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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4년 반환점 돈 총무원 34대 집행부

  • 교계
  • 입력 2015.10.30 14:15
  • 수정 2015.10.30 21:42
  • 댓글 0

나눔·봉사 사회적 위상 강화
중앙·교구균형 등 행정 개선
‘대중공사’ 소통 신모델 제시
‘범계 의혹’ 단호한 대응 위해
종단 호법제도 새롭게 개선해야
‘인력풀’ 시스템 도입도 과제

자승 스님이 이끄는 조계종 제34대 총무원 집행부가 10월31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임기 4년의 반환점을 돈 셈이다. ‘불교중흥’을 기치로 내건 제34대 집행부의 지난 2년은 33대 집행부가 이뤄낸 성과를 바탕으로 불교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토대를 다지는 시기였다. 사회와 이웃을 위한 나눔과 봉사를 통해 불교의 대사회적 위상을 제고했고, 지방분권화 시대에 맞춰 ‘중앙-교구 균형발전’이라는 종단운영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또 34대 집행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울 조계사를 중심으로 한 총본산성역화 사업은 한국불교 1700년 역사상 최대 불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0월29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종무원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대사회적 역할 강화=33대 집행부가 ‘소통과 화합’에 무게를 뒀다면 34대 집행부의 핵심키워드는 ‘자비와 화쟁’이었다. 특히 34대 집행부의 지난 2년은 ‘사회와 이웃을 위한 나눔과 봉사’에 초점이 맞춰졌다. 2013년 10월31일 자승 스님은 서울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연탄배달 봉사로 임기를 시작했으며 매월 불우한 이웃들이 있는 시설과 쪽방촌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지난해 온 국민을 비통함에 빠지게 했던 ‘세월호 참사’ 때는 진도 팽목항에 임시법당을 설치해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발원했고, 유가족들을 초청해 서울 조계사에서 법회를 열어 희생자 극락왕생과 실종자 무사귀환을 염원했다. 또 쌍용자동차 노사갈등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등 노동문제에 적극 나선 것은 종단 사상 처음 있는 일로 세간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처럼 늘 사회약자를 향했던 34대 집행부의 시선은 불교의 대사회적 위상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자승 스님은 2013년 10월31일 취임과 동시에 서울 개미마을을 찾아 연탄봉사를 진행했다.

종무행정 개선=33대 집행부에 이어 34대 집행부가 역점을 둔 사업은 승려복지였다. 종단 스님들이 안정적으로 수행과 전법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역대 많은 집행부에서 승려복지를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재원 마련이 불투명해지면서 중도 포기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현 집행부는 승려복지법 제정과 승려복지회 구성을 통해 승려복지 전담 기구를 설치하고 현실적인 승려복지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특히 매년 승려복지기금을 확대해 구족계를 수지한 스님 8000여명에게 의료혜택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주지 인사고과제를 도입한 것도 34대 집행부의 성과로 꼽히고 있다. 직할교구를 중심으로 각 사찰의 복지, 포교활동, 재정운영 등을 평가해 차기 주지 임명 시 그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지방분권화 시대에 맞춰 중앙과 교구의 균형발전을 이룩하겠다’는 것은 34대 집행부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였다. 이를 위해 34대 집행부는 교구본사 6명, 집행부 4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 ‘중앙-교구발전위원회’를 발족하고, 토지 재임대 승인을 포함한 재산권 관리 등 일부 권한을 지방교구에 이관했다. 향후 말사 주지 인사권 등도 이관해 교구중심의 종무행정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소통의 신모델=34대 집행부가 올해 처음 시도한 ‘종단 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는 소통의 신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대중공사는 불교전통 논의 방식으로 사부대중이 종단 운영의 주체로 나설 수 있는 토대가 됐다.

▲ 조계종 제34대 집행부가 올해부터 진행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는 소통과 화합의 신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1월부터 매월 진행되고 있는 대중공사에서는 청소년 등 미래세대를 겨냥한 포교와 지원 방안을 위해 미래세대위원회 구성과 사찰재정 투명화를 위한 재정공개 등이 제안돼 종단의 주요 정책으로 반영됐다. 또 의현 전 총무원장의 재심파동 때는 찬반양론을 한 자리에 모아 열띤 토론을 펼쳤다. 그 결과 종단 과거사를 재평가하고 징계자 문제를 다룰 종령기구 ‘종단화합과 개혁을 위한 사부대중위원회’를 출범시킴으로써 갈등과 대립으로 끝날 종단 현안을 화합을 위한 대승적 논의로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34대 집행부는 내년에도 100인 대중공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종단의 백년대계를 위한 방안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34대 집행부가 풀어야 할 산적한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때만 되면 불거지는 일부 스님들의 범계의혹에 대해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동국대 이사장 선출과 용주사․마곡사 주지 선거과정 등에서 불거진 일부 스님들의 범계의혹에 대해 종단의 사정기관인 호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논란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물론 호법부가 갖는 조사의 한계는 있지만 종단의 호법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인력풀’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34대 집행부에 요구되는 과제 가운데 하나다. 33대․34대 집행부의 주요 소임은 특정인맥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렇다보니 매번 인사 때마다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 있는 인재들을 관리해 종단이 필요로 하는 사업에 즉각 투입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 분담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종단 수입구조 개선과 사찰재정의 투명성, 스님들의 역량 강화 등은 34대 집행부에 주어진 숙제 가운데 하나다.

지난 10월29일 34대 집행부 취임 2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 조회에서 총무부장 지현 스님은 “34대 집행부는 지난 2년간 불교중흥과 미래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종단이 추진하는 모든 종책 과제들을 풀어내 종단 백년대계를 위한 토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317호 / 2015년 11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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