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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상의 마음 갖고 있으면 공부하라[br]열마디 말이 하나의 실행만 못하다

요즘 세상의 훌륭한 선남자들을 살펴보니 삼보에 귀의할 수 있는데도 세간의 지혜와 총명함과 영리한 식견을 스스로 뽐내다가 문득 하열한 마구니의 마음을 일으켜 오계와 십선을 천박하게 여기면서 행하지 않는다. 그리고는 참선을 좋아하여 상승(上乘)으로 여기면서 신구의 삼업을 닦지 않는다.

모두 스스로 점검해보라
정말 하나에 오도하는가
아니면 정토문을 닦아서
사바고통 버릴 서원해야

그리하여 조사의 현성공안을 기미만 보게 되면 가슴 속에 기억해 놓았다가 바로 바로 날카로운 입을 드러내고 걸핏하면 기봉을 휘두르면서 자기가 오묘하게 깨달은 것처럼 여기고 이를 옳다고 여기고 있으니 잘못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대승경전을 비방하면서 문자는 족히 취할 것이 못된다고 여긴다. 또 진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스님을 소승이라고 하면서 비웃는다. 이렇게 가지가지 삿된 견해를 허망하게 일으키면서 인과와 죄복이 있다는 것을 전혀 믿지 않는다. 심지어는 불법승 삼보를 만만하게 여기기까지 하니 자기 스스로 우매하고 미혹한 업장의 구덩이 속에 떨어져 있음을 아예 모르고 있다.

처자들은 머리를 모아 수다를 떨면서 온갖 고통의 뜨거운 맛이 교대로 볶아대고 있는데도 눈앞에 있는 것이 도라고 허망하게 가리킨다. 이와 같이 우매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그야말로 크게 불쌍하다고 여겨야 하는 사람들이다.

한 생각 향상(向上)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어찌하여 진실하고 진실하게 공부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내지 않는가. 이른바 열 개를 말하는 것이 하나를 실행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허망하게 떠들어대고 있는 것을 비유해보면 마치 가난한 사람이 허망하게도 제왕이라고 칭하다가 저절로 주륙당하는 것과 같으니 불쌍하지 아니한가.

세상의 훌륭한 선비들에게 받들어 권하노라. 총명하고 날카로운 근기로 생사를 벗어나고자하는 뜻을 품었다면 마땅히 스스로 근기를 헤아려볼지어다. 참선은 본래 향상의 한 포인트이니 이것을 가지고 불조께서 상상의 근기를 가진 사람에게 말해준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시험 삼아 자기 스스로 점검해보라. 정말로 자신이 상상의 근기를 가진 사람인가. 정말로 하나하나에서 돈오할 수 있는가. 정말로 바로 이 자리에서 백겁의 생사를 알아차릴 수 있는가. 만약에 그 근기가 상상(上上)이 아니라면 마땅히 자기의 능력을 헤아려서 전심으로 정토문을 닦아 서방으로 회향하여 극락에 태어나서 사바세계의 고통을 영원히 버리려고 서원해야한다.

이 한 법문은 옛날부터 인(因)을 닦는 것이니 승속을 막론하고 이 법문을 의지해서 생사를 벗어난 사람을 이루다 헤아릴 수 없다. 이른바 “만 사람이 닦아서 만 사람이 간다”고 하는 것이다. 가장 안온하고 당당하여 한터럭 만큼도 착오가 없는 대법문이다.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수행에 지름길이 있으니 그저 아미타불을 염할지어다”라고 하셨다. 이 법문은 사람을 잘못되게 하는 것이 전혀 없다. 만약에 몸과 마음을 놓아버리고 이 법문을 의지해서 수행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행해야 하는 규칙이 있다. 뒤에 간단히 설명하겠다.

이 정토법문에 대해 왕왕 사대부들이 말하기를 중근기와 하근기를 위해서 설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 법문이 세 종류의 근기를 두루 받아들여서 거두어들이지 않는 근기가 없이 가장 광대하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다. 또 간편하고 쉽게 실천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옛날의 조사스님들도 도를 깨달은 후에 회심해서 정토법문으로 향한 분들이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영명선사와 중봉대사 같은 대조사 분들이니 한 두 분이 아니다. 단 염불을 수행함에 있어 상중하 세 근기가 같지 않기는 하다. 그러므로 정토에 구품(九品)이 있는 것이니 근기로 인해서 차별이 있는 것이다.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308호 / 2015년 9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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