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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보광 스님 표절 총장’ 인정했나

  • 교계
  • 입력 2015.06.10 16:15
  • 수정 2015.06.11 12:35
  • 댓글 33

잇단 왜곡 보도에 무기력 대응 일관 논란

▲ 경향신문은 6월6일자로 김명환 서울대(영문학) 교수의 칼럼을 게재했다. 동국대 총장선출과 관련, 보광 스님에 대해 비판 입장을 지속적으로 게재했던 경향신문이 이번에는 칼럼을 통해 동국대 폄하를 이어갔다. 김 교수는 종단 고위층이 외압을 했다고 비판하면서 동국대 문제에 종단 고위층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등 종단개입을 요구하는 해괴한 논리를 펼쳤다.

동국대 총장선출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경향신문·시사IN 등 일부 언론들이 동국대를 지속적으로 폄하·왜곡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동국대는 해당 언론사에 일체 반론이나 시정요구를 하지 않아 동국대 스스로 보광 스님을 ‘표절총장’으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낳고 있다.

경향·시사IN 등 잇따른 왜곡 보도
동국대 시정 요구 없이 침묵 일관
고공농성 끝났지만 불씨는 여전
교수회도 “농성 끝나지 않았다”
보광 스님 지지자들도 “부끄럽다”
적극 대응하지 않을 땐 퇴보할 것
“동국대 폄훼세력에 단호한 대응을”

경향신문은 6월6일자로 김명환 서울대(영문학) 교수의 칼럼을 게재했다. 동국대 총장선출과 관련해 보광 스님의 비판 입장만을 지속적으로 게재했던 경향신문이 이번에는 칼럼을 통해 동국대 폄하를 이어갔다. ‘조계종 지도부와 동국대 이사회는 결단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 김명환 교수는 보광 스님의 총장선출에 극렬한 반대를 했던 경향신문 기자출신 한만수 동국대 교수협의회장과 대부분 비슷한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교수는 이날 기명 칼럼을 통해 지난해 8월 서울대 총장의 자기표절 의혹 문제나 최근 불거진 서울대 교수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 않은 채 동국대에 대해 혹독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칼럼에서 “지난해 12월에 연임이 유력했던 전임 김희옥 총장이 조계종 종단 고위층의 부당한 압력으로 중도 사퇴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며 “이사회가 연구부정 행위가 확인된 교수인 보광 스님을 총장으로 뽑는 무리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조사 결과 보광 스님은 논문 18편의 표절 및 중복게재가 확인돼 중징계를 요청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그런데 이사회에서)엉뚱하게도 표절 판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검증하고 있다”며 “참으로 학교망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명환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이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당시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희옥 전 총장이 아들의 경기대 법학과 교수 임용 과정의 외압논란을 비롯해 김 전 총장이 KCC와 370억원대 공사를 수의계약 맺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특히 2007년과 2011년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에서 보광 스님이 잇따라 1등으로 올라왔지만 이사회와 종단은 오영교, 김희옥 전 총장을 전략적으로 공천해 선출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칼럼에서 이같은 구체적인 상황 설명 없이 한 때 수혜자였던 김희옥 전 총장에 대해서만 ‘종단 고위층의 부당한 압력으로 중도 사퇴했다’고 강조해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김 교수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이하 연구진실위)의 입장을 인용해 보광 스님을 18편의 논문을 표절한 부도덕한 인물처럼 서술한 부분도 문제가 많다는 비판이다. 당시 박정극 동국대 학술부총장이 위원장을 맡은 연구진실위가 보광 스님 논문 18편을 표절로 판정했지만 조사도 제대로 않고 표절총장으로 낙인찍었음이 이미 명백히 밝혀졌고, 박정극 위원장이 논문표절심사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이사장에게 보광 스님의 징계를 요청한 불법적인 사실까지 드러났다. 심지어 연구진실위에 참여했던 정승석 전 불교대학장과 김상겸 법과대학장은 “연구진실위원들이 지난해 12월 중순 김희옥 총장의 재임을 지지하는 교무위원 성명에 서명했으며, 연구진실위의 판정 과정에는 통상적인 절차가 시종일관 지켜지지 않았다”는 중대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 ‘조계종 지도부와 동국대 이사회는 결단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한 김명환 교수는 보광 스님의 총장선출에 극렬한 반대를 했던 경향신문 기자출신 한만수 동국대 교수협의회장과 대부분 비슷한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렇지만 김 교수는 칼럼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교수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한만수 국문과 교수가 동일한 논문을 제목만 바꾸어 다른 학술지에 게재해 ‘자기표절의 완성판’이라는 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고, 동료교수를 폭행하고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일체 다루지 않았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보광 스님을 18편 논문을 표절한 부도덕한 인물로 규정한 뒤 마치 이사회에서 징계를 통해 총장 직위를 빼앗는 게 순리인 것처럼 쓰고 있다. 특히 그는 총장 선출 과정에 총무원 고위층이 개입했다고 비판해놓고는 결론적으로 조계종 총무원장과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등 대학 일에 종단 개입을 요구하는 해괴한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보광 스님을 지지했던 동국대 한 교수는 “보광 스님이 총장이 되기 전에 300명이 훨씬 넘는 교수와 직원들의 적극적인 지지 성명이 있었다. 동국대 사정도 제대로 모르는 서울대 영문과 교수가 특정 모임의 입장만을 반영해 폄하해도 괜찮을 정도로 동국대가 우습게 된 것이 슬프다”며 “동국대는 학교 차원에서 경향신문과 김명환 교수에 대한 공개사과를 요구한 뒤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법적으로라도 반드시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의 동국대 폄하 보도는 경향신문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김희옥 총장 때에도 반대시위를 벌여 징계처벌을 받았던 최장훈 대학원 총학생회장이 고공농성을 벌이는 과정에서 그의 입장만 반영된 기사들이 잇따라 보도됐으며, 심지어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석왕사 불법납골당 운영·산하기관 아동학대 등으로 이사로서 자격 미달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영담 스님을 비롯해 변호사법 위반·공직선거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실형을 받았던 김영국 전 바른불교재가모임 대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됐던 이운영 동국대살리기비상대책위원장, 출가승려임에도 룸싸롱을 가서 비난을 받고 있는 명진 스님 등이 최장훈씨를 격려 방문하거나 개입해 언론에 보도가 되기도 했다.

특히 시사IN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5월23일자 커버스토리를 통해 동국대와 조계종을 전면 비판하기도 했다. 해당 기사는 보광 스님 및 종단 비판에 앞장섰던 정봉주 전 민주당 국회의원과 ‘나는 꼼수다’를 함께 진행했던 주진우 기자가 썼다. 주 기자는 기존의 바른불교재가모임이나 동국대 교수협의회 주장 등을 토대로 “표절 스님 오신 날?” 등 기사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동국대 기사와 관련해 이사회가 총장을 임명하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총무원장은 불교대학 교수인 보광 스님을 단독 총장으로 추대했다’고 기사화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이 같은 동국대 비난·폄하기사가 잇따르고 있음에도 이를 적극 해명해야할 동국대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동국대 집행부의 무기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 학교 관계자는 “일부 보직 교수들은 이미 총장이 선출된 상황에서 좋게 좋게 얘기하고 기다려서 마무리하는 게 최선 아니겠다는 얘기를 공공연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국대 홍보팀조차 “해당 보도를 접해 알고 있다. 반론보도나 시정요구는 안했다”며 “지금 동국대는 이사장과 총장 취임식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의 이 같은 무기력한 언론 대응이 지속됨에 따라 동국대가 보광 스님의 표절을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많다. 또 오래지 않아 동국대가 다시 분란이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한만수 교수회장을 비롯해 권승구, 김준, 박순성, 한철호, 홍윤기 교수 등은 6월8일 ‘릴레이단식과 천막강의를 거두며’라는 글을 통해 “이제 기말고사를 맞이하면서 1학기 천막을 일단 거두고자 한다. 그러나 그 천막은 곱게 접어 언제든 다시 쓸 수 있도록 잘 간수하겠다”며 “교수비상총회 만장일치 결의내용을 비롯해 그 이후 제기된 비리이사 문제 등이 단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천막만 정리해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동국대 문과대학의 한 교수는 “개인적으로 보광 스님이 학자와 학교행정가로서 유능함을 갖춘 훌륭한 스님이라고 생각했지만 솔직히 현재 학교상황과 여론에서 나 자신이 보광 스님을 지지한다고 말하기도 부끄럽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4년 뒤 동국대 구성원들은 보광 스님이 총장을 맡게 된 것을 불행한 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동국대 폄훼세력들에 대한 단호한 대처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298호 / 2015년 6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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