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로가 내리는 모든 상서로움은 통치자인 왕 덕에서 나타남 역설

그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혼돈이 최초에 분화되어 사람이 처음 생겨났는데 몸에는 광명이 있고 날아다니는 것이 자재했으며 바람을 들이쉬고 이슬을 마셨다. 오곡을 생산하지 않았고 샘물이 솟아올랐으며 이슬이 내려주었다. 그것이 응결되어 돼지 비개처럼 부드러웠으니 이름을 지비(地肥)라고 하였다. 맛이 제호와 같았는데 사람이 먹으면 달았다. 이것을 좋아하게 되어 싫증내지 않고 먹어대는 바람에 그 몸이 점차 무겁게 되어 자기 스스로 들어 올릴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 때문에 땅이 비옥하긴 하지만 얇아지면서 오곡을 생산하게 되었다. 오곡을 생산하자 땅의 비옥함이 사라졌다.

성품을 극진하게 다하면
효성의 덕이 온전해지고
상서로운 감응이 있게 돼
현 상서로움 옛날엔 일상

사람들이 오곡을 먹기 시작하자 생각에 구멍이 숭숭 뚫리게 되었다. 익혀먹는 화생을 하려고 하니 샘물이 솟지 않고 순수한 기운이 마르면서 이슬이 달지 않게 되었다. 성스러운 임금과 밝은 지혜를 지닌 왕이 출현하기를 기다려 하늘의 덕에 합치되어 순수한 기운을 지키게 되었다. 그러자 감로가 내리고 단 샘물이 솟아났다. 시절이 곧고 길상하고 신령스럽고 상서롭게 되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면서 하늘에 응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서 볼 때, 지금 시대에 나타나는 상서로움은 옛날에는 일상적인 것이었다. 요순시대에는 몇 차례의 상서로움이 있었고 삼대(三代) 때에는 기록이 없으며 춘추에도 실려있지 않다.

서한 무제 때에 이르러 감로가 내렸다. 이 해를 시작으로 대대로 이어지면서 감로가 내리는 일이 있었다. 밝은 우리 임금이 나온 홍무 8년 성조(聖祖)께서 재궁(齋宮)을 찾아뵙고 상제에게 제사를 올리자 궁을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 가지에 감로가 내렸다. 가지에 응결되어 매달린 채로 아래로 드리워졌는데 그 형상이 마치 구슬과 같았으며 그 달기가 엿과 같았다. 이에 여러 신하들에게 칙명을 내려 채집해서 마셨다. 그리고 명을 내려 시와 노래를 짓게 하고 글을 지어서 기록하게 하였다.

세묘(世廟)[명나라 가정제 주후총이 그 아버지인 흥헌왕 주우원을 위해서 세운 묘이다. 역자주]에서도 그러하였다. 이를 통해서 감로가 내리는 상서로움은 모두가 왕의 덕에서 나타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들판에 내린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지금 용산(龍山)의 장자(張子)가 세상을 울릴 만큼 효성이 돈독하여 감로가 뜰에 있는 괴목나무에 내리는 감응이 있었는데 향기가 아름답고 특별하여 열흘이 지나도록 흩어지지 않았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시험 삼아 논의해보겠다.

효도는 하늘의 상도(常道)이며 땅의 의로운 일이며 사람이면 행해야 하는 것이다. 효성의 덕이 지극하면 중화(中和)의 기운이 자라난다. 중화의 기운이 자라나면 순수한 기운을 지킬 수 있고 순수한 기운을 지킬 수 있으면 하늘의 덕에 합치하게 된다. 하늘의 덕에 합치하면 곧고 길상스러운 감응이 있게 된다. 그러므로 감로가 내리고 단 샘물이 솟아오르는 것이다.

대저 효도는 하나여서 천자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본래 두 가지 이치가 없다. 다만 마음이 원만하고 기운이 충족되어있는 사람은 감응이 신속하다. 오래 유지되기도 하고 짧은 시간만 감응하는 이치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이 때문에 “장자의 효성에는 원래 알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다. 그러므로 곧고 상서로운 감응이 이와 같이 오랫동안 간 것이다”고 말한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지극하지 못한 점이 있다.

아! 사람의 마음이 나약해진 것이 오래 되었음이여. 그렇긴 해도 이 몸이 없지는 않다. 이 몸이 있으면 이 성품이 없지 않다. 이 성품을 극진하게 다하면 효성의 덕이 온전해진다. 그리하여 곧고 상서로운 감응이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람 가운데 장씨 같은 사람이 있으니 한 사람이 효도하면 가정이 흥하고 백 사람이 효도하면 한 고을이 흥하고 천만억조의 사람들이 효도하면 나라가 흥하여 천하에 파급효과가 미칠 것이다.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292호 / 2015년 4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