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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원각·대원 스님 회동 의미 있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5.05.11 11:00
  • 댓글 0

해인총림 방장 원각 스님이 최근 공주 학림사를 방문해 오등선원 조실 대원 스님을 만났다고 한다.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두 스님이 해인총림 방장 후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회동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연유를 알고 보면 참으로 훈훈한 만남이요, 어른의 행보에 걸맞다.

원각 스님이 대원 스님을 찾은 직접적인 이유는 해인총림을 운영하는 데 따른 자문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공주에 오등선원을 개설해 대중을 지도해 온 대원 스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겠다는 원각 스님의 하심과 지혜가 빛을 발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대원 스님 역시 원각 스님의 방문을 반기는 것은 물론 방장으로서의 예까지 갖췄다고 한다. 대원 스님의 품이 얼마나 넓은지 또한 직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방장 선출을 둘러싼 과도한 기류가 한 달 넘게 해인사에 흘렀던 건 사실이다. 표로 당락이 결정되는 만큼 표심을 사기 위한 선거전략은 늘 있게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후보 당사자의 의지와는 다르게 다소 과열양상으로 치달았다. 그나마 종단의 어른을 선출하는 선거인만큼 상호비방까지 치닫지 않았던 게 다행이었다. 선거든 추대든 두 사람 이상이 후보자로 나설 경우 한 사람은 선거(추대)에서 이기고, 한 사람은 진다. 그에 따른 앙금도 남을 수 있다. 조계종의 대부분 선거 후 상황을 종합해 보면 갈등으로 치닫는 경우가 허다했다.

원각 스님과 대원 스님은 이러한 폐단을 사전에 막았다. 추대 직후 원각 스님은 ‘개인적으로는 대원 스님이 방장이 되시길 바랐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대원 대종사님을 잘 모시고 문중의 화합을 위해 힘 쓰겠다’고 전했다. 대원 스님 역시 ‘방장으로 선출된 원각 스님을 중심으로 해인사가 하루 속히 안정과 화합을 이루고, 이를 토대로 총림의 수행가풍을 크게 펼쳐 달라’고 당부했다. 산중총회 직후 일어날 수 있는 혼란의 불씨마저도 사전에 진화한 셈이다.

당시 사부대중에게 전했던 두 스님의 일언이 결코 허언이 아님을 두 스님은 이번 회동으로 보여줬다. 대원 스님을 찾아 총림운영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원각 스님을 중심으로 화합하라는 대원 스님의 당부가 방증하고 있다. 선거 후 승가가 보여야 할 모습이다. 해인사 일부 스님들이 산중총회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진행하고 있는 소송이 하루빨리 중단되어야 할 이유를 두 스님은 보여주었다.

해인총림 방장 원각 스님과 오등선원 조실 대원 스님의 이번 회동은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청정승가로 가는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1294호 / 2015년 5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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