)’한 불교지도자라고 천명하고 있다.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주관한 미국 국가조찬기도회에 종정예하를 초빙하게 된 것도 바로 이런 연유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한국이 세계일화의 중심이 되어 세계 19개국의 불교고승과 이웃종교를 비롯한 종교지도자 300여 명을 초빙한다. 벌써부터 광화문 광장 법석에서 펼쳐질 진제 종정예하의 사자후와 무차선 법거량 향연이 기대된다.

문광 스님 탄허기념박물관 연구실장 naksanbosal@daum.net

1292호 / 2015년 4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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