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국제방송 미국의소리 등은 10월5일 “상가이 총리가 인도 다람살라에서 ‘화합·혁신·자립’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선거 출마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상가이 총리는 달라이라마가 정교분리를 선언한 직후인 2011년 4월, 티베트 망명정부의 제13대 총리로 선출됐다.
상가이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임을 통해 티베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 5년은 티베트의 50년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자단의 “중국 정부가 티베트 문제와 관련해 한치의 양보도 없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평행선만 달리고 있는 상황은 총리의 대화부족 때문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상가이 총리는 “지난 임기 동안 현 내각은 중국과 티베트 사이에 대화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고 달라이라마가 티베트를 방문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해왔다”며 “중국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늘 그들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대화 성사에 대한 미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도 표명했다. 지난달 이뤄진 미·중 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임을 인정하지만 티베트인들의 종교적,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고 달라이라마와 그의 대표성을 인정하도록 중국 당국에 계속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은 “모든 나라는 다른 역사적 과정과 현실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차기 총리 선거는 2016년 3월20일 열린다. 선거에는 현 총리 롭상 상가이, 티베트 망명정부 대변인 펜파세링, 인도내 티베트 협동조합 회장 타시왕두, 시인으로 활동 중인 루칼 잼, 퇴직군인 타시 톱걀 등이 입후보한 상태다.
1968년 인도 북동부 차재배지 다르질링에서 태어난 상가이 총리는 난민학교를 나와 인도 델리대를 졸업한 뒤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돼 하버드대로 향했다. 티베트인으로선 처음으로 하버드 법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1년 16년간의 하버드대 생활을 접고 600만 티베트인의 자유를 위해 총리에 출마, 당선됐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314호 / 2015년 10월 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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