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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란시 조선왕조실록 지켜낸 사찰터 문화재로

  • 교계
  • 입력 2015.08.04 10:37
  • 수정 2015.08.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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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7월24일 지정 발표
용굴암·은적암·비래암 등 3곳

▲ 용굴암터.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내장산 용굴암과 은적암, 비래암 등 보존터가 전라북도 문화재로 지정됐다. 이 보존터는 전쟁 당시 조선왕조실록과 어진 등을 보관하고 있던 전주사고가 위험에 처하자 지역 관아와 스님들이 이를 옮겨 밤낮으로 지켜낸 곳이다.

전라북도는 7월24일 ‘정읍 내장산 조선왕조실록 보존터(井邑 內藏山 朝鮮王朝實錄 保存址)’를 전라북도 문화재 기념물 제130호로 지정했다. 이번 문화재 지정은 지난 2011년 진행된 전북대학교 박물관의 문헌 및 지표조사에 이어, 전라문화유산원과 함께 발굴조사를 시작한 지 5년 여 만의 결실이다.

▲ 비래암터.
용굴암과 은적암 그리고 비래암 세곳이 포함된 ‘정읍 내장산 조선왕조실록 보존터’는 임진왜란 당시 전주사고의 실록과 사서, 전주 경기전(全州 慶基殿, 사적 제339호)에 봉안되어 있던 조선태조어진(朝鮮太祖御眞, 국보 제317호)을 피난시켜 후대에 전한 역사적 장소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은 춘추관과 전주․충주․성주 등 4곳에 사고를 설치하여 실록을 보관했는데, 임진왜란으로 전주사고를 제외한 3개 사고가 불탔다.

이어 전주사고마저 위험에 처하자 내장사 주지 희묵대사와 전라도 관찰사 이광, 도사 최철견, 부윤 권수, 제독관 홍기상, 삼례찰방 윤길, 참봉 오희길 ․ 유인, 정읍 유생 안의 ․ 손홍록 등 전라도 지역민이 합심하여 전주사고의 역대 실록과 사서, 그리고 경기전에 봉안되어 있던 태조 어진을 내장산의 용굴암․은적암․비래암에 피난시켜 1년 1개월 동안 밤낮으로 지켜 소중한 조선왕조실록과 어진을 보존했다. 실록은 이후 아산과 해주를 거쳐 묘향산 보현사에 보관됐으며 임진왜란이 끝난 뒤 이를 토대로 4부를 추가로 만든 후 오대산과 태백산, 정족산, 적상산사고 등에 보관했다.

▲ 은적암터.
‘정읍 내장산 조선왕조실록 보존터’에서의 실록 보존이 없었더라면 1997년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된 ‘조선왕조실록’이 존재할 수 없었던 셈이다. 전라북도청은 “정란 당시 지역 관 ․ 민의 숭고한 노력과 의지가 서려 있는 장소로 그 존재 가치가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전라북도 문화재위원 회일 스님(참좋은우리절 주지)은 “조선왕조실록이 숭유억불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사찰에서 보관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며 “미륵사지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더불어 ‘정읍 내장산 조선왕조실록 보존터’가 문화재로 지정된 것을 환영하고 앞으로 불교계도 관심을 가져 복원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생기 정읍시장도 “‘내장산 조선왕조실록 보존 터’는 임진왜란 당시 유일본이 된 전주사고(全州史庫)의 조선왕조실록을 보존함으로써 조선 역사의 기록을 지켜내고, 오늘날 조선왕조실록이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매우 뜻 깊은 곳”이라며 “앞으로 보존 터를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해 조선왕조실록 지킴이 고장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이고 정읍문화관광의 활성화를 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라북도 김숙이 문화유산과장은 “이번에 지정된 문화재가 위치하고 있는 시 ․ 군, 소유자(관리자, 관리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도지정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문화재 지정과 관련, 시민들은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조실록과 태조 어진이 정읍 내장산에서 보존되었다는 역사적 사실에 더욱 자긍심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도 보존 터를 역사문화자원으로 활용해 실록 지킴이 고장으로서의 자부심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용훈 전북주재기자 boori13@hanmail.net

[1305호 / 2015년 8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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