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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반출됐던 도난 문화재, 고국 품으로[br]조계종·문화재청 공조기반 환수 모범사례

  • 성보
  • 입력 2015.07.21 15:54
  • 수정 2015.07.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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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1일 역사문화기념관서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 환수공개식
3월 해외 경매 등장…4개월만에 조계종에 인계

1990년대 도난당해 해외로 반출됐던 순천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이 조계종과 문화재청의 즉각적인 대처로 국내 환수됐다. 이는 지난해 조계종과 문화재청이 ‘불교 문화재 도난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데 따른 최초의 성과다. 특히 도난 문화재는 애초 소재 파악이 어려운데다 해외로 반출된 경우 환수 가능성이 더욱 희박하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역사문화기념관서 환수식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
도난당한 후 해외 경매에 등장
조계종·문화재청, 즉각 대처로
경매 중단…국내 환수 첫성과
국외문화재재단·선암사도 협조
‘도난문화재 환수협약’확대키로

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7월2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이번에 환수된 선암사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 환수 공개식을 진행했다. 공개식은 10여년전 도난당해 해외를 떠돌던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이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후,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되는 자리로 마련됐다. 

원 소장처인 선암사 주지 법원 스님은 이날 공개된 진영에 삼배의 예를 올리고 “진영의 주인공 재인 대선사는 조선시대 정유재란 이후 피폐해진 선암사 중창을 이끌었고 이후 선암사에 주석하며 선풍을 진작시킨 큰 스님”이라며 “선암사의 맥을 잇는 스님의 진영이 다시 돌아온 사실에 감격을 금할 수 없다”고 조계종과 문화재청에 감사를 전했다.  

순천 선암사 진영각에 소장돼 있다 1990년 후반 도난당해 해외로 반출된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 조계종과 문화재청의 공조를 기반으로 최근 환수됐다.
조계종과 문화재청에 따르면 선암사 진영각에 소장돼 있던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은 1990년대 후반 도난당해 사라진 이후 행방을 찾지 못하다가, 올 3월 한 해외 경매에 출품되면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문화재청 산하 기관인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해외 경매를 모니터링하던 중 해당 불화가 출품된 사실을 발견했고, 다음날 문화재청이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조계종, 1999)’를 기반으로 도난물품임을 확인했다. 문화재청은 즉각 조계종에 이 사실을 알려 해당 불화가 도난된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임을 확신하고 환수키로 뜻을 모았다.

이후 환수를 위한 절차는 숨가쁘게 진행됐다. 조계종과 문화재청은 원소장사찰인 선암사에 이 사실을 알리고 상호협조를 통한 환수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3월9일 문화재청은 해외 경매소에 출품된 불화가 도난물품임을 공지하고 경매 중지를 요청했다. 이어 조계종이 문화재청과 협조 하에 약 80일간 해당 불화를 출품한 미국인 A씨와 수차례 협상을 진행했고, 반환에 대한 최종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6월26일 국내로 인수된 진영은 29일 조계종으로 최종 인계됐다. 미국에서 진영을 이운하는데 소요된 비용은 선암사가 부담했다. 도난 문화재의 소재 파악과 확인, 환수에 성공하기까지 전 과정에서 조계종과 소장사찰, 문화재청과 국외문화재재단 등 각 기관의 공조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 조계종과 문화재청은 이번 사례를 시작으로 향후 국외소재 불교문화재 환수 체계를 보다 강화하는 내용의 협력각서를 체결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도난당해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하는 불교 문화재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이 종단과 문화재청의 협조로 환수된 것은 큰 성과”라며 “이번 사례를 시작으로 국외에 흩어져 있는 많은 불교문화재가 조속히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길 기대한다”이라고 말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도 “불교문화는 역사와 맥을 함께하는 자랑스러운 문화임에도 민족의 수난으로 파괴·파손되고 도난으로 유실된 문화재들이 많다”며 “도난·불법 유출된 문화재 환수를 위해 기관과 기관,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간 적극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해 그 본연의 가치와 정신, 역사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조계종과 문화재청은 이번 사례를 기반으로, 향후 국외소재 불교문화재 환수 체계를 보다 강화하는 내용의 협력각서를 체결했다. 이 각서는 지난 해 체결한 ‘불교 문화재 도난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에서 대상을 국외 소재 문화재까지 대폭 확대하고 협력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한편 이번에 환수된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은 18세기에 활동했던 승려인 ‘동악당재인대선사’를 그린 초상화(비단 채색97cm×65cm)다. 도난당하기 전 확인된 화기에 따르면 조선시대 최고의 화승 의경 스님의 제자 긍척 스님의 작품으로, 제작연대는 1738년으로 선암사 소장 진영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로 확인된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진영의 원소장처인 선암사 주지 법원 스님이 삼배의 예를 올리고 있다.

[1304호 / 2015년 7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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