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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광반조 화두로 불교언론 새 역사 써 갈 터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5.11.02 13:54
  • 댓글 0

법보신문 독립 10주년에 부쳐

법보신문이 2015년 11월10일로 독립 10주년을 맞았다. 특정 종단이나 사찰의 경제지원 없이 언론사를 이끌어간다는 게 결코 녹록하지 않은데 강산도 한 번 변하는 세월의 역사를 썼다. 부처님 법이 온 세상에 두루 퍼져가기를 발원한 사부대중의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운영일체를 신문사 임직원에게 흔쾌히 회향함으로써 법보신문 독립의 물꼬를 터 준 불국사에 이 지면을 빌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1988년 5월 법보신문 창간 이후부터 지금까지 27년의 노정을 걷는 동안 우리는 대중 앞에 세 가지의 의미 있는 약속을 했다. 그 첫 번째는 ‘정론직필 파사현정(正論直筆 破邪顯正)’이다.

주지하다시피 법보신문사는 “국민 모두가 향유할 정신문화를 창조하는데 앞장설 불교 언론이 필요하다”는 불국사 조실 월산 스님의 원력에서 태동했다. 창간 사설을 통해 우리는 불교도의 권익과 중흥을 위해 그리고 민족이 당면한 고통을 구제하는 요익중생에 앞장설 것임을 서원하며 “부처님 사상으로 참다운 인간정신을 깨우는 진리의 공기(公器)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그 약속 지키기 위해, 언론 본연의 역할과 법음 전파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사실과 정의에 입각해 옳은 것은 옳다 하고, 틀린 것은 틀렸다고 말했으며, 부처님 법에 비추어 악한 것은 깨뜨리고 선한 것은 최대한 드러냈다. 부처님 법을 훼손하는 몰지각한 이교도들의 세력에 맞섰고, 교단 내 부조리의 뿌리를 뽑는데 매진했으며, 나아가 남북 평화통일을 앞당기는데 나름의 역량을 다했다.

이른 시일 내에 교계 유력지로 부상함은 물론 교계 언론 중 신뢰도가 가장 높은 언론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건 ‘정론직필 파사현정’의 정신을 올곧게 지켜냈기 때문이라 자부한다.

2005년 11월 신문사 운영주체인 불국사로부터 독립하며 법보신문은 대중에게 또 하나의 중대한 한 가지를 약속했다. “품격 높은 신문으로 발전하겠다.” 불국사의 바람이었고 법보신문이 이뤄가야 할 목표이기도 했다.

우리가 소홀했던 건 무엇이었는지부터 살폈다. 그리하여 불교미래의 초석인 어린이, 청소년 포교 현장에 초점을 맞췄고, 백척 낭떠러지에서 한 발 더 내딛는 용기로 정진하는 불자들의  뜨거운 도량을 지면에 담았다. 아울러 해고노동자와 폭력 앞에 무너져 가는 다문화 가정,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의 애달픈 삶을 전하며 나눔의 정을 키워갔다. 또한 외부 필진 참여폭을 확대해 수준 높은 원고를 지면에 담아 독자들의 불교문화 교양 제고의 디딤돌이 되도록 했으며, 조계종·불교방송과 공동으로 신행수기 공모 불사를 펼쳐 바람직한 신행문화 정착에 기여했다.

2011년 우리는 법보신문 사옥 마련을 위한 불교미술전을 개최한 바 있다. 당초 스님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 선서화전을 열 계획이었으나 명망 있는 화가들이 동참의 뜻을 잇달아 전해와 불교미술전으로 전환했다. 법보신문사 고문 종광 스님이 전했듯이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종이 위에 풀어 놓은 부처님 말씀이며 구도의 열정”이었다.

미술전은 대 성황리에 회향했다. 법보신문을 묵묵히 지켜보는 대중이 그토록 많았다는 사실에 우리는 가슴 벅차오름을 느꼈다. 그로부터 4년 만인 10월9일 작지만 의미 깊은 사옥을 마련했다. 부처님 법 이을 법당이며, 시비 가리고 정의를 바탕으로 한 역사적 양심을 수호하는 도량이요, 법보신문 재도약의 발판이다.

세 가지 약속 중 제대로 지켜 낸 건 사옥마련 하나뿐이다. 품격 높은 신문과 ‘정론직필 파사현정’은 진행형이고, 또 진행형이어야 한다. 독립 10돌을 맞은 이 시점에서 우리는 새로운 10년을 열며 또 하나의 약속을 하려 한다. 지면에 담긴 기사 하나하나가 한국불교의 역사라는 사실을 알기에 우리는 신중의 신중을 기해 가며 기사를 써갈 것임을 약속한다. 언론보도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 확인에 더욱 더 심혈을 기울일 것이며, 아울러 보도 가치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 볼 것이다. 부처님 법에 맞는지, 정의사회 구현에 이로운지를 심도 있게 논의 한 후 보도 결정을 내릴 것이다. 그러나 종단과 국가 권력의 압력, 이해 집단의 외압에 붓을 꺾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훼불과 특정종교 편향에 관한 한 신문사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대처해 나갈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회광반조(廻光返照)를 화두로 삼으려 한다.

신라 고승 원효 스님은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행지구비 여거이륜 行智俱備 如車二輪)”고 했다. 법보신문사 임직원 일동은 부처님 법을 전하는데 만족하지 않고 임직원 스스로 수행정진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 희망 넘치는 불교, 따뜻한 사회 공동체적 삶이 이 땅에 실현되는데 우리 힘을 보탤 것이다. 그리하여 새의 양 날개처럼 나와 타인 모두 이로운 세상(자리이타 여조양익自利利他 如鳥兩翼)을 천만불자와 함께 가꿔갈 것이다.

그 때까지 우리는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한 발 한 발 내딛을 것이다. 바람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우리는 우리의 길을 걸어 갈 것이다.

[1317호 / 2015년 11월 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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