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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불교, 전쟁미화에 앞장섰다”

  • 교학
  • 입력 2015.10.08 15:32
  • 수정 2015.10.08 20:23
  • 댓글 1

한국일본불교문화학회 주관
한일 불교전문가 4인 발표
전쟁·전사자 등 합리화 주도

현존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군산 동국사에 소장된 자료를 중심으로 불교와 전쟁의 관계를 조명한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일본불교문화학회(회장 원영상)는 10월2일 동국대 충무로영상센터에서 ‘일본불교의 전쟁참회와 동국사’를 주제로 제14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원영상 회장의 개회사와 동국사 주지 종걸 스님의 축사로 시작된 이날 학술대회는 김춘호(원광대) 박사의 통역과 정천구, 오인 스님의 사회로 진행됐다.

먼저 김두헌 군산중앙고 교사는 일제강점기 금강사(동국사)를 창립한 우치다 붓칸(內田佛觀, 1832~1916)의 한국 내 포교활동을 다뤘다. 김 교사는 우치다의 칭호와 이력, 불교관, 포교사 임명과정, 포교활동에 대한 평가, 주된 포교 대상, 포교소 운영 방침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 이를 통해 그는 우치다가 포교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조선에 건너왔으며, 주로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포교했음을 밝혔다. 그러나 금강사를 창건할 때 일부 비용을 조동종 본산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등 조동종의 관리와 지시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치노헤 쇼코 스님은 조동종 승려로 한시의 대가였던 다카하시 치쿠메이(高橋竹迷)를 중심으로 일본 조동종의 전쟁협력 양상을 고찰했다. 이치노헤 스님은 다카하시의 ‘응용전시인도법어(應用戰時引導法語)’가 국가의 전쟁수행과 일본 조동종의 전쟁협력 속에서 만들어졌으며, 전사장병의 유족 및 장례 참가자에게 전쟁의 의미 부여와 전사자 미화, 전쟁수행을 위한 장병의 재생산에 직접 활용됐음을 밝혔다.

김성순 금강대 HK연구교수는 ‘제국주의 전쟁과 우물가의 여인들’이란 주제로 당시 군인들에게 지급됐던 호신용 부적의 변용에 대해 다뤘다. 김 교수는 오마모리나(위문인형), 미와가리(身代) 등에 대한 고찰을 통해 군인의 안전을 비는 부적이 사원이나 신사를 통해서만 지급되던 것들 외에도 1000명의 여인들이 한 땀씩 바느질해서 만든 ‘센닌바리(千人針)’로까지 변용되고 있음에 주목했다. 사원이나 신사 의식을 거쳐 성화됐던 부적 형식이 확장돼 나중에는 자원봉사나 자식을 위한 정성이라는 명분으로 식민지 여성의 노동력까지 빨아들였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센닌바리는 전쟁의 수동적인 피해자인 여성들로 하여금 전쟁을 일으킨 주체에 대한 저항 대신에 징병된 이들을 위한 소극적인 지원자로 바꾸는 효과가 있는 물체였다”고 분석했다.

일본 니이노 카즈노부(나고야오타니고등학교) 교사는 정토진종 오타니파의 해외 전교활동과 일본 천황에 대한 충성을 상징하는 천패(天牌) 봉안의 의미를 구명했다. 천패를 둘러싼 진종오타니파의 군사포교소 관련 자료들을 고찰한 그는 일본불교의 천황제 담론이 식민지 공간에 어떻게 이식됐고 진종대곡파의 불교적 교리와 어떻게 잘 부합돼 표출됐는지를 상세히 보여줘 관심을 모았다.

한편 이날 토론자로는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 김호성 동국대 교수, 한상길 불교학술원 팀장, 제점숙 동서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314호 / 2015년 10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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