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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가 서천에 와서 전한 것이 선종[br]마음 가리켜 불성 보게 한 단전법문

왜냐하면 부처님의 설법은 법을 들은 이라면 한 사람도 성불하지 못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제자들이 전에 일천제여서 신심이 없는 사람에게 성불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이에 대해 의심을 일으킬까봐 염려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열반경’은 일천제에게도 불성이 있다고 설한다.

전등록 실려 있는 1700명
모두 마음 깨친 큰 인물들
부처님은 꽃을 들어 올려
언어에 집착하는 병 치유

그 때문에 광액도아라는 소 잡는 백정이 소 잡는 칼을 내려놓자마자 부처가 된 일을 빌려서 설명한 것이니 이것은 적확한 신표이다. 지각능력이 있는 모든 존재가 필경에 성불한다는 것은 결정적이어서 의심할 것이 없다. 이렇게 해서 여래가 세간에 출현하신 한 가지 일을 비로소 극진하게 다하셨으니 중생을 교화해서 이익을 주시고자 하신 능사(能事)가 여기에 이르러 끝난 것이다. 그러므로 이 대목에서 열반에 드신 것이다.

앞에서 말한 것이 우리 부처님께서 한 시대에 세간에 나오시어 시종 중생을 교화하신 법칙이니 점차적으로 인행(因行)을 닦도록 하신 법문이다. 비록 중생들이 본래 지니고 있는 불성을 각각 빠짐없이 갖추고 있고 성불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관하였지만 중생들의 번뇌의 업장이 두텁고 죄업의 뿌리가 깊기 때문에 대법(大法)을 단번에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일승법을 삼승으로 분별하여 설한 것이니 이것이 바로 일승과 삼승을 시설한 까닭이다. 따라서 ‘능가경’ 이전의 가르침은 삼승의 권교(權敎)이고 ‘능가경’과 ‘법화경’의 가르침이 바로 일승의 실교(實敎)이다. 이 때문에 천태대사가 ‘권교를 열어서 실교를 드러낸 가르침’이라고 교상판석을 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 40년 이전에 설한 것은 모두가 권교로 시설한 것이고 하열한 근기를 위해서 설한 것이기 때문에 같지 않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상에서 말한 돈교와 점교는 같지 않긴 하지만 모두가 교의 의미를 설명한 것이다. 그런데 ‘능가경’에서 일심이 여래의 청정선임을 단번에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교가 어찌 선종이 아니겠는가.

세존께서도 스스로 말씀하시기를 “나는 45년 동안 한 글자도 설하지 않았다”고 하셨다. 끝에 가서 꽃을 들어 올려 대중들에게 보여주었는데 인천(人天)의 백만 대중들이 멍해져서 알아차리지 못했고 유독 가섭 한사람만이 파안의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자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나에게 있는 정법안장과 열반묘심을 그대에게 부촉하노라”하신 것이다. 이로부터 두 번째로 아난에게 전해졌고 서천의 28조와 동토 중국의 6조에게 전해진 것이다.

달마대사가 서천으로부터 와서 전한 것을 선종이라고 하는데 문자의 논리를 세우지 않고 곧바로 사람의 마음을 가리켜서 불성을 보게 하여 성불하도록 한 것이다. 이것을 단전법문(單傳法門)이라고 한다. 이리하여 조계 육조 이하로 2파5종(二派五宗)에서 ‘전등록’에 실려 있는 일천칠백의 사람들이 모두 마음을 깨친 큰 인물들이다.

이들이 남긴 언구(言句)를 공안이라고 부른다. 선은 본래 언어를 떠나있으므로 단지 일언반구만을 남겨서 심인(心印)의 증거로 삼은 것이다. 이것은 세간의 공공기관에 있는 공문서와 같은 것이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이것을 실체가 있는 법으로 여기도록 요구하는 것은 아니고 입에서 귀로 유포시켜 자기 자신의 현묘한 지견에 부딪쳐오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부처님께서 이미 설하신 일대장교에서 일심법문의 경우 무엇을 갖추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굳이 꽃을 들어 올려 심요를 삼은 것은 일심의 종지가 언설의 모습을 떠나있고 명자(名字)의 모습을 떠나있으며 마음으로 파악할 수 있는 모습을 떠나있기 때문이다. 종전에 가르침을 들은 사람들이 본심을 깨치기는 했지만 아직 분별상을 떠나지는 못했기 때문에 최후에 꽃을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를 빌려서 언설에 집착하는 습기를 버리도록 하신 것이니 언어에 집착하는 병을 치유해주신 것이다. 이것을 황금빗이라고 부른다.

박상준 고전연구실 ‘뿌리와 꽃’ 원장 kibasan@hanmail.net

[1319호 / 2015년 11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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