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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대학생포교-충주 석종사

11년째 대불련 수련회 개최…대학에 지도법사 파견도

▲ 올 3월, 석종사에서 ‘행복한 대학생활을 위한 도움닫기’를 주제로 대불련 겨울 수련회가 열렸다. 대학생 불자들을 각별히 아끼는 혜국 스님은 수련회마다 두 차례 법문을 펼친다.

대학생 포교는 계층포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어린이·청소년과 장년층을 잇는 가교역할을 하는 것과 동시에 불교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을 키워내는 불사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학생 포교 활성화에 대한 논의는 종단 차원에서 꾸준히 진행돼왔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포교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조계종 포교원이 주최한 종책 연찬회에서 장성화 군종교구 기획실장은 “2003년 대학생 선교회 여름수련회 참석인원은 1만여 명이었지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 여름캠프 참석인원은 150여 명에 불과했다”며 “한국대학생선교회와 비교한다면 대불련은 열정과 의지는 있지만 재정적 어려움 등으로 열악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생 포교에 대한 원력을 바탕으로 10년 넘게 대불련에 대한 각종 지원을 이어오고 있는 사찰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충주 석종사다.

대불련 수련회 장소 정착되며
프로그램 다양화로 수준 높여
장학재단 통한 장학금 지원에
회원 세배로 늘어난 지회있어

혜국 스님 특별한 관심·애정
대학생 활동 지속적인 지원에
청년포교 중심사찰 자리매김

대불련은 지난 2004년부터 석종사에서 겨울 수련회를 개최해왔다. 올해까지 11회째, 석종사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대학생 불자들을 품어왔다. 대불련 건국대 충주캠퍼스 지회에 지도법사를 파견해 학생들의 신심을 증장시키는 한편, 지회 법회가 여법하게 봉행될 수 있도록 환경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도를 중심으로 결성된 장학재단을 통해서는 대학생 불자들의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불교의 미래를 길러내는 도량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석종사 전경. 이웃종교인구가 많은 지역특성에도 불구하고 대학생 포교 등을 바탕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했다.

이러한 결실은 지역 종교인구 대다수가 기독교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특히 인근 건국대 충주캠퍼스에는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보다 전국 각지에서 입학한 학생들이 많아 포교에 어려움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석종사 신도 역시 지역주민이 아닌 전국에서 찾아오는 불자들이 많다. 대학생 눈높이에 맞춘 포교를 펼치겠다는 석종사의 원력과 결단은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계층포교의 새 지평을 열게 된 계기가 됐다.

2000년대 들어 조계종은 간화선을 대중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한 방안을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었다. 대불련도 그러한 흐름과 연계해 간화선을 접목한 수련회를 기획하고 장소를 물색했다. 하지만 대학생 포교에 대한 불교계 인식이 미비했던 탓에 공간을 대여하는 데 차질을 빚었다. 그러던 차에 대불련은 주변의 권유로 혜국 스님을 찾아 전후사정을 이야기했다. 당시 석종사는 불사가 한창 진행 중인 관계로 대불련을 위한 공간을 내주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스님은 대학생 불자들의 신심을 칭찬하며 쾌히 공간을 허락했다. 소임스님들과 종무소 직원들에게는 수련회가 여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지시하기도 했다.

그때까지 대불련은 괴산 다보수련원과 장성 백양사 등 전국 각지를 전전하며 겨울 수련회를 진행해왔지만 혜국 스님의 관심과 지원으로 2004년부터는 석종사에서 안정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 석종사는 단지 장소를 대여해주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스님들은 겨울 수련회에 참가한 대학생들과 함께 포행하거나 참선을 지도하는 등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대불련도 이를 바탕으로 ‘선후배가 함께 배우는 사찰 속 불교이야기’ ‘108배’ ‘마음나누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 수련회에 참석한 대불련 회원들은 “석종사에 감사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 가운데 학생들이 최고로 뽑는 시간은 단연 혜국 스님의 법문이다. 연비와 장좌불와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치열한 수행을 거쳐 수많은 납자와 불자들을 제접해 오고 있는 혜국 스님은 수련회 기간 동안 특별히 두 번에 걸쳐 법문을 한다. 스님은 마냥 어려운 내용의 불교교리가 아니라 대학생들이 안고 있는 고민을 현 시대상과 연결해 대화를 나누듯 법문을 펼친다. 통일시대를 맞이하는 이 시대 청년 불자들의 역할, 불교의 세계관과 기초교리 등을 대학생들의 가슴에 잘 새겨지도록 이야기한다. 또 대학생들은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이나 진로에 대한 걱정, 신행생활에 대한 궁금증 등을 묻고 혜국 스님이 답변하는 즉문즉설이 열리기도 한다.

홍지연 대불련 지도위원장은 “어떻게 표현해도 모자랄 만큼 대불련 법우들을 사랑하시는 혜국 스님과 열심히 정진하는 석종사 스님들, 공부하러 오시는 신도님들이 보내주시는 격려의 마음 덕분에 여법한 법회를 진행해올 수 있었다”며 “대학생들과 보다 좋은 시간을 만들어내기 위한 대불련 집행부의 노력에 호응해주신 혜국 스님과 석종사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혜국 스님의 관심은 대불련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3년 대불련에 등록한 건국대 충주캠퍼스 지회는 동아리방 바닥이 내려앉아 강의실에서 법회를 열어야했다. 이에 석종사는 현 교무국장 진철 스님을 지도법사로 파견해 바닥을 보수하고 불단도 정비하도록 했다. 그러한 노력으로 이채은 현 대불련 회장이 소속된 건국대 충주캠퍼스 지회는 회원이 5명에서 15명으로 급증하는 결실을 거두기도 했다. 신도를 중심으로 결성된 해전장학회에서도 대불련 회원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석종사 사부대중이 대학생 포교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생 포교와 관련된 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학생 포교에서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더 절실한 것은 결국 관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보다 규모가 컸고 조직도 잘 정비됐던 2000년대 초반까지 대불련은 지역사찰의 크고 작은 행사에 힘을 보태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취업에 초점을 맞춘 대학교육과 종교에 대한 관심이 저하되고 있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규모는 차츰 축소됐고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변했다. 지원이 경제적인 부분에만 치중된다면 지회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대불련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대학생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겠다는 비전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따뜻한 관심을 전하는 역할이야말로 현재 대불련이 가장 필요로 하는 대목인 것이다.

진심어린 관심과 깊은 애정에서 비롯된 석종사의 활동은 대학생 포교의 모범을 보인다는 측면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감동을 선사해 결국에는 자발적으로 불법에 귀의하도록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올 7월, 석종사 경내에 템플스테이관인 ‘선림원’이 완공될 예정이다. 그동안 대불련 겨울 수련회는 동안거를 피해 학기 중인 3월경 개최돼왔다. 하지만 선림원이 완공되면 방학기간에 수련회를 개최할 수 있게 돼 더욱 많은 대학생 불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생 포교에 매진해온 석종사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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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고민 공감은 대학생 포교의 힘”

석종사 교무국장 진철 스님

 
대불련 겨울 수련회에 참여해 대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석종사 교무국장 진철 스님은 “대학생들을 앉혀놓고 어려운 법문을 하기보다는 그들의 자발적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부처님 가르침을 이 시대에 맞게 풀어내 불법에 쉽게 다가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련회에서 오랜 시간 앉아서 참선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는 대학생들에게 누워서 할 수 있는 와선을 권하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다.

건국대 충주캠퍼스 지도법사이기도 한 스님은 대학생 눈높이에 맞는 법문을 위해 다방면에 걸쳐 공부를 하고 있다. 법문 시간에 스님은 청년실업을 비롯한 사회적 이슈는 물론이고 남북통일과 세계평화 등 갖가지 주제를 놓고 이야기를 나눈다. ‘반야심경’ ‘천수경’ 등 경전 내용을 녹여내 자연스럽게 불교적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때문에 대학생들은 법회가 따분하다고 여기는 대신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불자로 거듭난다.

결국 ‘공감’이 대학생 포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게 스님의 주장이다. 스님은 “가만히 앉아서 사찰을 찾길 바라기만 한다면 아무도 오지 않는다”며 “스님들이 직접 발로 뛰며 대학생들에게 다가가 아픔과 기쁨을 함께하는 순간들이 쌓이고 쌓일 때 비로소 스스로 사찰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7월 완공될 400여 평 규모의 템플스테이관 ‘선림원’에 큰 기대를 품고 있다. 그동안 대불련 겨울 수련회는 참선을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선림원을 활용한다면 대학생에 걸맞은 활동적인 프로그램이 실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진철 스님을 포함한 석종사 관계자들은 대학생들을 일방적으로 이끄는 게 아닌, 동등한 위치에서 공감하고 함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그 마음 마음이 모여 석종사 대학생 포교의 미래를 더욱 밝게 만드는 힘이 돼주고 있다.

[1296호 / 2015년 5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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