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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대승과 최상승

기자명 서광 스님

금강경이 있으면 그 어디든 공경과 예배 공간

“수보리야! 만약 어떤 선한 사람이 백천만겁 동안 항하강의 모래숫자 만큼 몸을 보시하더라도, 이 ‘금강경’을 듣고 기꺼이 믿는 복이 더 크다. 하물며 경을 읽고, 사경하며, 사유한 수행의 지혜로 사람들에게 가르쳐 준다면 그 복이 얼마나 크겠느냐. 수보리야! 이 경에는 말이나 생각으로 할 수 없는 무한한 공덕이 있다. 여래는 대승과 최상승에 발심한 자를 위하여 이 경을 설하느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읽고 사유한 수행의 지혜로써 널리 사람들에게 설명해 준다면, 그 사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생각으로 짐작할 수도 없으며 측량할 수 없는 무한한 공덕을 성취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여래는 다 알고 다 본다. 그들은 여래의 가장 높고 깊은 동시에 넓고 올바른 깨달음을 어깨에 짊어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수보리야! 작은 법을 좋아하는 자는 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에 집착하기 때문에 이 경을 듣고 읽고 사유한 지혜를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설명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어느 곳이든지 이 경이 있는 곳에는 모든 세상의 천상, 인간, 아수라 등이 공양하게 될 것이다. 그곳이 바로 부처님이 계시는 탑이 되어 모두가 공경히 예배하고, 탑돌이를 하면서 갖가지 꽃과 향을 뿌리게 될 것이다.”

금강경은 완전한 깨달음 제시
내용 알면 중생 위한 삶 추구
부처님 모셔놓은 탑과 같아서
모든 중생들이 갖가지 공양

위의 말씀에서 우리가 제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구절은, 부처님께서 대승과 최상승에 발심한 자를 위해서 ‘금강경’을 설명하셨다는 대목이다. ‘대승기신론’에 보면, 초기불교 수행을 대표하는 성문과 연각승은 아직 일체의 정신적 물질적 현상이 실체가 없고 허상이라는 깨달음(법공, 법무아)의 경지를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자아는 실체가 없고 허상이라는 아공(인무아)만을 설명하셨다고 되어 있다.

즉 성문과 연각승은 자아를 구성하고 있는 5가지 요소(오온)가 생멸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삶과 죽음을 두려워한 나머지 열반은 실체가 있는 실상인줄 알고 열반을 얻으려고 집착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일차적으로 자기 자신의 삶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 일정 기간 열반을 추구하게 되고, 그 결과 열반의 실체를 믿고 집착하게 되는 현상은 어쩌면 방편적으로 거쳐야만 하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일 수도 있다.

그런데 ‘금강경’은 대승과 최상승에 발심한 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금강경’이 자기 자신만의 해방을(아공) 꿈꾸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존재들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실체가 없고 허상이라는 사실(법공)과 그들도 삶과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깨닫고(연민심), 그들이 생사의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가르쳐주려는 의지를 일으킨(큰 원력) 사람들(대승보살)을 위한 가르침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일체 중생의 행복과 깨달음을 위해서 헌신하겠다고 원력을 세운 대승보살들이 얻게 될 공덕은 당연히 상상을 초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기 자신만의 해방을 꿈꾸는 자들은 역으로 자아에 집착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가르쳐 주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러나 ‘금강경’을 올바로 이해하고 깨달으면 자연히 일체 존재들의 웰빙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생겨나게 되고 나아가 그들을 위한 삶을 살게 된다. 그러므로 ‘금강경’이 있는 곳은 어디나 부처님을 모셔 놓은 탑과 같이 공경과 예배를 받게 되고, 천상과 인간, 아수라 등 육도 중생들로부터 갖가지 공양을 받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금강경’은 이 육도 중생들을 구제하고 그들 모두가 완전한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도와주고 가르쳐주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에는 우리의 고통을 위로받고 우리의 자유를 위해서 불교를 만나지만 점차 가족, 친지, 주변을 향해서 자비를 베풀고, 나아가서는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봉사하게 되는 것이다.

서광 스님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장 seogwang1@hanmail.net

[1304호 / 2015년 7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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