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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부족으로 방치된 문화재의 보고 ‘폐사지’

  • 기자칼럼
  • 입력 2015.11.02 13:46
  • 수정 2015.11.02 13:47
  • 댓글 0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전국 사지 현황조사를 시작한 2011년을 기점으로, 불교 문화재 분야의 주요뉴스 목록에는 폐사지가 추가됐다. 주요 사지로 확인된 곳을 중심으로 전국 곳곳에서 시·발굴조사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조사에서 중요한 유구와 유물이 발견되면서, 오랜 시간 방치되고 외면 받았던 폐사지는 점차 잠재된 문화재의 보고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이 멀다. 대다수 폐사지는 여전히 방치 상태이며, 시·발굴 조사가 진행돼 문화재급 유물이 출토된 곳조차 예산에 발묶여 다시 땅 속으로 묻어둬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문화재연구소가 10월29일 개최한 ‘보성 개흥사지 발굴과 그 의의’ 주제 학술대회에서 이은석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학예실장은 ‘중요폐사지 시·발굴조사사업 성과 및 방향’ 주제 발제를 통해 예산 부족으로 방치되고 있는 폐사지의 현황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이 실장에 따르면 전국 폐사지 5393개소 가운데 문화재로 지정된 유적은 100여건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폐사지가 비지정 유적으로 방치돼 보존과 관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훼손 상태가 심각한 경우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예산 부족이다. 문화재급 유구와 유물의 출토 가능성이 명확한 폐사지조차 예산이 책정되기 전까지는 마냥 방치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실장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10~2014년 폐사지 학술조사에 투입된 비용은 60억원, 2015년 13억원으로 이 중 시·발굴 조사에 소요된 예산은 총 5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전체 폐사지 규모에 비하면 어림도 없는 수준인 셈이다.

▲ 송지희 기자
그나마 수많은 폐사지 중 경주 미탄사지와 보성 개흥사지, 삼척 흥전리사지 등을 중요유적으로 선정해 시·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연간 2억원의 국고보조금으로 일대를 조사하는 것은 “코끼리 앞의 비스킷 수준”이라고 이 실장은 지적했다. 부족한 예산으로 군데군데 시굴만 해서는 제대로 된 조사가 진행될 수 없다는 것이다.

천년 세월 동안 폐사지가 품어 온 역사의 증거들이 빛을 잃기 전에, 당시에 조금이나마 가까운 모습을 우리에게 드러낼 수 있도록, 폐사지 조사에 대한 문화재청과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17호 / 2015년 11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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