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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내홍과 ‘금강경’

  • 기자칼럼
  • 입력 2015.08.10 11:36
  • 수정 2015.08.1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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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등비구 지아설법 여벌유자. 법상응사 하황비법(汝等比丘 知我說法 如筏喩者 法尙應捨 何況非法).”

‘금강경’에서 부처님이 비구들에게 설한 가르침이다. 설법도 뗏목과 같으니 버리라는 뜻이다. 탐진치 삼독의 강을 건너게 해준 뗏목이 고맙다며 진리의 언덕에 닿아서도 짊어지고 가는 어리석음을 경계한 가르침이다. 하물며 법이 아닌 가르침을 버리지 못할 이유는 없다. 버리고 짊어지는 일은 결국 자신의 몫이지만 최근 비법(非法)에 집착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출판사 김영사 내홍에서 불거진 ‘금강경’에 대한 오해다.

박은주 전 사장이 김강유 회장을 상대로 배임·횡령·사기혐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새삼 ‘금강경’이 부각됐다. 김 회장과 박 전 사장이 ‘금강경’ 공부로 맺어진 스승과 제자 인연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종 언론에 등장한 ‘살아있는 부처님’ ‘교주’ ‘사이비종교’ 등 표현들로 인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한편 박 전 사장은 2003년 용인법당을 나왔다. 김 회장이 의문의 명상단체 ‘시리우스’에 관심을 뒀던 무렵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김정섭에서 김강유로 개명한 것도 이 즈음이다. 애당초 올바른 ‘금강경’ 공부에서 멀어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교계로 오해가 번지는 모양새다. ‘금강경’ 독송수행단체 바른법연구원과 청우불교원 금강경독송회가 문의전화를 받았다. 김 회장처럼 고 백성욱 박사의 제자가 수행을 이끌고 있고, ‘금강경’을 공부한다는 이유에서다.

주지하듯 바른법연구원과 청우불교원은 ‘금강경’을 수지독송하면서 부처님 가르침을 사회로 회향하는 신해행증 공동체이자 수행공동체다. 사회복지법인 바른법연구원은 ‘금강경’ 독송과 염불로 부정적인 생각을 닦는 모임으로 고양시 원당동에 수행도량 원당법당을, 서울 망원동에 실천도량 무료급식소 하심정(下心亭)을 운영 중이다. 청우불교원은 1973년 발족한 금강경독송회를 주춧돌 삼아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정부 인가 공식단체다. ‘금강경’ 수지독송은 물론 독송용 ‘금강경’을 약 60만권 법보시했다. 2005년부터는 ‘한국정신과 문화 알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최호승 기자
일각에서 두 수행공동체가 강조하는 ‘미륵존여래불’ 가르침을 ‘사이비’라고 왜곡하고 있다. 그러나 ‘미륵존여래불’은 ‘참나’ ‘진여’ ‘불성’과 같은 의미다. 친숙한 삼존불이나 불보살을 명명할 경우 생기는 또 다른 상(相)에 집착하는 어리석음을 막기 위한 방편일 뿐이다.

“거위 울음소리가 사자 발톱보다 아플 때가 있다.” 스페인 속담이다. 자신에게 사소한 일이 타인에겐 충격적인 아픔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다. 김영사 내홍이 공연히 ‘금강경’ 수행공동체에게 큰 상처를 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05
호 / 2015년 8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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