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학과 종교의 협력

“과학자와 수행자가 소통해야 파괴적 기술 감소합니다”

▲ 티베트인들에게 자연은 불보살님이다. 삼존불을 모신 바위는 그들에게 귀의처이자 도량이다.

“고대 인도의 사유체계인 불교는 마음 작용에 대한 심오한 궁구를 담고 있습니다. 수세기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서 소위 ‘실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도를 해왔고 각각의 지식에 근거한 수행의 결과로서 심오하고 비범하기조차 한 경험적 지식을 축적해 왔습니다. 그래서 과학자와 불교 학자들이 학술적 측면에서 더 많이 토론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면 이는 인류의 지식 확장에 유용할 것입니다. ”

 분노와 공포, 증오 같은 파괴적인 감정들이 전 세계에 걸쳐 충격적인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모습입니다. 우리 앞에 직면한 현실입니다. 매일매일 보도되는 뉴스가 그런 감정들의 파괴적인 힘을 상기시켜주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관해 질문해야만 합니다.

물론 평온을 깨뜨리는 그런 감정들은 항상 인간의 환경에 관한 조건에 일부가 되어 왔습니다. 인류는 수천년 동안 그런 감정들과 싸워 왔습니다. 이제 종교와 과학의 협력을 통해 그러한 문제들을 다루는데 있어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1987년 이래 저는 과학자들과의 대화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그것은 ‘마음과 삶 연구소’에 의해 마련되었는데 양자물리학과 우주론, 자비와 파괴적인 감정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었습니다. 과학적인 연구 결과는 우주론과 같은 지식의 영역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해준 반면 불교식 해석은 때때로 과학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분야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이러한 대화는 과학뿐만 아니라 종교에게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티베트인들은 내면세계에 대해서는 소중한 지식을 축적해 왔지만 물질적으로는 뒤져 왔습니다. 과학적 지식의 부족이 이에 대한 부분적 이유가 되었습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실상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 과학자들이 실험과 측정을 통해 실질적으로 찾아내고 ‘실상’이라고 증명한 사실들에 대해 주목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대화의 초기만 하더라도 불교 측 참여자들이 매우 적었습니다. 처음에는 저와 통역자 2명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현대의 과학적 연구를 우리의 사원에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최근 과학과의 대화에서는 20여명의 티베트 스님들이 청중으로 함께 동참했습니다.

대화의 목적은 두 가지 측면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지식의 확장이라는 학문적 추구가 그 중 한 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말해 과학은 물질세계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탁월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탐구해야 할 분야가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우리의 세대 동안 엄청난 발전을 이룩해 냈습니다. 하지만 현대 과학은 내적 경험 세계에 있어서는 아직, 그다지 발전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조적으로 고대 인도의 사유체계인 불교는 마음 작용에 대한 심오한 궁구를 담고 있습니다. 수세기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서 소위 ‘실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시도를 해왔고 각각의 지식에 근거한 수행의 결과로서 심오하고 비범하기조차 한 경험적 지식을 축적해 왔습니다. 그래서 과학자와 불교 학자들이 학술적 측면에서 더 많이 토론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면 이는 인류의 지식 확장에 유용할 것입니다.

또 다른 측면은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행복과 내면의 평화가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는 점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자식 그리고, 손자들의 삶은 아마도 불행하고 절망적이며 단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를 경악하게 한 9·11테러의 비극은 증오에 이끌린 현대 기술과 인간의 지적 능력이 엄청난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2001년 9월 11일 오전 9시 일어난 이 사건은 이슬람 테러단체가 비행기를 납치해 미국 뉴욕의 상징인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에 강제로 부딪혀 폭파하고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를 공격한 대참사를 말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세계무역센터에서 사망 또는 실종된 사람 수는 2500~3000여명에 달했으며 정확하지는 않지만 인명 피해만도 3500여명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제적, 재산상 피해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컸으나 인간이 수많은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대참사는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과 공포를 주었습니다.

물질적인 발달은 어느 정도까지는 행복과 편리한 삶의 방식을 구현하는데 분명히 기여를 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는 못합니다. 더 깊은 수준의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발달을 등한시할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근본적인 인간 가치에 대한 우리의 의식은 물질적인 능력 분야에서 보여준 강력하고도 새로운 발달과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연유 때문에 과학자들로 하여금 고도의 티베트 영적 수행자들을 연구해서, 영적 수행의 어떤 효과가 타인에게 종교적 맥락 외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찾아보도록 권유합니다. 이런 내면적인 방법의 작동 원리를 명확히 해보려는 시도와 관련해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그 한 가지 접근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마음과 의식 그리고, 감정의 영역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확대해 나가는 것입니다. 어떤 수행자들의 경우 심란한 상황에 직면해서도 내면적 평온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들은 이미 시도 되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더 행복하고, 파괴적인 감정으로부터 영향을 적게 받고, 타인의 감정에 더 잘 감응한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줍니다. 이런 방법은 유용할 뿐만 아니라 비용도 저렴합니다. 무엇인가를 구입해야 한다거나 공장에서 별도로 무엇인가를 제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약물이나 주사를 필요로 하지도 않습니다.

이런 유익한 결과를 불자가 아닌 사람들과 어떻게 공유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그 다음 번 질문입니다. 이것은 흔히 말하는 불교 또는 어떤 다른 종교의 전통과 관련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다만 인간 마음의 가능성을 명확히 하고자 하는 노력일 뿐입니다.

부유하건 가난하건, 교육을 받았거나 그렇지 못했거나 관계없이 모든 사람은 평화롭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를 실현할 수 있는가에 대해 우리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을 동원해 탐색해보아야 합니다.

탐색과정에서 대부분의 심적 장애는 외적 원인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방해하는 감정의 일어남과 같은 내면적 사건에 의해 자극 받는다는 것이 명확해집니다. 이런 파괴 요인에 대한 최상의 해독제는 이런 감정들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함으로써 생성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부정적이고 혼란을 야기하는 감정들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제공해주는 ‘깨어있음’의 의식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적인 방법도 활용 가능합니다. 하지만 영적인 경향이 없을 수도 있는 일반 대중들도 이런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이것들은 가장 광범위한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과학과 기술 그리고, 물질적인 발달이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비와 관용, 용서, 만족과 자기 수양 등과 같은 인간 가치의 내적인 발달을 물질적인 발달과 결합할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달라이라마오피스 홈페이지>
번역=백영일 번역전문위원 

 

[1308호 / 2015년 9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