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사불교명상센터-상
신불사불교명상센터-상
  • 최호승 기자
  • 승인 2015.09.14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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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번뇌와 싸우는 전쟁터로 만드는 이는 자기자신”

▲ 마음이 쉰다. 몸도 잠시 동작그만이다. 일상에 쫓겨 늘 부산하던 몸과 마음이 여유를 찾았다. 씩씩거리던 호흡도 평온해졌다. 번뇌, 잠시 외출이다.

시간마저 느렸다. 대나무 숲길은 좁지도 넓지도 않았다. 적당한 시간 걸어 오르면 닿았다. 사찰도 딱 아담했다. 이방인의 발걸음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초록잔디는 소리를 재웠다. 꿈결 같았다.

안거기간에 3박4일 집중수련
쫓기는 일상서 참된 쉼 찾아
전국서 수행자 20여명 동참

지나가버린 과거 상처와 기억
아직 오지 않은 미래 근심은
마음 속 고요 깨트리는 번뇌

온갖 번뇌의 짐 내려놓고자
알아차림의 힘 기르려 명상


이순향(52)씨에게 일상은 늘 촉각을 다투던 전쟁터였다. 3~5분은 생명이자 패스트푸드의 자존심(?)이다. 10분을 넘기면 고객들 잔소리가 들린다. 그가 영업장을 떠나지 않는 이유다. 그는 파주에 자리한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점 사장이다.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영업장은 피를 말린다. 종일 직원과 고객들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위빠사나를 늘 한다지만 일상에서 초단위로 일어나는 번뇌가 몹시 고통스럽다. 자존심 강하고 어디서 꺾인적 없는 그였다. 그래서 더 고통스러웠다. 불쑥 머나먼 창원으로 향했다. ‘놓아버리기 명상’을 한다는 신불사불교명상센터 하안거 명상 집중수련회에 참가한 순간부터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느린 시간 속에는 풍부한 고요가 숨어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 저마다 편안한 자세로 명상에 임했다.

서울, 파주, 화성,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서 20여명이 신불사불교명상센터(이하 신불사)를 찾았다. 여름이나 겨울 안거 때마다 실시할 3박4일 집중수련에 참가하면서 1기생이 됐다. 모두 쫓기는 일상에서 참된 쉼을 찾아왔다.

신불사는 세계적인 명상지도자 아잔 브람 스님 수행법을 지도하는 곳이다. 아잔 브람 스님의 명상지침서를 번역한 혜안 스님이 수행을 가르친다. ‘놓아버리기 명상’이다. 아잔 브람 스님이 ‘Mindful ness, bliss and beyond’에서 강조한 가르침은 신불사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수행은 놓아버림의 길이다. 수행 중 우리는 내면의 강력한 평화에 이르기 위해 복잡한 바깥 세계를 놓아버린다. 모든 종류의 신비주의와 영적 진통에서 수행은 순수하고 고양된 마음으로 향하는 길이다. 세계로부터 풀려난 이러한 순수한 마음의 경험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 수행은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그만큼 목표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수행의 목표는 아름다운 침묵, 고요한 멈춤, 마음의 명확함이다. 갈 곳이 뚜렷해지니 수단은 더 확실해진다. 노력은 ‘놓아버림’, 즉 버림으로 가벼워지는 마음이다. 수행할 때 가능한 많은 짐을 내려놓으라. 수행 중에는 무언가를 축적하거나 어떤 것에 집착하는 마음 대신 모든 짐을 기꺼이 내려놓는 마음을 계발해야 한다.”

혜안 스님도 의무와 성취 등 짓누르고 있는 무거운 역기를 맘껏 버리기를 권했다. 수행의 시작단계는 ‘버림의 에너지’를 일으키는 연습이었다. 특히 어깨 위에 짊어진 과거와 미래를 벗어던지라고 일렀다. 일이나 가족, 행위, 의무, 유년시절 좋고 나쁜 기억 등 과거를 버려야했다. 관심을 보이지 않으란 뜻이었다. 마음이 과거에 기웃거려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이다.

“죽은 기억들로 가득 찬 관을 메고 다니지 말라.”

미래도 마찬가지였다. 명상에 임하면서 ‘이제 몇 분 남았지? 무릎이 아픈데 얼마나 더 참아야 하지?’하는 번뇌도 예상과 두려움, 기대 등 미래를 향한 근심거리였다. 스스로에 대한 고문에 불과했다. 결국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집중하지 못하면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불안을 먹고 자라는 번뇌에 마음이 잠식되기 때문이다.

“스스로 문제를 불러들이고 있다. 스스로가 마음을 번뇌와 싸우는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 수행을 하고 있지 않다.”

▲ ‘놓아버리기 명상’을 수행하는 신불사.

업무를 마치자마자 신불사로 달려온 이시원(43, 가명)씨는 오는 길 내내 마음에 칼집이 났다. 일이 완벽하게 처리되길 원하는 그는 직원들에게 소리치고 말았다. 잔뜩 스트레스를 받았다. 화가 났고, 그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또 화났다. ‘수행한다는 사람이 왜 또 이럴까’하며 자책했다. 감정의 쓰레기통이 된 기분이었다.

서울에서 온 허상철(45, 가명)씨 마음도 전쟁터였다. 좌선 자세에서 오는 고통을 ‘의지’로 넘어서려고 했다. 몸을 조복 받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믿었고, 실제 고통의 경계를 넘어선 과거의 기억이나 습관이 고통을 밖으로 밀어내고 무시하려는 경향을 만들었다. 그럴 때마다 고통은 더 격렬해지기도 했다.

“참된 쉼이나 참된 수행은 아상의 표현인 강한 의지가 아닌 의지의 놓아버림이다. 자신과 싸움이 아닌 평화이자 불만 아닌 만족과 포용이다. 지나간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 그리고 강한 의지의 놓아버림에서 파생되는 행복한 순간순간이 여여해지는 것이 수행의 길이라 믿는다.”

혜안 스님은 그런 ‘의지’나 ‘경향성’을 경계했다. 탐진치 삼독심의 뿌리나 다름없다는 경책이었다. 수행이나 일상에서 뭔가를 이루려고 할수록 성취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마음은 긴장과 불안을 낳는다는 것. 이루려는 지나친 의지는 탐심이었고, 성취하지 못해 일어나는 성냄은 진심이었다. 이렇게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것은 치심, 어리석음이었다. 무거운 짐을 계속 들고 있으면 고통이 수반되고, 내려놓으면 고통은 사라진다는 단순한 진리에서 나온 가르침이었다.

아잔 브람 스님 말마따나 수행자는 하늘로 비상해 정점에 닿아 자유롭게 날려는 새일지도 모른다. 문득 종이 운다. 먼지조차 가라앉은 심월당(心月堂)에 잔잔한 파문이 인다. 마음이 쉰다. 몸도 잠시 동작그만이다. 일상에 쫓겨 늘 부산하던 몸과 마음이 여유를 찾았다. 씩씩거리던 호흡도 평온해졌다. 번뇌, 잠시 외출이다. 새가 날갯짓 준비한다.

“새는 여행가방을 절대로 지니고 다니지 않는다.”(아잔 브람)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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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의 회한·불안 내려놓는 도량

신불사불교명상센터는

아잔 브람 ‘놓아버리기 명상’
입문 12주 과정 상시운영 중

창원 마산회원구 내서읍 안성리 좁은 길 끝에 신불사가 있다. 이 도량은 ‘불교명상센터’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2012년 아잔 브람 스님 명상지침서 ‘놓아버리기(Mindful ness, bliss and beyond)’를 번역해 출간한 혜안 스님이 주지스님이다. 참불선원이 아잔 브람 스님을 초청한 2013, 2014년보다 한 해 앞서 세계적 명상지도자 아잔 브람 스님을 국내에 소개한 인물이 혜안 스님이다.

혜안 스님은 지난해 신불사 주지로 부임한 뒤 곧바로 불교명상센터를 개설했다. 처음 8주 과정이었던 불교명상 입문과정이 9월6일 12주 과정이 됐고 벌써 3회로 접어들었다. 명상이론과 원리부터 호흡명상, 명상에서 일어나는 장애와 극복방법, 걷기명상 이론과 실습, 일상생활에서 명상, 자애명상 등 아잔 브람 스님의 ‘놓아버리기 명상’을 전체적으로 지도한다. 교재도 아잔 브람 스님 저서 ‘놓아버리기’다.

아잔 브람 스님의 ‘놓아버리기’란 우선 과거와 미래라는 짐을 덜어내는 일부터 시작한다. 놓아버림에서 생기는 평화와 고요를 막는 과거의 걱정과 습관에서 비롯된 잡념, 미래의 두려움과 기대, 계획 등을 내려놓는 작업이다. 현재 순간 알아차리기, 생각 없이 현재 순간 알아차리기, 생각 없이 현재 순간의 호흡 알아차리기, 호흡에 대한 완전하고 지속적인 주의집중 등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선정에 이르러 집착하는 마음을 놓아버리는 수행이다.

특히 신불사(cafe.naver.com/ sinbulsa)는 집중수행에 최적의 장소다. 단출한 대웅전과 명상센터 장소로 활용하는 심월당(心月堂)이 고즈넉하다. 도량 전체에 깔린 초록잔디, 호수명상길도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매년 하안거와 동안거 기간 동안 명상 집중수련회를 연다. 055)231-4494

[1310호 / 2015년 9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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