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한 식재료 ‘연자’ 활용법

  • 생활
  • 입력 2015.10.26 13:05
  • 수정 2015.10.26 13:08
  • 댓글 0

심신 안정·보양에 탁월…죽·탕·볶음으로 섭취

▲ 무더운 여름을 장식했던 연꽃이 지고 난 뒤 깔때기 모양의 씨방에 맺힌 씨앗이 바로 연자다.

무더운 여름을 장식했던 화사한 연꽃의 계절이 지나고 바야흐로 연자 수확철이 돌아왔다. 연자는 연꽃의 씨앗으로 연밥, 연실 등으로도 일컬어지는데 한국의 밥상에 흔히 오르는 식재료는 아니지만 사찰에서는 비교적 널리 활용돼 왔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할 무렵, 연꽃이 진 후 깔때기 모양의 씨방이 맺히는데 이 속에 알알이 들어있는 손톱 크기의 씨앗이 바로 연자다.

연꽃 진 후 수확한 씨
‘동의보감’에도 언급된
효능·영양 뛰어난 식품
불면증·우울증에 특효
연자죽, 대표적 영양식

갓 수확해 초록빛을 띄는 연자는 겉껍질을 벗겨 생으로 먹으면 별미다. 약간의 쌉쌀함이 더해진 달지 않은 밤 맛에 까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독성은 없지만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소량 섭취하거나 가급적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연자는 잘 말리면 오래도록 두고 먹을 수 있는 저장식품이 되기 때문에 사찰에서는 수확한 연자를 주로 말리거나 손질해 냉동 보관한다. 수확한 뒤 그대로 말린 연자는 겉껍질이 딱딱해 물에 한참을 불려 손질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속의 과육은 마르지 않아 보관기간이 길다. 아무리 오래된 연자라도 물에 넣으면 싹을 틔워, 그 자체로 연꽃의 생명력을 상징하기도 한다.

연자를 손질해 보관할 때는 씨방에서 분리해 낸 뒤 겉껍질을 까는 것이 핵심이다. 껍질을 제거하면 땅콩과 비슷한 모양의 과육이 나오는데 이것을 한방에서는 연자육이라고 칭한다. 연자육을 반으로 가르면 초록색 싹이 나온다. 싹은 쓴 맛이 있기 때문에 제거하는 것이 좋다. 손질한 연자육은 냉동보관하거나 다시 잘 말려 보관한다.

연자는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 재료 1001(프란시크 케이스)’에 포함될 정도로 특별한 식재료다. 담백하고 식감이 좋은데다 심신 안정과 보양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현대인들에게는 맞춤형 식재료라 할 만하다. 특히 항산화 효과가 탁월하고 심장의 기능을 도우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뛰어나 스트레스나 신경과민, 우울증, 불면증에도 좋다.

‘동의보감’에는 연자의 효능에 대해 “오래 먹으면 온갖 병을 낫게 하고 몸이 좋아 진다”고 기록돼 있으며, 약재 중 첫 번째 과실로 언급할 정도로 중요하게 다뤘다.

연자는 현대의학에서도 대표적인 우수 영양식품으로 꼽힌다. 전분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주요 영양소는 물론, 비타민 C, 비타민 B1, 비타민 B2, 철분, 칼슘, 인, 나이아신, 구리, 망간 등 각종 무기질이 고루 들어 있기 때문이다. 수행하는 스님들은 연자를 꾸준히 섭취해 기력을 보하고 정신을 맑게 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이 좋은 연자는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 가장 흔한 방법이 바로 죽이다. 연자죽은 사찰음식의 하나로 손꼽힐 만큼 대표적인 요리법이다. 물에 불린 연자를 갈아 찹쌀과 함께 죽을 쑤고 소금이나 설탕으로 살짝 간을 하면 완성이다. 연자죽은 영양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돼 환자에게도 적합하다.

밥을 지을 때 연자를 함께 넣은 연자밥은 담백하고 고소해 맛도 좋다. 물엿이나 꿀을 넣고 연자를 볶아 자반으로 만들면 이색 밑반찬이 되며, 채수에 대추와 목이버섯 등을 함께 넣고 끓이면 대만식 연자탕이 완성된다. 연자는 오래 끓일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고 식감도 좋아진다.

올 가을, 갓 수확한 연자를 활용해 가족을 위한 특별한 영양식을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16호 / 2015년 10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