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유독 효를 근본이라 지칭[br]극진하면 모든 계품을 일심에 구족
부처님은 유독 효를 근본이라 지칭[br]극진하면 모든 계품을 일심에 구족
  • 박상준 원장
  • 승인 2015.07.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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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공생이 세존의 행리처를 간파한 것처럼 자신의 집 속을 간파해낼 수 있다면 이것은 집에서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살아 움직이는 일에 불과할 뿐이다. 다시 어떤 법을 일러 희유한 법이라고 하겠으며 어떤 일을 희유한 일이라고 하겠는가. 만약에 이것을 보지 못하고 단지 문자의 형상으로만 다투어가면서 찬탄한다면 훗날 고개 돌려 한 번 바라볼 때 희유하지 못한 것을 보게 될까봐 걱정스럽다. 하생이 법어를 청했으나 이 노인은 설할만한 법이 없다. 그러므로 그 말에 따라서 이렇게 말해주노라.

향림이라는 자 이야기
대도(大都)에서 온 자선장로(慈善長老)의 이름이 진효(眞孝)인데 달사(達師)께서 자를 지어 향림(香林)이라고 하였다. 나에게 그 뜻을 설명해달라고 청하였다.

내가 오양(五羊)[중국 광주의 다른 이름이다. 역자주]에 거처할 때 서양의 선박이 전단을 싣고 오는 것을 보았다. 생산된 곳을 물어보았더니 향지국(香之國)[남인도 칸치뿌람 지역으로 달마대사가 젊은 시절을 보냈던 팔라바왕국의 수도이다. 역자주]에서 난 것이라고 하였다. 그곳에는 가장 독성이 강하고 큰 뱀들이 많이 산다. 그 뱀의 몸에서 나오는 독은 강렬해서 해독할 수가 없는데 오직 이 전단향을 의지해서 해독시킬 수 있다. 그 때문에 독이 있는 곳에 이 향을 바르면 시원해진다고 한다. 향은 뱀의 독으로 인해서 더욱 강해진다.

또 그 전단나무도 홀로 자라는데 이 나무가 자라는 곳에는 여러 가지 초목들이 자라지 못한다. 그리하여 전단향 나무만 숲을 이루게 된다. 그러므로 고덕이 말하기를 “전단나무 숲 속에는 보통의 나무가 없다”고 한 것이다.

지금 달사께서 향림이라는 자로 진효를 찬미하였으니 그 자(字)가 어찌 의미가 없는 것이겠는가. 우리 석가세존본사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계·정·혜 삼학(三學)을 설하셨다. 그 중에 유독 계에 전적으로 주안점을 두어 계품이 매우 많다. 범망대계(梵網大戒)를 특히 존중했는데 이 계는 재가보살을 가르치는 것이어서 금강의 굳은 마음이 아니면 수지하지 못한다.

삼가 경을 열어서 계품을 보면 효(孝)를 근본으로 삼고 있다. 그러므로 경에서 말하기를 “효를 이름 하여 계라 한다”고 하였다. 이 뜻을 말해보면 부모에게 효순하고 스승과 승가의 삼보에 효순하고 지극한 도를 지닌 법에 효순하고 일체중생에게 효순하라는 것이다. 또 율장에도 계품이 실려 있는데 대강 나열하면 500계이고 미세하게 살펴보면 삼천의 위의와 팔만의 세행이 있다.

부처님께서는 유독 효라는 글자를 가리켜 근본이라고 하셨다. 이 뜻은 불자가 이 효를 극진하게 하면 모든 계품을 일심에 구족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어찌 전단나무가 홀로 자라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삼독의 뜨거운 번뇌가 몸과 마음을 태우고 지져대어 그 불을 끌 수 없을 때 지극하게 계에 의지하면 시원해질 수 있다. 어찌 전단향이 독사의 맹렬한 독을 해소시킬 수 있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효는 중생의 뜨거운 번뇌가 일어나는 마음에서 생기는데 자체가 청정해서 번뇌를 녹이는데 번뇌가 조여올수록 계의 광명이 원만해진다. 어찌 전단나무가 독이 맹렬한 곳에서 자라지만 자체가 청량하면서 맹렬한 독 때문에 향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겠는가. 하나의 효라는 글자가 온전해지면 모든 계가 가득 채워진다. 계가 채워지면서 효는 더욱 진실하게 된다. 그러므로 향림이라고 하였으니 이것으로 이름붙이는 것이 또한 마땅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바로 달 대사께서 설함 없이 설하신 것이다. 내가 이야기하는 것은 군더더기 혹일 뿐이다.

견백이라는 자 이야기
수공(壽公)은 경도의 주지이다. 평소에도 향상일로에 뜻을 두어 선지식을 가까이 하는 것을 좋아하였다. 모든 지방의 성(城)을 돌아다니지 않았지만 제방에서 수행으로 이름난 존숙이 찾아오면 따라서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다.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302호 / 2015년 7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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