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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쇠배를 타고 피안으로 가는 방법

  • 만다라
  • 입력 2015.11.16 17:06
  • 수정 2015.11.16 17:07
  • 댓글 0

학고재갤러리 ‘당대 수묵’
11월29일까지 한중 5인展
조환 작가 설치미술 ‘눈길’

▲ 조환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 ‘무제 2015’.

중국 당나라의 서예가 장욱(張旭)이 쓴 반야심경을 철판에 새겼다. 녹슨 나룻배는 반야용선이 되어 피안의 극락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지만 그 앞을 역시나 녹슨 철판이 가로막고 있다. 피안은 도저히 뚫을 수 없는 철판 너머라는 듯일까. 은산 철벽과 마주한 것 같지만 대상의 진실을 직시하면 눈에 보이는 것은 결국 반야심경의 가르침 ‘공’이다. “작품을 통해 작가는 근본에 이르고자 대상의 진실을 직시하는 과정에서 본질은 가시적인 현상으로부터 해방됨을 표현하고자 한다”는 작품 해설이 가슴에 와 닿는다.

학고재갤러리에서 11월29일까지 열리는 ‘당대 수묵’전은 동시대 수묵화의 깊이 있는 실험과 폭넓은 다양성을 보여주는 한·중 작가 5인의 그룹전이다. 전통 수묵에서 출발했으나 전통적 재료, 방법, 주제에서 벗어나 독창적이며 실험적인 이미지를 설치, 퍼포먼스, 회화, 조각 등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선보인다.

반야심경을 다룬 조환 작가의 이 설치미술 ‘무제 2015’ 역시 동양화의 기본인 서예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관념적 동양화에 치우치지 않고 물질이 가진 성격과 기법의 확장으로 작품의 범위를 넓혔다는 평가다. 수묵 인물화와 도시풍경화 등을 그렸던 작가는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철판을 자르고 용접해 전통 산수와 서예의 획을 현대의 산물인 철을 통해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14년 1월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의 연장선에 있다.

‘당대 수묵’전에는 이밖에도 우리나라 김선두·김호득 작가와 중국 웨이칭지·장위 작가의 회화 작품 등이 전시되고 있다. 학고재갤러리는 “동양회화의 여러 논점과 문제들을 한중일 삼국이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정치, 경제, 사회적 여건들이 마련된 때라 여겨 기획된 자리”라며 “전통으로부터 새로운 미학을 찾아가는 당대 수묵 전을 정기적이며 장기적인 전시로 꾸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02)720-1524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319호 / 2015년 1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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