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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고승 31인의 삶·사상 인문적 성찰

  • 교계
  • 입력 2015.09.21 16:30
  • 수정 2015.09.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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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큰스님’ / 김광식 지음 / 인북스

▲ ‘우리 시대의 큰스님’
“경허가 근대 선의 무대를 열어 선을 중흥시킨 주역이라면, 용성은 깨달은 선사이면서도 불교를 새로운 세상에 적응시키려는 개혁적인 행보를 이어간 스님이다. 이런 측면에서 용성은 개신적(改新的)인 고승이다. 그는 계정혜 삼학을 중요시하고 보수적인 가치관을 근간으로 삼으면서도, 불교가 현실에 적응하고 생존할 수 있는 노선과 방략을 고민했고 그것을 실천했다. 이른바 지성적인 노선이다.”

“서암 종정은 자신의 소신(율장, 승단 질서 등에 유의)에 의한 종단안정 및 개혁을 시도했으나 혁신세력의 강한 반발로 종정직을 사퇴했다. 제도권 종단을 떠난 그는 이후 수행자로서 토굴(거제도, 태백산 등)에 은거하였지만 재가 신도들을 위한 포교는 마다하지 않았다. 2001년에는 봉암사 대중들의 요청으로 봉암사로 돌아왔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역사에 맡겨야 한다는 말이 있다. 평가 대상이 되는 인물이 생존할 당시에 내려진 평가는 정치 역학적 관계에 의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후대에 평가를 한다고 해도 시대적 흐름과 분위기에 편승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객관적인 논거가 마련될 확률은 높아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근현대사 인물 평가가 어려운 법이다.

불교계도 수많은 옛 선지식들의 삶과 사상을 조명하고 그들의 역할을 놓고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근현대 인물들에 대한 평가에서는 모두가 칭찬 일색이다. 또한 현존 인물들과의 정치 역학적 관계를 고려해 어물쩍 넘어가기 일쑤다. 그런 가운데 근현대사 연구에 천착해온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가 근현대 고승 31인을 조명했다. 불교인문학으로 성찰한 ‘우리 시대의 큰스님’에는 경허로부터 서암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선지식들의 삶과 사상이 담겼다.

저자는 책에서 기존의 찬탄 일색 인물 조명을 피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려 노력했고, 인물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긍정과 부정의 양 측면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그래서 용성 스님을 선승의 이미지 보다는 지성적 노선을 견지한 인물로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일부에서 1994년 개혁의 걸림돌이었던 것처럼 묘사하고 있는 서암 스님에 대해서도 율장과 승단질서를 바탕으로 종단안정과 개혁을 시도한 인물로 평가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선보인 근현대 선지식들을 다룬 그 어떤 책보다 객관성을 담보했다고 할 수 있는 이유다.

저자가 불교 인문학의 관점에서 성찰한 고승들의 삶에 나타난 다양한 회고, 비사, 좌절과 고뇌, 인간상 등을 조명한 책은 독자들의 삶에 새로운 지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만6000원.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1311호 / 2015년 9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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