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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역사유적, 관광개발 대신 역사를 복원하자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5.07.13 11:37
  • 댓글 1

세계유산위원회가 백제역사유적 지구를 유네스코 세계목록에 등재키로 최종 결정했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익산 미륵사지와 부여 정림사지를 포함한 역사·문화적으로 중요한 8곳을 연결한 연속유산이다. 백제시대의 역사유적이라 하면 산성이나 유교 사원도 있지만 대부분 불교유적이다. 따라서 백제역사유적지구 유네스코 등재 소식은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불교를 중심으로 문화재청과 지자체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실질적 활용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교계와 문화재청 지자체 삼박자가 어우러진 활용방안이 나오면 다행이지만, 서로 어깃장 놓는 방안만 속출되면 갈등만 깊어질 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우선 지자체가 유적을 대하는 시각부터 보자. 정림사지 관리 행태가 방증하고 있다. 1979년부터 1984년까지 5년여에 걸친 대대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그 옛날 사명이 정림사라는 사실과 함께 백제식 가람배치를 확인했다. 이후 정림사지는 방치되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계는 정림사지에 스님이 상주하며 절터에 남아 있는 5층석탑(국보)과 석불좌상(보물)을 관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수 년 째 답이 없다. 어떻게 하자는 건가? 복원도 안 하고, 스님 상주도 안 된다면 도대체 부여군은 정림사지를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것인가?

지자체의 인식 수준이 이 정도라면 유네스코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운명은 명약관화하다. 공주, 부여, 익산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로서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만을 이용해 예산확보에 열을 올릴 것이다. 그리고는 절터 주변에 놀이와 음식점 등의 편의시설을 들여놓는데 급급할 것이다. 성지개념은 완전히 배제하고 관광코스 개발을 통한 세수확대에만 눈멀 것이다. 문화유산의 재해석이나 재활용은 아예 염두에 두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자체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태에 비추어보면 그렇단 말이다.

전문가들은 백제역사유적지구 보존·관리·운영할 통합관리 시스템을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불교계를 배제한 통합관리 시스템은 무용지물임을 알아야 한다. 유적지구 활성화는 지역주민, 해당유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관과의 소통 없이는 불가능하다.

남아있는 건축물과 주변 풍광만 보여주면 된다는 식의 고루한 인식은 지금이라도 걷어치워야 한다. 해당 유적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복원에 힘써야 한다. 무엇보다 스님들을 상주시켜야 한다는 교계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1302호 / 2015년 7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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