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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한일 수교는 아베 사과로부터 시작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5.06.29 14:07
  • 댓글 0

‘종전 70년, 한일수교 50년이 지났다. 그동안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한·일간 노력으로 해결하고자 했으나 일본측의 무시와 냉대 속에 아무런 진전도 없는 상황이다. 이제 일본 스스로의 자각과 반성을 기다리기보다 제3자인 미국의 법원에서 사법적 판단에 의해 규명하고자 한다.’

한일수교 50년을 맞아 나눔의 집이 전한 메시지다. 한반도가 화염에 휩싸였던 1951년 10월 예비교섭을 시작으로 14년간의 길고 긴 협상 끝에 1965년 6월22일 한일협정이 체결됐다. 그에 따른 평가야 다양하겠지만 분명한 건 ‘굴욕협정’이었다는 사실이다. 일본 측의 반대로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나 반성의 문구는 담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구권 자금 확보를 위한 한일협정이라는 날선 비판이 오늘날에도 일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일협정을 통한 과거사가 깔끔하게 정리 안 되니 양국을 급랭정국으로 몰아가는 문제는 몇 년이 멀다하고 재연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일본 지도자들의 왜곡된 역사인식에 기인한 일본 지도자들의 망언은 틈만 나면 터져 나온다. 태평양 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는 총리가 바뀔 때마다 초미의 관심사가 떠오를 지경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과거 침략역사에 대해 그는 ‘침략의 정의는 정해진 것이 아니다’라는 억측을 서슴없이 주장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모집에 대해 일본군이 강제 연행했다는 뜻을 담은 ‘고노담화’도 부정하려 하고 있다. 그 총리가 한일수교 50주년을 맞아 우리에게 ‘새 시대를 열자’고 손을 내밀었다.

우리가 일본과 함께 ‘새 시대’를 열지 못 할 이유는 없다. 양국의 문은 이미 활짝 열려있다. 그러나 어떻게 열 것인가? 일본의 지난 과오를 그냥 다 묻어두고 이제부터 시작하자는 것인가? 자국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명시하면서 어떻게 우리와 손을 맞잡자는 것인가? 한일협정 50년을 맞아 쏟아 낸 아베의 말은 자신의 전방위 우경화 행보에 힘을 보태달라는 억지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사회 각계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어설픈 과거사 봉합이 오히려 한일 양국의 진정한 화해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한일 수교 50년의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아베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진정 ‘새 시대를 열겠다’면 말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절규마저도 외면하는 아베 정부와의 진정한 화해는 요원하다.


[1300호 / 2015년 7월 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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