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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구하는 일에 써주오” 혜은 스님 여법한 회향

  • 교계
  • 입력 2015.07.21 10:25
  • 수정 2015.07.2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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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19일 입적한 운문사 문수선원장 혜은 스님.
청도 운문사 문수선원장 혜은 스님에 관한 아름다운 사연이 입적 후 한 달 여 만에 알려져 애틋함을 더하고 있다.

운문사·문도회, 동행에 4000만원 기탁
생명존중 강조한 혜은 스님 유언 이어

6월19일 입적한 혜은 스님의 사연은 운문사와 문도회가 7월20일 아름다운동행(이사장 자승 스님)에 4000만원을 지정기탁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날 아름다운동행을 찾은 혜은 스님의 손상좌 유승 스님은 “검소한 장례를 치르고 여유가 있으면 생명을 구하는 일에 써달라”는 혜은 스님의 마지막 뜻을 받들어 “장례를 최대한 검박하게 치르고 남은 돈으로 스님들의 노후 복지와 생명을 구하는 일에 지정기탁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금은 선원수좌복지회와 승려복지회, 그리고 생명나눔실천본부에 각각 기탁될 예정이다.

유승 스님에 따르면 혜은 스님은 한평생 수행과 가람 수호, 이 두 마디로 설명 될 정도로 청렴한 생활을 했다. 휴지 한 장도 반으로 잘라 쓸 정도로 근검절약했고 해충일지라도 함부로 죽여선 안됨을 누누이 강조하며 생명에 대한 지극한 공경심을 보였다. 가시는 마지막까지 뭇 생명의 안녕을 기원하고 후학을 위한 마음은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됐다.

대장암 등으로 오랜 기간 병마와 싸웠던 스님은 유언장에 “앞으로 병이 재발하면 병원에 가지 말고 조용히 한 생각 참구하다 회향하도록 해주오. 묘전 스님 조문 때 감명 받은 바 있어 부탁하노니 조의금이나 화환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긴 투병생활 속 커진 생명에 대한 에틋함으로 안구 기증 의사도 밝혔다.

운문사와 문도들은 이 같은 스님의 뜻을 받들어 경주 동국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검소하고 장례를 치렀다. 조의금 사양은 물론, 부고조차 내지 않았다. 운문사가 아닌 동국대병원을 장례식장으로 택한 것도 생전 안구 기증 뜻을 보였던 스님의 원 때문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스님이 입적할 당시 나라가 메르스의 공포에 떨고 있던 때인지라 인연이 닿지 않아 그 뜻은 지키지 못했다.

유승 스님은 "혜은 스님의 안구기증 원을 이루지 못해 마음이 쓰이던 중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 진행하는 안구수술 프로젝트를 알게 돼 수술비용 1000만원을 기부하기로 했다"며 "스님의 원대로 시력을 잃은 이들에게 밝은 빛을 선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마지막 가는 길에도 근검절약을 강조했던 스님은 꽃값에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을 보고 “낭비라 생각되니 간단히 쓰고, 고임새는 하지 말며 화장 후엔 유골을 수습하지 말고 바다나 강물에 뿌리도록, 재는 여러 곳을 다니지 말고 한 곳에서 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남은 것이 있다면 생명을 구하는 일에 뜻있게 써달라”며 무소유와 나눔을 몸소 실천해 많은 이들에 여운을 남겼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304호 / 2015년 7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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