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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대화랑’ 관광지개발 vs 유적 보존 ‘팽팽’

  • 해외
  • 입력 2015.06.23 15:18
  • 수정 2015.06.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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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모가오굴 인근에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지역 주민과 사적보존운동가들은 유적 훼손 우려를 지적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모가오굴(莫高窟) 인근을 거대 관광지로 개발할 움직임을 보이자 유적 훼손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中정부, 세계유산 모가오굴 인근에
테마공원 조성·관광객 유치 추진
지역주민·사적보존 운동가 반대
“훼손 후엔 이윤 창출도 사라져”

무역의 교차로이자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실크로드의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한 불교유적 모가오굴은 종교·문화·사상 면에서 중요한 유적지로 손꼽힌다. 동서 문물 교류의 역사뿐 아니라 불교의 아시아 전파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1930년대까지 스님들이 사용하며 관리해온 이굴은 492개의 석굴 사원으로 이루어졌고 불교미술의 1000년 역사를 보여주는 입상과 벽화로도 유명하다. 특히 2000점 이상의 조각과 거대한 벽화들로 인해 ‘사막의 대화랑’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모가오굴은 1987년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며 그 인근까지 방문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나 지난해 이곳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81만 명에 이른다. 이에 중국 당국은 거대한 자본을 들여 관광지 조성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모가오굴 인근 대규모 공원 조성에 대한 계획을 수립했다.

아직 사업계획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뉴욕타임즈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동굴 주변에는 ‘실크로드 마을’이 조성될 전망이다. 이 마을에는 대규모 호텔과 쇼핑센터, 박물관, 음식점, 주차장, 와인저장소 등이 들어서게 된다.

중국 당국은 관광지 조성으로 2017년부터 213만명 이상이 이 지역을 찾을 것으로 보고 매년 88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2020년경에는 14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을 비롯해 오랜 시간 이 지역 석굴을 관리, 연구해온 둔황연구소는 관광지 개발을 마냥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대규모 관광시설 개발이 모가오굴을 비롯한 주변 환경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학자와 사적보존운동가들은 이미 수년 전,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동굴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둔황연구소는 동굴에서 약 16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방문자 센터를 설립해 관람 전 교육을 진행하고 하루 6000명 이하로 관람객을 제한하고 있다.

1963년부터 둔황연구소에서 근무하며 ‘둔황의 딸’로도 불리는 판진쉬씨는 “동굴과 함께 주변도 당연히 보호돼야한다”며 “우리는 유적이 파괴될 것이 뻔 한 이 관광개발이 현실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 동굴 속 온도와 습도 상승, 이산화탄소 증가 등으로 훼손될 것”이라며 “보존 기준을 넘긴다면 일시적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개발에만 치중하고 문화재 보호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관광 이윤 창출은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쉬총 비영리 문화유산 그룹 베이징문화유산보호센터 대표도 지난 3월 중국 외교부가 출판한 세계문화유산 잡지에서 “정부는 지난 20년 동안 오직 돈만을 위한 관광 사업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 계획은 동굴의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관광지 개발을 비판한 바 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299호 / 2015년 6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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