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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시대에 대한 조언

기자명 묘장 스님
  • 법보시론
  • 입력 2015.08.18 11:08
  • 수정 2015.08.18 11:11
  • 댓글 0

며칠 전 절에서 대학입시 100일기도를 입재하며 강남 유명 강사를 초빙해 참가한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입시설명회를 했다. 그날 함께 강의를 들으며 느낀 점은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얻기 위한 노력들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힐링시대이다. 템플스테이에 참가자들은 대부분 힐링을 위해서 왔다고 한다. 절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 받고자 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 속에서 행복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5년 전 한 인터넷신문사를 운영했던 때가 있었다. 사람들의 관심을 덜 받지만 중요한 일인 국제개발구호의 이슈와 방향 여러 긍정적인 NGO 소식을 전하고자 만들었던 신문사다. 이름은 ‘International Non-Propit Organization News’ 앞글자만 따서 ‘INPO NEWS’이다.

좋은 소식만을 전달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훌륭한 콘텐츠가 많아 기쁘게 활동했다. 하지만 두 가지의 고민이 있는데 하나는 페이지뷰가 너무 적다는 것과 그에 따른 수익모델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AP통신발로 국제제구호단체 월드00의 라이베리아지부에서 100만불 횡령사건이 알려졌다. 그 소식을 어느 언론사에서도 다루지 않았는데 중요한 이슈라 판단되어 우리가 다루기로 했다. 처음으로 부정적인 소식을 싣게 된 것이다.

기사의 간략한 내용은 ‘미국 원조기관 USAID가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내전난민 구호활동을 목적으로 2년간 124만불 3250톤의 식량을 내전으로 고통 받는 라이베리아 북부 1400가구에게 공급하는 사업을 월드00에 맡겼으나, 2년간 원조물품 90%를 3명의 직원이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은 없는 마을 34곳을 서류상으로 만들고 난민주거용으로 공급된 건축자재를 횡령해 수도 몬로비아 주변에 자신들의 집을 3~4채씩 짓고 고급차를 구입하여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담아 메인에 기사를 올렸는데 트레픽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페이지 뷰가 몇 달간 모든 기사들의 뷰 보다 많았다. 놀라운 경험이었고, 또 관심을 받는 게 기뻐서 한 달이나 메인에 올려뒀다. 한 달쯤 지난 뒤 월드00에서 메인에서만 내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메인에서는 내린 적이 있다. 그때의 경험은 사람들은 부정적 기사를 더 좋아하고 그것을 언론사 편집진들은 알고 있으며 그렇기에 언론에 오르는 기사들이 대부분 부정적인 내용인 것이다.

유세윤이라는 개그맨이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하나의 재미있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같은 시간에 서로 다른 소셜미디어에 한 곳에는 ‘개코원숭이 할 때 난 행복하다’, 다른 곳에는 ‘개코원숭이를 하는 게 너무 싫다’라고 쓰고 업로드 했다. 기사를 올린 몇 시간 뒤, “유세윤, 나는 개코원숭이 할 때 너무 싫다”라는 기사가 각종 포탈 사이트에 메인을 장식했다.

긍정적인 내용과 부정적인 내용을 같은 시간대에 올렸으나 부정적인 내용만 기사화 된 것이다. 이 에피소드로 우리가 얼마나 부정적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부정적인 소식과 주변인들과의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치유 받고 싶어 하지만, 실제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재미있어 하는 건 다른 이의 뒷 담화나 나쁜 소식이 아닌지, 가까이서 내게 힘을 주는 이의 목소리엔 귀 기울이지 않았던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소원성취를 발원하고, 수행을 안 하면서 깨달음이 다가오길 기다리거나, 부정적인 내용을 좋아하면서 마음이 안온하고 행복해 지길 원 하는 건 모순이다.

내가 치유되어 행복해 지려면 부정적인 것들을 멀리하고 일상 속에서 고마운 이에게 마음을 표현하며 자비심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묘장 스님 더프라미스 상임이사 myojang@dorisa.org
 

[1306호 / 2015년 8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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