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사유화 욕심에 선학원 간단 말인가?
사찰 사유화 욕심에 선학원 간단 말인가?
  • 법보신문
  • 승인 2015.09.2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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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이 낸 ‘선학원 이사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9월16일 심문을 종결하며 추가자료 제출기한을 10월14일까지로 정했다. 선학원 이사회 결의라면 선학원 정관에 명시됐던 ‘조계종 종지종통 봉대’와 ‘선학원 임원은 대한불교조계종 승려로 한다’는 문구 삭제 결의를 말한다. 법을 통해서라도 선학원의 정체성을 한 번쯤 가름해 볼 수 있는 이 판결은 이르면 10월 중 내려 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선학원은 법원 판결과는 별도로 이미 승적업무에 이어 수계산림 개설과 가사제작에도 들어가며 사실상 특정종단 설립과 유사한 수순을 밟고 있다. ‘선학원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과 관련한 조계종과의 재판 과정에서 내세운 선학원의 주장을 보면 조계종으로부터의 탈종행보는 더욱 더 확실해 보인다.

선학원측의 주장 중 ‘법적 주체로 조계종 구성원으로 가입한 일이 없다’는 대목은 간과할 수 없다. 해석하면 선학원은 조계종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 정관에 명시됐던 ‘조계종 종지종통 봉대’ 등의 문구를 삭제해도 문제없고, 선학원 이탈 의미로 쓰는 ‘탈종’이란 말도 성립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를 뒷받침 하듯 선학원은 재산을 출연한 조계종 스님들이 ‘선학원과 조계종이 서로 다른 법적 주체’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등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선학원은 1921년 11월30일 설립됐는데 당시 모금에 앞장 선 스님이 누구였는가? 일제의 사찰령에 구속받지 않는 선방이라도 조성해 수행가풍 중심의 조선불교 전통을 세우려 했던 만공 스님 아닌가. 범어사 성월 스님이 그 뒤를 따랐고 석두 스님, 도봉 스님을 비롯해 재가신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보시를 해 지금의 선학원이 태동되지 않았는가 말이다. 범어사 성월 스님은 인사동 포교당도 처분해 지원했다.

아연실색해 지는 대목이 있다. 조계종 스님들이 선학원에 들어오는 건 “조계종의 과도한 분담금과 지나친 규제, 인사 관여”때문이라는데 마치 사찰사유화에 눈 먼 스님들이 선학원에 적을 두고 있다는 것으로도 들려 씁쓸하다. 나아가 선학원은 ‘새로운 종단을 창설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 신앙의 자유, 양심의 자유에 속하는 영역’이라고도 했다.

조계종과의 협의 의지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대화의 창마저 닫을 건 아니지만 조계종도 선학원 이탈행보에 강력 대응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311호 / 2015년 9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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