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수련회-상
금강경수련회-상
  • 최호승 기자
  • 승인 2015.08.10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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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닦은 마음 천년 보배요, 백년 탐해 모은 재산 티끌일 뿐”

▲ 저마다 펼쳐든 ‘금강반야바라밀경’을 읽으며 분별에 마음 뺐기지 않으려 했다.

마음도 썩는다. 아상(我相)으로 인해 끊임없이 일어나는 분별심을 닦아내지 않으면 탁해진다. 썩고 탁해진 마음에서 천년 보배인 부처님을 발견하긴 어렵다. 일상에서 쉼 없이 정진해도 분별은 마음을 괴롭힌다. 미처 못 닦아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강경’을 수지독송하는 대중들은 3박4일 동안 출가한다.

사회복지법인 바른법연구원
매년 3박4일 ‘금강경수련회’
10대부터 89세 노보살까지
전국 각지에서 50여명 동참

8개 분임 나눠 독송·신행담
묵언·1일 2식 등 수행 청규
입재부터 곧 ‘금강경’ 독송


“삼일수심천재보(三日修心千載寶) 백년탐물일조진(百年貪物一朝塵).

‘삼일 동안 닦은 마음은 천년 보배고, 백년을 탐해 모은 재산은 하루아침의 티끌’이라는 ‘초발심자경문’ 가르침이다. 10대부터 89세 노보살까지 ‘금강경’ 독송 수행자들 50여명이 전국 각지에서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 모인 이유다. 초발심으로 마음에 덕지덕지 붙은 분별을 떼기 위해서다. ‘금강경’ 수행공동체인 사회복지법인 바른법연구원이 매년 여름이면 3박4일 금강경수련회를 개최하는 목적이기도 하다.

청규는 수행자들의 지계였다. 3일 동안 닦아 천년 보배를 발견하기 위해 스스로 채운 족쇄(?)였다. 금주와 금연은 기본이다. 부정적인 ‘아니’보다는 긍정적인 ‘네’로 답하고 잡담보다는 묵언을, 묵언보다는 상대를 기쁘게 하는 말씀을 나눠야 한다. ‘금강경’ 독송과 분임토의, 수행발표 등 모든 과정에서 이기심을 일체 버리는 동시에 부처님을 기쁘게 하는 마음도 청규다.

1분도 아까웠다. 첫 날 수련회장에 도착하자마자 분임별로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금강경’ 독송을 시작했다. 근대 선지식으로 존경받는 고 백성욱 박사가 토를 단 ‘금강반야바라밀경’을 독송했다.

동국대 정각원에 다니는 박창규(72, 무애)씨는 ‘금강경’을 읽어 본 경험이 적었다. 동국대에서 김원수 바른법연구원장 강의를 6개월 동안 들으면서도 10번도 못 읽었다. 그만큼 ‘금강경’ 독송은 낯설었다. 대중수행의 정진력을 몸에 스며들도록 하기 위해 수련회에 참석한 터였다. 그는 ‘금강경’을 따라 읽기가 쉽지 않았다.

서울 잠실 불광사 신도 하진기(58, 동봉)씨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틀리지 않고 끝까지 따라 읽으려 했으나, 평소에 ‘금강경’을 독송한 경험이 없어 따라가지 못했다. 불자라고 여겼던 자긍심이 상했다. 집을 팔아야 하는 고민 등 잡념과 분별심이 일어 ‘금강경’ 속 부처님 가르침은 텅 빈 머릿속에서만 맴돌았다. 아직 3일이나 더 남은 일정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1일 2식으로 버텨야 하는 청규가 벌써부터 주린 배를 괴롭혔다.

수련회 일정은 녹록치 않았다. 하루 ‘금강경’ 7독 정진은 필수다. 첫날 3독을 시작으로 2, 3일차에 새벽 3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식사와 휴식을 뺀 나머지 시간엔 오로지 ‘금강경’ 독송이다. 세미나가 있는 마지막 날도 3~4독을 해야 했다.

수행자들은 6~7명씩 8개 분임으로 나뉘었다. 각 분임에서는 함께 ‘금강경’을 독송하거나 주제를 놓고 서로 신행담을 교류했다. 수련회 마지막 날 세미나 때문이다. 1조부터 8조까지 ‘일상에서 일체유심조’, ‘금강경과 생활의 적용’, ‘마음공부와 공경심’, ‘금강경 공부를 통한 사고방식의 변화’ 등을 발제해야 했다.
박창규씨와 하진기씨는 수련회에 동참하기로 한 초발심을 되새겼다. 2독을 마치고 ‘금강경’ 맨 뒷장으로 시선이 향했다. 백성욱 박사가 쓴 ‘마음닦는 법’이었다.

▲ 8개 분임에 속한 대중들은 함께 독송하고 서로 신행담을 나눴다.

“미륵존여래불(彌勒尊如來佛)을 마음으로 읽어서 귀로 듣도록 하면서 당신의 생각은 무엇이든지 부처님께 바치는 마음을 연습하십시오. 궁리를 가지면 병이 되고 참으면 폭발합니다. 이것이 닦는 사람의 항복기심(降伏其心)이라고 합니다. 아침저녁으로 ‘금강경’을 읽으시되 직접 부처님 앞에서 마음 닦는 법을, 강의 듣는 마음으로 믿어들으시고, 실행하여 습관이 되도록 하십시오. 그리고 육체는 규칙적으로 일하시고, 정신은 절대로 가만 두십시오. 이와같이 100일을 일기로 하여 대략 10회 가량 되풀이 하시면 몸뚱이로 인연한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장차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문제가 해결됩니다. 이것은 아상이 없어진 연고입니다. 이것을 초심불교의 행상이라고 할까요. 주의 하실 일은 공부하겠다면 탐심이요, 공부가 왜 안되냐 하면 진심이요, 공부가 잘된다하면 치심이니 이 세 가지 아니하는 것이 수도일진댄 꾸준히만 하시되 안하지만 말면 됨이라. 고인(古人)은 사가이면면 불가이근근(斯可以綿綿 不可以勤勤)이라 했지요.”

황지우 시인의 시처럼 헤매고 있는 이는 뭔가를 찾고 있는 사람이다. ‘금강경’ 수지독송 수행자들은 천년 보배 언저리를 헤매는 이들이었다.

새벽 3시, 어둠이 짙게 깔렸다. 가장 어두울 때가 바로 해뜨기 직전이다. 거울은 절대 먼저 웃지 않는다는 사실을 수행자들은 명심하고 있었다. 저마다 ‘금강경’을 펼쳐들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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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 소멸하는 수행으로 살아 숨 쉬는 불법 실천

바른법연구원은

▲ 고양시 원당법당 바른법연구원.

백성욱 박사 지침 따라 정진
무료급식소 운영하며 보살행

“죄업이 태산 같은 줄 알아야/ 진정으로 수도의 마음 생기나니/ 부처님 전에 정성껏 바쳐/ 일심으로 참회하옵고/ 새사람으로 태어나/ 부처님 시봉 잘 하기를 발원.”

고양시 원당동에 위치한 ‘금강경 수행도량’ 바른법연구원 원당법당 건물 앞에 ‘참회’라는 경구가 쓰인 작은 팻말에 적힌 글이다. ‘바른 법’을 연구하기 위한 도량의 성격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사회복지법인 바른법연구원(cafe. naver.com/buddhaland)은 깨달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깨달음을 추구하는 마음속에 탐심이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자신의 행복이나 깨달음보다는 모든 중생의 밝음을 기원한다.

특히 이기심을 만족시키는 곳에 부처님이 있지 않는다고 믿는다. 해서 개인의 소원성취를 지양한다. 부처님오신날이나 백중에도 특별한 행사가 없다.

바른법연구원 지향점에는 근대 최고 선지식 중 한 분이라 일컬어지는 백성욱(1897~1981) 박사의 평소 가르침이 녹아있다. 부처님 말씀을 해석하거나 운영하는 사람들의 마음작용에 따라 바른 법도 되고 그릇된 법도 되는만큼 바른 법 구하는 노력이 마음 밖이 아니라 안을 향해야 한다는 것.

바른법연구원은 일상에서 부딪치는 불가능한 일이나 난제들이 탐진치에 기초한다고 본다. 그래서 지속적인 ‘금강경’ 독송과 염불로 탐진치를 닦아 부처님마음으로 되돌린다. 이를 위해 바른법연구원에서는 백 박사 가르침을 토대로 수행정진한다. 공부의 기본을 ‘금강경’으로 삼고 아침저녁으로 읽으며, 어떤 현상에서 비롯된 갖가지 분별심에 ‘미륵존여래불’을 염송한다. 상 만들어 집착하는 분별심을 줄이는 동시에 형상 없는 부처님에게 마음(탐진치)을 바치는 독특한 수행법이다. 매주 수, 토, 일요일 법회를 열어 ‘금강경’을 공부하고 매달 한 번씩 수행을 점검한다.

이기심 소멸하고 살아 숨 쉬는 부처님 법을 실천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회복지사업도 한다. 서울 망원동에 ‘금강경 실천도량’ 무료급식소 하심정(下心亭)을 운영 중이다. 031)963-2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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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 2015년 8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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