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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모연, 기부문화의 촉진제 되길

4월25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 북서쪽 지역에서 진도 7.8의 강진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2만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30만 채 이상의 가옥이 붕괴돼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피해 규모가 점차 늘어나면서 세계 곳곳에서 구호의 손길이 이어졌다. 대한민국 불교계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조계종이 지진 발생 이틀 후 20만불을 지원하기로 하고 긴급재난구호봉사단을 급파했다. 이어 전국 각지 사찰과 불교단체는 모금에 동참하며 정성을 보탰다.

끊이지 않는 모연에 불교계도 놀라고 있다. 공익법인 아름다운동행에 따르면 모금 한 달여 만에 전국의 사찰과 단체, 개인 등 1500여 곳으로부터 12억여 원이 모연됐다. 지금도 꾸준히 기금이 모여지고 있어 물품지원을 넘어 다른 방식의 지원도 검토되고 있다. 법보신문에도 5월 한 달간 구호기금으로 1600만원이 답지했다. 법보신문은 네팔 현지 NGO 드록포와 직접 연계, 텐트와 침낭 등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마을재건 활동을 지원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과 손잡고 한 달 넘게 긴급구호를 진행해온 더프라미스는 6월1일 다딩 지역에 어린이들을 위한 임시 초등학교를 건립하는 교육불사를 시작했다. 지구촌공생회도 6월 말 활동가를 현지에 파견해 교육시설 재건과 건립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2억여 원의 모연금은 복구와 재건사업에 집중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긴급구호의 새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불교계 NGO단체들의 활동과 동참해 준 불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훈훈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지만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다. 그것은 모연을 진행한 불교계 단체들의 역할이다. 당연한 지적이겠지만 모연된 기금 전액이 네팔 복구와 재건에 사용돼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돼야 한다. 우리는 몇 해 전 한 대형 NGO가 회원들의 기금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해 한순간에 몰락하는 사례를 지켜봤다. 한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구축하는 데에는 헤아릴 수 없는 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 불자들의 정성으로 모연된 기금이 합당한 목적에서 단 1%라도 벗어나 사용된다면 수년전 발생한 사례를 똑같이 걷게 될지 모른다.

▲ 임은호 기자
불교계에서 십시일반 모아진 모연금이라는 구슬을 어떻게 꿰느냐에 달렸다. 네팔 대지진 참사라는 불행을 통해 모처럼 발현된 불교계의 보시행이 정착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투명성이 담보돼야 신뢰를 얻게 되고 이를 통한 회원들의 지속적인 후원은 불교계의 나눔활동이 더욱 커질 수 있는 길이다. 불교계가 신뢰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단계 높은 보시행을 펼친다면 우리의 서원보다 더 큰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물들이 기부문화의 촉진제가 돼 사회의 아픔에 적극적으로 마음을 내는 불자들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98호 / 2015년 6월 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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